[10 | 1월 |지금지역에서는]대우조선 가스누출, 협력사 노동자 2명 사망

대우조선 가스누출, 협력사 노동자 2명 사망

정리 _ 한노보연 선전위원 서 은 실

지난 2일 오전 9시 20분경 대우조선 협력업체인 단성기업 노동자 2명이 해양구조물 작업점검을 위해 탱크 내부 밀폐구역으로 들어갔다가 탱크내부에 누출된 아르곤 가스에 질식되어 쓰러진 것을 9시 40분경 밖에서 대기 중이던 노동자가 발견해 신고했다. 고 박형선씨는 10시 45분 경, 고 이종탁씨는 11시 17분에 대우병원으로 이송되었으나 끝내 사망하고 말았다.
피해자들은 아르곤 가스 작업과는 직접 관련이 없었다. 하지만 같은 장소에 00기업에서 퍼징작업(용접을 위해 가스를 파이프내부에 주입하는 작업)을 했고, 작업이 끝났음에도 호스를 철거하지 않아 그 상태로 한 달간 방치되어 있었으며 사고 당일 누군가 호스를 메인 니플에 꽂아 아르곤가스가 누출된 것으로 보고 있다. 피해자들은 이러한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상태에서 들어갔다가 변을 당한 것이다.

아르곤 가스는 비활성 기체로 인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지만, 공기 중 농도가 증가할 경우 대기 중 산소 비율을 감소시켜 인간을 질식케 할 수 있다. 또한 색깔도 냄새도 없기 때문에 21%의 산소가 포함된 멀쩡한 공기인 줄로만 알고 아무 걱정 없이 숨 쉬게 하는, 그러나 몇 분 만에 산소 결핍으로 노동자의 목숨을 거두는 물질이다. 아르곤 가스에 대한 아주 기본적인 안전조치는 다음과 같다.
- 아르곤가스를 보관, 사용하는 용기/배관 등에 누구나 알아볼 수 있도록 표시를 잘 해두고, 가스가 새어나오지 않는지 평소에 점검을 철저히 한다.
아르곤가스 용기/배관 근처에서 작업을 하기 전에 반드시 가스 누출 여부를 확인한다.
- 아르곤가스가 냄새도 색깔도 없지만 질식사할 수 있다는 것, 반드시 작업 전에 확인해야 한다는 것, 만약 비상상황시에는 어떻게 대피/조치해야 한다는 것 등을 노동자들에게 확실히 알린다.
회사는 지난 09년 1월 15일에 발생한 아르곤 질식사 이후 재발방지 대책을 세웠고, 내용으로는 아르곤 가스 끝단부에 니플을 만들어 부착하고 퍼징용 호스를 별도로 만들어 사용하겠다는 ‘퍼징 작업 표준 작업서’를 만들었으나 이를 지키지 않았다. 회사의 사후 약방문식 조치와 이 조차도 지키지 않는 안일한 안전관리의식이 부른 참변이다.
일터


아르곤가스에 의해 발생된 질식 사망재해 사례
- 2002년 2월 대우조선에서 직경이 다른 스테인리스 배관을 용접하기 위하여 배관 내에 불활성가스인 아르곤가스를 충진하고 용접작업 후 용접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배관 내부로 들어가다 잔류된 아르곤가스에 의한 산소결핍으로 질식 사망
- 2004년 4월 현대미포조선에서 노동자 1명 아르곤가스에 의해 질식 사망
- 2005년 10월 경남 창원시 소재 한 중공업사업장에서 담수설비용 스테인리스 배관(직경0.8m) 용접작업후배면(배관내부) 용접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배관 안으로 들어가다가 아르곤가스에 의해 노동자 1명 질식 사망
- 2006년 5월 전라남도 소재 제철관련 사업장에서 생산관리직 노동자가 쇳물저장용기 내부 점검작업을 위해 용기 내부에 들어가 작업을 하던 중 내부 공기치환용 아르곤 가스 주입으로 인한 산소 결핍으로 사망
- 2006년 9월 경기도 평택시 LNG저장태크 건설현장 배관용접부 내부에서 비파괴검사 준비 중 아르곤가스에 의한 산소결핍으로 2명 사망
- 2007년 5월 경남 거제시 대우조선에서 선박의 페인트 제거 작업을 하던 29살 노동자가 공기밸브가 아닌 아르곤가스 밸브에 잘못 연결된 헬멧을 착용하고 작업하다가 질식 사망
- 2007년 9월 경남 거제 삼성조선소 내 LNG선에서 배관을 용접하던 협력업체 노동자가 아르곤 가스를 흡입 사망
- 2007년 12월 18일 여수산단 28세 노동자가 열교환기에서 뜯어낸 5m 길이의 타원형 배관 안으로 용접하러 들어갔다가 아르곤가스에 노출되어 질식사망
- 2008년 4월 경남 조선기자재 제조사업장애소 용접상태 확인 위해 배관내부에 들어가던 중 아르곤가스 치환에 의한 산소결핍 질식으로 1명 사망
- 2009년 1월 경남 거제 대우조선에서 선박내 파이프에 아르곤용접을 위해 라인업을 하던 노동자가 산소결핍으로 사망 [출처:일과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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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대우조선 현민투 활동가 정용만 동지와의 이메일 인터뷰입니다.

Q) 돌아가신 두 분 외에 한 분이 더 병원에서 치료 중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 분의 상태는 어떠한가?
A) 사망사고 전 작업자는 총 3명이었다. 2명이 무전기를 차고 탱크 바닥으로 확인차 내려간 상태에서 맨홀위에서 대기하고 있던 나머지 한명의 작업자가 무전기로 탱크내부의 작업자와의 교신을 하였으나 상태가 좋지 않자 직접 탱크 속으로 내려가 쓰러져있는 동료를 확인하고 119에 신고한 상태였음. 2분은 현장에서 질식사망 하였고 나머지 한 명은 하루 병원에 입원했다가 상태가 호전되어 퇴원하였다. 하지만 같은 동료를 자기가 죽인 것 같은 자괴감에 빠져 정신적인 불안감과 함께 평상시 업무를 수행하지 못하는 상태이다.

Q) 산재사망사고에 대한 대응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A) 사고 직후 노동조합과 회사는 사고현장에 도착해 공동으로 사고조사에 나섰으며 1월8일 12시 10분경 사고 발생 후 오후3시부터는 전사작업중지로 인해 작업을 멈추고 각 팀별로 작업장 안전 토론회를 실시한 후 5시 퇴근을 한 상태이다. 현민투는 5시 퇴근 후 전체회원 긴급 소집을 통해 연속되는 사망사고에 대한 현장의 분위기를 주고받으며 강력한 책임자 처벌과 함께 재발방지 및 예방대책에 대한 사측과 노동조합을 압박해 나가는 투쟁을 준비 중이다. 노동조합은 관련자 및 책임자 처벌을 위한 요구를 사측에 전달한다고 하지만 적극적인 현장 투쟁전술은 펼치지 않고 있는 상태이다.

Q) 이 사고에 대한 대우조선 현장의 분위기는 어떤가
A) 사망사고 발생이라는 문자가 개인별로 휴대폰에 전송되었으며 이를 받아본 조합원들은 "또 사망사고가 났냐?", "누가 죽었는데?", "어떻게 하다가 그랬느냐?" 는 등의 반응을 보이다가 그것도 잠시 또다시 작업에 임하는 모습들을 보였다. 사람이 일하다 죽어나가도 나 아니면 그만인 것처럼 별다른 반응 없이 제 할일을 하고 있었고 3시 이후 전사 작업중지령이 떨어지고 담당 반장으로부터 연락을 받고도 태연하게 작업에 임하는 자세들을 보이기도 했다. 한 조합원은 "요즘 특근도 줄고 야근도 없는데 한 시간 잔업도 못하게 됐네." 라며 농담 섞인 넋두리도 자연스럽게 하는 상황.

Q) 앞으로의 활동 계획은
A) 전 회원 긴급회의를 1월10일 소집했으며 이 회의에서 나오는 안을 바탕으로 투쟁계획을 세워 나갈 예정이다. 우선 현장 유인물을 통한 회사 임원진 책임 퇴진을 요구할 것이고 출근, 퇴근 투쟁 선전전도 준비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후 노동부 집회를 통한 현민투의 입장을 전달하고 연속된 사망사고에 대한 강력한 책임자 처벌을 요구할 예정이다.
- 구체적인 행동전술 ① 1차적으로 조합원을 대상으로 한 출근투쟁전개 - 1월6일 서문 출근투쟁 전개한 상태 ② 노동조합과 사측을 압박하는 전술 전개(1월27일까지) - 매주 수요일 집중 출퇴근 투쟁전개 - 분과별 중식 1인 시위 전개 ③ 근본적인 대책촉구와 책임자 처벌을 위한 노동부 항의투쟁전개 - 책임자 처벌을 촉구하는 성명서 노동부 홈페이지 메일 게제 - 의장단 중심 4인1조 통영지청 노동부 1인 시위 전개(2차수에 걸친 진행 준비 중) - 노동부 현민투자체 동력으로 항의집회개최(2월3일 아침 서문출근 투쟁이후 통영으로 출발)
일터

....... 인터뷰를 위해 이메일이 오고가는 사이, 대우조선에서 또 한 명의 노동자가 사망했다.....

1월 8일 12시 10분경, 서비스타워 설치 중 서비스타워가 추락하면서 작업 중이던 생산지원팀 노동자 2명이 바다로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직후 구조작업이 진행되었으나 조경호 조합원은 사망하고 1명은 부상을 입는 중대재해가 발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