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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쌀 협상 동향과 문제점

1. 협상동향

정부는 11월내로 잠정협상안을 타결짓고 국내절차를 거쳐 협상을 최종 완료할 계획이었으나, 협상 막바지에 미국과 중국 등과의 입장차를 좁히지 못해 현재까지 협상을 진행중에 있다. 정부발표와 언론보도에 의하면 12월 중순경에 고위급 회담을 개최하여 협상을 최종적으로 마무리 짓고 토론회를 개최한 후 늦어도 성탄절 전까지 WTO에 최종 통보를 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2. 협상의 주요내용

1) 유예기간
협상 주요국들은 10년 유예 연장의 필요성은 인정할 수 있으나, 일단 5년간 연장하고 후반 5년의 연장여부는 중간점검을 통해 결정하자는 입장을 제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짐.

2) TRQ 증량 수준
당초 상대국들은 관세화 원칙에 대한 예외조치 연장에 대한 충분한 대가가 지불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04년도 20만5천톤(4%)를 10년차('14년도)에 20%(약 100만톤 수준)까지 증량하는 방안을 제시했으나, 현재 주요국들의 요구수준이 45만5천톤(8.9%)로 대체적 접근함.

3) 소비자 시판
수출국들은 수입쌀을 가공용으로만 한정한 것은 GATT 3조(내국민 대우) 위배라는 주장을 하면서 소비자 시판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으며 수입물량중 소비자 시판을 최대 75%까지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짐. 또 일부국가는 민간수입이 허용되어야 하며 국영무역으로 할 경우 최소한 자국브랜드를 붙인 쌀 판매를 요구함.

4) 타품목 연계
당초 주요국들은 유예연장의 대가가 반드시 쌀에 한정되지 않는다고 주장하면서 쇠고기 수입규제 해제, 농수산물의 검역, 검사 완화, 관세인하 등 자국 관심사항을 쌀 협상과 연계하여 해결해 줄 것을 요구함. 이는 쌀협상이 엄연히 쌀과 관련된 협상임에도 불구하고 상대국들이 타 산업과 연계지어 요구하는 것은 결국 쌀협상과 WTO 협상이 국제적 약속이라는 이면아래 자국의 이익을 쟁취하기 위한 침략협상임을 보여주는 것임.

3. 협상의 문제점

1) 정부의 협상안은 '최악의 협상안'이다.
정부의 쌀협상의 이론적 근거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진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서진교 박사는 11월 17일 쌀협상과 쌀소득대책에 관한 대토론회에서 '우리나라가 관세화를 하더라도 2014년 수입물량이 MMA 7.1~7.5% 수준으로 예측되기 때문에 관세화하는 것이 오히려 유리할 수 있다'고 주장을 했는데, 만약 서박사의 연구가 맞다고 가정한다면 이는 현재 MMA 8~8.9% 수준에서 협상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해보면 차라리 관세화하는 것이 나을 정도로 최악의 협상안이다.

2) '최악의 정부협상안을 내놓고 인정해주지 않으면 관세화로 개방할 수 있다'는 주장은 협박이나 다름없다.
김충실 교수(경북대)의 연구에 의하면 어떤 협상안(시나리오)이 적용되더라도 관세화 개방시 국내 쌀 시장은 상당한 피해를 볼 것으로 보이며, 더욱이 개도국 지위 유지가 쉽지 않은 상황과 수출국들이 UR 방식을 원치 않는 상황을 감안해 볼 때 100%까지 붕괴할 수 있다는 분석은 충격을 주고 있다.
가까운 대만에서도 관세화개방을 했다가 생산비 이하로 하락하는 쌀값으로 농민들의 저항이 극심해지자 WTO 규정을 무시하면서까지 정부가 목표가격으로 전량 수매하는 응급조치를 취하고 있는 실정이다. 쌀협상의 본질은 관세화유예연장협상이며, 더욱이 지금까지 충분한 검토를 해왔다던 정부가 협상막바지에서 오히려 관세화가 유리할 수도 있다는 분위기를 조장하는 저의가 의심스럽다. 이는 결국 정부가 공론화 과정에서 관세화의 엄청난 피해를 예측하면서도 정부 협상안을 인정하지 못한다면 관세화를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며, 그 책임을 국민들에게 떠넘기려는 무책임한 행태로 국민들을 협박하는 것이나 다름 없다.

3) 정부는 자동관세화론 주장의 잘못을 조속히 시인하고, 주체적 입장으로 협상에 임해야 한다.
정부는 쌀협상이 올해내로 타결되지 않으면 내년부터 자동적으로 관세화가 되기때문에 회원국의 이의절차 과정 등을 고려하여 최소한 9월말까지는 무조건적으로 협상을 마무리지어야 한다고 밝혔지만 12월이 지난 지금까지 협상이 지속되고 있다.
결국 이는 정부의 자동관세화론이 잘못된 견해였음을 스스로 시인하는 것이다.
2004년 12월까지 타결짓도록 147개국이 합의한 WTO DDA 협상도 그 시한을 지키지 못하고 내년으로 연기된 것처럼, 쌍무협상인 쌀협상도 협상 상대국과의 이해에 따라 충분히 연기될 수 있다.
따라서 우리 정부가 올해 내로 무조건적으로 협상을 완료지어야 하기에 상대국이 다소 무리한 요구를 해 오더라도 어쩔 수 없이 수용해야 한다는 협상태도는 옳지 못하다.
우리 정부는 더 이상 비주체적인 '자동관세화론'에 근거하여 조급하게 협상을 마무리 지으려 하지말고 주체적으로 협상에 임해야 한다.

4) WTO에 각 국의 식량주권을 보장할 것을 요구해야 한다.
147개 WTO 회원국중에서 농산물을 수출하는 나라는 10여 개 국에 불과하며, 수입이라도 하여 식량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나라는 20여 개 국에 불과하다. WTO에서 논의하고 있는 농산물 협상이라고 하는 것도 결국은 10여 개 국의 농산물 수출국들의 수출협상일뿐이다.
더욱이 안타까운 것은 미국을 비롯한 식량수출국들은 자국의 농업과 식량주권을 지키기 위해 모든 수단과 방법을 강구하고 있는데 반해 우리 국민들은 식량주권을 지키자고 주장하는 사람들을 세계흐름을 모르는 무뇌아로 치부하는 '오도된 세계화'의 이념에 사로잡혀 있다.
2002년 6월 13일에 개최된 세계식량정상회의에 참석한 181개국의 대표들은 "식량권리는 다른 무엇보다도 앞선다"는데에 공감했으며, 이에 앞선 6월 8일 로마에서는 1만여명의 세계화 반대 시위대가 각 국이 식량 정책을 독자적으로 결정할 `식량주권`을 보유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세계 60억 인구가 식량에 대한 권리를 가진다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우리 정부와 국민들도 WTO에 각 국의 식량주권을 보장할 것을 강력히 요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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