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 비정규직 확대를 위한 정부의 입법공세와 노동진영의 대응

1. 비정규직 확대를 위한 정부의 입법예고안의 내용 -

2004. 11월 정부는 비정규 관련 입법안을 국회에 제출한다. 이 법안은 기간제(임시계약직)과 단시간 노동자와 관련된 “기간제및단시간근로자보호등에관한법률제정안”, 파견제 관련 “파견근로자보호등에관한법률중개정법률안”과 차별시정기구와 관련된 “노동위원회법개정안”이다. 그 내용 중 핵심적인 것만 짚어보자*1).


1.1. 기간제및단시간근로자보호등에관한법률제정안

기간제 및 단시간노동자에 대한 규정은 근로기준법에서 간략하게 언급되고 있으며 별도의 법은 없었기 때문에, 이 법은 새롭게 만들어지는 법, 즉 제정안이다.


제2장 기간제근로자

제4조(기간제근로자의 사용) ①사용자는 근로자를 사용함에 있어서 3년을 초과하지 아니하는 범위 내에서(기간제 근로계약의 반복갱신 등의 경우에는 그 계속 근로한 총기간이 3년을 초과하지 아니하는 범위 내에서) 기간제근로자로 사용할 수 있다. 다만, 다음 각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3년을 초과하여 기간제근로자로 사용할 수 있다.

1. 사업의 완료 또는 특정한 업무의 완성에 필요한 기간을 정한 경우

2. 휴직․파견 등으로 결원이 발생하여 당해 근로자가 복귀할 때까지 그 업무를 대신할 필요가 있는 경우

3. 근로자가 학업, 직업훈련 등을 이수함에 따라 그 이수에 필요한 기간을 정한 경우

4. 고령자고용촉진법 제2조제1호의 규정에 의한 고령자 또는 동법 제15조제1항의 규정에 의한 준고령자와 근로계약을 체결하는 경우

5. 전문적 지식․기술의 활용이 필요한 경우와 정부의 복지정책․실업대책 등에 의하여 일자리를 제공하는 경우로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경우

6. 그 밖에 제1호 내지 제5호에 준하는 합리적인 사유가 있는 경우로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경우

②사용자가 제1항 단서의 사유가 없거나 소멸되었음에도 불구하고 3년을 초과하여 기간제 근로자로 사용하는 경우에는 정당한 이유 없이 근로계약기간의 만료만을 이유로 당해 근로자와의 근로관계를 종료시킬 수 없다.(강조는 인용자)


이 법에 의하면 자본가는 노동자를 사용함에 있어서 3년을 초과하지 아니하는 범위 내에서 기간제노동자로(임시계약직)로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다. 즉 처음으로 취직하는 사람을 최소한 3년 동안은 모두 비정규직노동자로 만들 수 있는 내용이다. 현행 근로기준법에서는 기간제노동자의 사용기간을 1년 이하로 하고 있는 것에 비해서도 개악된 안이다**2).

그렇다고 기간제노동자(임시계약직)의 고용기간이 3년까지 보장된다는 의미가 아니라, 3년 이내로 자유롭게 계약기간을 설정하여 고용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1개월, 3개월, 6개월, 1년, 2년, 2년 11개월 등등.)

정부는 2항의 “기간이 3년 초과된 경우 해고제한 규정”을 적용함으로써 비정규직의 남용을 방지하겠다고 주장하나, 3년이 되기 전에 임시계약직을 계약 해지하거나 다른 임시직으로 교체 사용함으로써 임시계약직 사용이 광범위하게 확산될 것이다. 현행 파견법에도 “파견직 2년 초과 시 직접고용” 조항이 있으나, 대부분의 파견노동자는 2년 주기로 계약해지 되었고, 2년을 초과하여 계속 고용하여 직접고용된 예는 매우 적다.(노동부 통계 15.2%.) 

“3년을 초과하여 기간제 근로자로 사용”한 경우에도 정규직노동자로 인정하는 것이 아니라 “정당한 이유 없이 근로계약기간의 만료만을 이유로 당해 근로자와의 근로관계를 종료시킬 수 없”을 뿐이다. 3년 이상 근무하고 있는 비정규직노동자와 근로관계를 종료시킬 수 없다면, 3년 이상 비정규직노동자를 사용할 수도 있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도 있다.  

3년을 넘어 임시계약직을 사용할 수 있는 사유도 고령자 및 준고령자(50세 이상), 전문적 지식․기술의 활용이 필요한 경우, 기타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 경우 등 매우 포괄적으로 규정하여 영구적으로 비정규직으로 사용이 가능하게 만들었다.


1.2. 파견근로자보호등에관한법률중개정법률안

파견근로자보호등에관한법률은 1998년 제정된 법으로, 이번에 제출된 것은 그 “개정안”이다.


파견업종 전면 확대

신·구조문 대비표***3) (강조는 인용자)

현행

개정안 

第5條(근로자파견대상업무) ①근로자파견사업은 제조업의 직접생산공정업무를 제외하고 전문지식ㆍ기술 또는 경험 등을 필요로 하는 업무로서 대통령이 정하는 업무를 대상으로 한다.

第5條(근로자파견금지업무 등) ①누구든지 다음 각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업무에 대하여 근로자파견사업을 행하여서는 아니 된다.

1. 건설공사현장에서 이루어지는 업무

2. 항만운송사업법 제3조제1호, 철도소운송업법 제2조, 농수산물유통및가격안정에관한법률 제40조, 화물유통촉진법 제2조제2호ㆍ제10호의 규정에 의한 하역업무로서 직업안정법 제33조의 규정에 의하여 근로자공급사업 허가를 받은 지역의 업무

3. 선원법 제3조의 규정에 의한 선원의 업무

4. 산업안전보건법 제28조의 규정에 의한 유해하거나 위험한 업무

5. 그 밖에 근로자 보호 등의 이유로 근로자파견사업의 대상으로는 적절하지 못하다고 인정하여 대통령령이 정하는 업무


현행 26개 업종으로 제한되어 있는 파견 허용 업종을, 위에서 열거한 일부 업종을 제외하고 전면적으로 확대하여(이른바 Negative List 방식) 파견 비정규직을 대폭 늘리려 하고 있다.


파견기간 2년에서 3년으로 확대

신·구조문 대비표 (강조는 인용자)

현행

개정안 

제6조(파견기간) ①제5조 제1항의 규정에 의한 근로자파견의 기간은 1년을 초과하지 못한다. 다만, 파견사업주․사용사업주ㆍ파견근로자 간의 합의가 있는 경우에는 1회에 한하여 1년의 범위 안에서 그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

 

<신  설>

 

 

 

 

 <신  설>

 

 

 

제6조(파견기간) ①근로자파견의 기간은 제5조제2항의 규정에 해당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1년을 초과하지 못한다.

 

 

 

 

 

②파견사업주ㆍ사용사업주ㆍ파견근로자간의 합의가 있는 경우에는 제1항의 규정에 불구하고 파견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 이 경우 1회 연장시 그 연장기간은 1년을 초과하지 못하며, 연장된 기간을 포함한 총파견기간은 3년 초과하지 못한다.

③고령자고용촉진법 제2조제1호의 규정에 의한 고령자(이하 “고령자”라 한다) 또는 동법 제15조제1항의 규정에 의한 준고령자(이하 “준고령자”라 한다)인 파견근로자에 대하여는 제2항 단서의 규정에 불구하고 3년을 초과하여 근로자파견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


비정규고용 악순환 불러올 휴지기

신·구조문 대비표 (강조는 인용자)

현행

개정안 

<신  설>

제6조의2(파견근로자의 사용제한) ①사용사업주는 당해 업무에 파견근로자를 사용하기 시작한 날부터 3년이 경과한 경우에 그 다음날부터 3월 이내에 파견근로자를 사용할 수 없다. 다만, 3년의 기간 중 당해 업무에 3월 이상 계속하여 파견근로자를 사용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이후 새로이 파견근로자를 사용한 날부터 본문의 규정을 적용한다.

②당해 업무에 고령자 또는 준고령자를 파견근로자로 사용하는 경우에는 제1항의 규정을 적용하지 아니한다.


3년간 파견노동자를 사용한 업무에 3개월 동안 파견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이른바 휴지기 제도를 제시하고 있으나, 기간제(임시계약직)의 자유로운 사용과 연동하여 파견직(3년)-기간제(3개월)-파견제(3년) 등 비정규직의 사용의 악순환만 불러올 것이다.


직접고용 간주에서 고용의무로 후퇴

신·구조문 대비표 (강조는 인용자)

현행

개정안 

제6조 (파견기간) ③사용사업주가 2년을 초과하여 계속적으로 파견노동자를 사용하는 경우에는 2년의 기간이 만료된 날의 다음날부터 파견노동자를 고용한 것으로 본다. 다만, 당해 파견노동자가 명시적인 반대의사를 표시하는 경우를 제외한다.

삭제

<신  설>

제6조의3(고용의무) ①사용사업주가 다음 각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당해 파견근로자를 직접 고용하여야 한다.

1. 제5조제1항 각호의 규정에 의한 파견금지업무에 대하여 근로자파견의 역무를 제공받은 경우

2. 제6조제2항의 규정에 위반하여 3년을 초과하여 계속적으로 파견근로자를 사용하는 경우

3.제6조제4항의 규정에 위반한 경우로서 3년을 초과하여 계속적으로 파견근로자를 사용하는 때

4. 사용사업주가 제7조제3항의 규정에 위반하여 근로자파견의 역무를 제공받은 경우로서 3년을 초과하여 계속적으로 파견근로자를 사용하는 때

②제1항의 규정은 당해 파견근로자가 명시적인 반대의사를 표시하거나 대통령령이 정하는 정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는 적용하지 아니한다.


현행법은 파견노동자를 2년 동안 고용한 후에는 직접 고용된 것으로 간주(직접고용 의제)해왔으나, 정부안은 이를 고용의무조항으로 완화시켜 이를 이행하지 않더라도 과태료(3,000만 원 이하) 부담만 있을 뿐 해당 파견노동자가 직접고용된다는 보장이 없게 만들었다.

즉, 위의 제6조의3 (고용의무) 제 1항을 위반한 불법파견의 경우에도 , “제46조 ②제6조의3제1항의 규정에 위반하여 파견근로자를 직접 고용하지 아니한 자는 3천만 원 이하의 과태료에 처한다”는 규정에 의해서, 3천만의 이하의 과태료만 물면 된다.



2. 노동계의 권리보장입법안의 내용

한편 노동계도 정부의 안보다 앞서 이미 2004년 7월 민주노동당과 민주노총이 함께 마련한 비정규직 관련 입법안을 국회에 제출하였다. 이 법안은 2000년에 민주노총과 시민사회단체가 함께 마련한 입법청원안을 바탕으로 하면서 지난 5년간의 비정규직 투쟁에서 제기되었던 문제들을 추가한 것이라고 한다. 이 입법안은 별도의 법을 만든 것이 아니라 “파견법철폐안”과 주로 근로기준법을 개정보완하는 “개정 입법안”의 형식이며, 그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4)


2.1. 기간제 고용의 제한 

기간제 노동자의 대다수가 근로계약서상에 정해진 계약기간을 여러 번 반복갱신하면서 일하고 있다. 자본은 상시적인 업무에도 비정규직을 활용하면서, 필요할 때는 언제든지 ‘계약기간 만료’라는 이유로 해고할 수 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기간을 정한 근로계약을 맺는 것 자체를 엄격히 제한하고, 상시적 업무에는 비정규직을 사용할 수 없도록 하여야 한다.


민주노동당과 민주노총의 비정규직 관련 개정 입법안

현 행

개 정 안

【근로기준법】

제 23 조

(계약기간)

근로계약은 기간의 정함이 없는 것과 일정한 사업완료에 필요한 기간을 정한 것을 제외하고는 그 기간은 1년을 초과하지 못한다.

 

 

 

 

【근로기준법】

제23조(근로계약기간) ①근로계약은 기간의 정함이 없는 것으로 한다. 다만, 다음 각 호의 경우는 예외로 한다.

1. 출산·육아 또는 질병·부상 등으로 발생한 결원을 대체할 경우

2. 계절적 사업의 경우

3. 일정한 사업완료에 필요한 기간을 정한 경우. 다만, 사업자가 동일한 목적으로 수행하는 사업은 하나의 사업으로 본다**2).

4. 기타 일시적․임시적 고용의 필요성이 객관적으로 인정되는 경우

② 제1항 단서의 경우에는 근로계약을 서면으로 작성하고 계약기간을 명시하여야 한다. 서면에 의한 근로계약을 작성하지 않거나 근로계약서에 계약기간을 명시하지 않은 경우에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것으로 본다.

③ 제1항 단서의 경우 근로계약기간은 사유의 성격상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1년을 초과할 수 없다.

④ 제3항의 기간을 초과하여 계속 근무하는 경우 그 기간을 초과하는 시점부터 근로계약기간의 정함이 없는 것으로 본다.

⑤ 근로계약기간을 정한 근로자의 계약기간이 종료한 경우 사용자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우선적으로 채용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


2.2. 근로자 파견법 폐지와 간접고용 근절을 위한 직업안정법개정

파견․용역․사내하청 등 간접고용은 폐지되어야 한다. 먼저 1998년 도입된 근로자 파견법을 폐지하여야 한다.

그런데 파견법의 폐지만으로 간접고용을 모두 근절할 수는 없다. 현재에도 파견법에 의한 근로자파견 형식이 아니라 도급계약 형식으로 불법파견을 사용하는 경우가 더 많다. 이런 위장노무도급을 구분하여 원청과의 직접고용관계를 인정해야 한다. 이를 위해 직업안정법에 위장노무도급을 판별하는 기준을 강화하는 안을 제출하였다.


민주노동당과 민주노총의 비정규직 관련 개정 입법안

 현행

개 정 안

신설

【직업안정법】

직업안정법 제33조의 2(도급 등과의 구별) <신설>

① 근로자를 타인에게 제공하여 사용시키는 자는 다음 각호 모두에 해당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근로자공급사업을 행하는 자로 본다.

1. 도급계약의 목적․내용이 특정되어 있고 단순히 노동력의 공급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닌 경우

2. 다음 각목의 사항에 관하여 도급인의 사업과 독립적으로 스스로 결정하고 직접적으로 지시․관리하는 등 노동력을 스스로 직접 이용하는 경우

  가. 업무수행방법, 업무수행결과 평가 등에 관한 사항

  나. 휴게시간, 휴일, 휴가, 시업 및 종업시각, 연장근로 등에 관한 사항(근로시간 관련사항의 단순한 파악은 제외한다)

  다. 배치결정과 그 변경 및 복무상 규율, 채용 및 해고, 인사이동과 징계에 관한 사항

  라. 도급인과 구별되는 독자적 사업목적에 따른 작업조직 및 작업수행방식

3. 다음 각목에 해당되는 경우로서 도급인 또는 위임인으로부터 독립하여 업무를 처리하는 경우

  가. 소요자금을 전부 자기 책임 하에 조달․지급하는 경우

  나. 민법, 상법 기타 법률에 규정된 사업주로서의 모든 책임을 부담하고, 그 근로자에 대하여 법률에 규정된 사용자로서의 모든 의무를 다하는 경우

  다. 자기 책임과 부담으로 제공하는 기계, 설비, 기재(업무상 필요한 간단한 공구는 제외) 또는 자재를 사용하거나, 스스로의 전문적인 기획과 기술에 따라 업무를 처리하는 경우로서 단순히 근로자의 노동력을 제공하는 것이 아닌 경우

  라. 도급계약에 대한 보수가 수급인의 근로자의 수, 근로시간 등을 기초로 산정되는 것이 아닌 경우

② 제1항의 각호에 해당하는 경우라도 그것이 법의 규정을 위반하는 것을 면하기 위하여 고의로 위장된 경우에는 근로자공급사업을 행한 것으로 본다.

제33조의 3 <직접고용> 이 법 위반의 근로자공급사업이 행해진 경우에는 공급을 받은 자가 당해 근로자를 직접 고용한 것으로 본다. 다만, 당해 근로자가 명시적인 반대의사를 표시하는 경우를 제외한다.


위에서 밑줄 그은 부분이 현재의 노동부고시를 보강한 내용이다. 즉 진정한 도급관계라고 인정되려면 원청의 사업과 구별되는 사업목적과 작업조직을 가져야 한다. 단지 원청의 필요에 따라 노동력만을 투입하는 것은 위장도급으로 불법적 간접고용이라는 것이다. 현재 노동부의 입장처럼 하청업체 관리자가 있으면 그것이 곧 인사상 독립성이고 하청업체가 일정한 자본만 있으면 곧 경영상 독립성이 인정된다는 식으로는 간접고용을 근절할 수 없다. 설령 원청 관리자가 직접 간접고용 노동자에게 지시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원청의 필요에 따라 노동력이 투입되고 그 대가로 도급계약의 보수가 산정된다면 그것도 불법적 간접고용으로 보아야 한다.


2.3. 원청(사용)사업주의 사용자 책임 인정


민주노동당과 민주노총의 비정규직 관련 개정 입법안(강조는 인용자)

현  행

개 정 안

【근로기준법】

제15조 (사용자의 정의)

이 법에서 “사용자”라 함은 사업주 또는 사업경영담당자 기타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를 말한다.

 

【근로기준법】

제15조(사용자의 정의)

 ① 이 법에서 “사용자”라 함은 사업주 또는 사업경영담당자 기타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를 말한다.

근로계약의 체결 여부와 상관없이 당해 근로자의 근로조건 등의 결정에 대하여 실질적인 지배력 또는 영향력이 있는 자를 사용자로 본다.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제2조(정의)

2. “사용자”라 함은 사업주, 사업의 경영담당자 또는 사업의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를 말한다.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제2조(정의) 

2. “사용자”라 함은 사업주, 사업의 경영담당자 또는 그 사업의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를 말한다. 근로계약 체결의 형식적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당해 노동조합의 상대방으로서의 지위를 인정할 수 있거나 또는 근로자의 근로조건에 대하여 실질적인 지배력 또는 영향력이 있는 자도 같다.


근로계약상의 고용주가 아니더라도 해당 노동자의 노동조건 결정에 대해 실질적인 지배력․영향력이 있으면 노동법상의 사용자로 보아야 하며, 이에 따른 사용자 책임을 부담하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2.4. 특수고용노동자의 노동자성 인정


민주노동당과 민주노총의 비정규직 관련 개정 입법안(강조는 인용자)

현  행

개 정 안

【근로기준법】

제14조 (근로자의 정의)

이 법에서 “근로자”라 함은 직업의 종류를 불문하고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근로를 제공하는 자를 말한다.

 

제15조 (사용자의 정의) 이 법에서 “사용자”라 함은 사업주 또는 사업경영담당자 기타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를 말한다.

【근로기준법】

제14조 (근로자의 정의) ① 이 법에서 근로자라 함은 직업의 종류를 불문하고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근로를 제공하는 자를 말한다.

② 근로계약을 체결하지 않은 자라 하더라도 특정사용자의 사업에 편입되거나 상시적 업무를 위하여 노무를 제공하고 그 사용자 또는 노무수령자로부터 대가를 얻어 생활하는 자는 근로자로 본다.

제15조(사용자의 정의) ① 이 법에서 “사용자”라 함은 사업주 또는 사업경영담당자 기타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를 말한다.

근로계약의 체결 여부와 상관없이 당해 근로자의 근로조건 등의 결정에 대하여 실질적인 지배력 또는 영향력이 있는 자를 사용자로 본다.


근로계약이 아닌 도급․위탁계약을 체결하여 일하고 있는 특수고용 노동자에게 노동법을 적용해야 한다. 이를 위해 근로계약의 체결 여부에 따라 노동법상 근로자 여부를 판단할 것이 아니라, 특정 자본에 편입되어 노동하고 보수를 받는 노동자들을 노동법상 근로자로 보아야 한다. 특수고용 노동자에게 근로기준법을 적용하고 노동3권을 보장하기 위하여 노동법상 근로자 개념을 현실에 맞게 넓히자는 것이다.


2.5. 비정규직의 정규직화(고용의제)


민주노동당과 민주노총의 비정규직 관련 개정 입법안

<근로기준법 제23조 개정안> 

④ 제3항의 기간(1년)을 초과하여 계속 근무하는 경우 그 기간을 초과하는 시점부터 근로계약기간의 정함이 없는 것으로 본다.

 

<직업안정법 제33조의 3 신설>

이 법 위반의 근로자공급사업이 행해진 경우에는 공급을 받은 자가 당해 근로자를 직접 고용한 것으로 본다. 다만, 당해 근로자가 명시적인 반대의사를 표시하는 경우를 제외한다.


기간제고용의 경우 기간제고용을 사용해야 할 객관적 필요성이 없거나 1년 이상 기간제고용을 사용한 경우 정규직으로 전환됨을 분명히 하고 있다. 간접고용도 근절되어야 하기 때문에 불법적 간접고용으로 일한 시점부터 직접고용으로 전환됨을 분명히 하고 있다.


2.6. 비정규노동자에 대한 차별금지


민주노동당과 민주노총의 비정규직 관련 개정 입법안(강조는 인용자)

 현   행

개 정 안

【근로기준법】

제 5 조 (균등처우)

사용자는 근로자에 대하여 남녀의 차별적 대우를 하지 못하며 국적․신앙 또는 사회적 신분을 이유로 근로조건에 대한 차별적 처우를 하지 못한다.

 

 

 

【근로기준법】

제5조(균등처우) ① 사용자는 근로자에 대하여 남녀의 차별적 대우를 하지 못하며 국적, 신앙 또는 사회적 신분을 이유로 근로조건에 대한 차별적 처우를 하지 못한다.

② 사용자는 근로기간 및 시간 기타 근로형태의 차이를 이유로 고용 및 근로조건상의 차별적 대우를 하지 못한다.

③ 사업주는 고용형태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동일 사업 또는 사업장 내의 동일가치 노동에 대하여 동일 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제3항에서의 동일가치 노동의 기준은 객관적인 직무수행능력과 노동 강도, 작업조건으로 한다.


객관적인 필요성이 있어 비정규직을 사용하는 경우에도 동일가치노동에 대한 동일임금이 보장되어야 한다. 이 때 동일한 가치의 노동인가를 판단하는 기준은 객관적인 직무수행능력과 노동강도, 작업조건 등 객관적인 것이어야 하고, 책임감, 성과 등 주관적인 가치판단이 개입되어서는 안 된다.



3. 민주노총의 배신

위에서 알 수 있듯이 정부안과 민주노총의 안은 기간제의 전면적 확대/엄격한 제한, 파견법의 확대/ 파견법의 철폐를 주장한다. 불법적으로 기간제노동자와 파견노동자를 사용했을 경우도 정부안은 “고용의무”조항으로 이를 사실상 방조하지만 민주노총안은 정규직으로 간주(고용의제)하려 하고 있다. 모든 측면에서 정면으로 충돌하고 있다. 그렇다면 현실에서도 이 양자가 정면으로 충돌하는 것이 필연적일 것이다.

2004년 11월 10일부터 11월 30일까지 비정규법안과 관련하여 ‘노사대표자교섭’이 진행되었다. 그러나 이 교섭에서 어이없게도 민주노총은 자신이 만들어 이미 국회에 입법청원한 상태인 “노동계의 권리보장입법안”이 아니라 이른바 “노동계최종안”*****5)을 노동계안으로 제출하여 비정규직노동자들을 배신한다. 싸우기도 전에 항복하여 버린 것이다.

2005년 11월 1일-2일 열린 2005년 전국 단위노조 대표자 수련대회의 자료집 55페이지의 <비정규입법관련 교섭 경과 및 쟁점>에서 나타나는 이른바 “노동계안”을 보자.(강조는 인용자.)


<참고> 주요 의제별 법안 논의 현황

 

① 기간제 관련

<노동계> 사유제한 및 기간 2년 제한(교섭석상에서 1년 사용 후 사유제한—추가 1년까지 사용 후 정규직 고용간주(고용의제)안 최종안으로 제시)

<경영계 및 정부> 3년까지 비정규직 사용―기간 뒤 해고제한  <정부안> 경영계와 동일

 

② 차별폐지 관련 :  (생략)

 

③ 파견노동 관련

- 파견허용 업종 

  <노동계> 포지티브(현행유지)  <경영계> 포지티브(업종 확대․조정)  <정부안> 네가티브

- 허용업종 규정 

<노동계> 노사합의(시행령)  <경영계> 정부가 노사의견 수렴 후  결정(법률로) 

- 휴지기간

<노동계> 6개월  <경영계> 삭제(허용업종과 연계해서 논의)  <정부안> 3개월

- 사용기간

<노동계> 1년 또는 현행(1+1, 최장 2년내) 유지  <경영계> 4년  <정부안> 최장 3년

- 사용기간 이후 고용보장

<노동계> 고용의제(현행 유지)

<경영계> 휴지기간 삭제시 노동계 주장 수용  <정부안> 고용의무

- 불법파견시

<노동계> 고용의제  <경영계> 고용의무․고용의제 모두 반대  <정부안> 고용의무

- 원청사용자 사용주 책임

<노동계> 책임 명문화  <경영계> 명문화 반대  <정부안> 경영계와 동일

 

④ 특수고용노동자

<노동계> 노동기본권 보장(노사합의문 처리) 및 기설립 노조 노동기본권 보장

<경영계> 논의에 반대  <정부안> 없음(노사정위 논의로 유보)

 

⑤ 단시간노동자 : <생략>


기간제와 관련하여 민주노총이 제시했다는 “1년 사용 후 사유제한— 추가 1년까지 사용 후 정규직 고용간주”라는 문구가 의미하는 것은, 기간제 노동자를 1년까지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되, 1년 이후에도 동일한 노동자를 기간제로 사용할 경우 ‘합리적 사유’가 있어야 하고 이 경우 다시 1년까지 기간제로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는 것이다.

이 안은 결국 “기간제고용에 대한 사유제한”이라는 애초의 입법원칙을 포기하고, 2년까지 기간제고용을 자유롭게 사용하도록 하는 것이다. 최초 1년 이후 ‘합리적 사유’가 있어야 다시 1년을 사용할 수 있다고 하고 있지만, 이 때의 ‘합리적 사유’란 유명무실한 규제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미 원칙적으로 기간제고용을 자유로이 사용할 수 있도록 풀어주었기 때문에, 최초 1년 이후 ‘합리적 사유’가 있는가 여부는 대단히 광범위하게 인정될 수밖에 없다*6).

또한 비정규권리입법요구안에서 확인한 파견법철폐요구는 완전히 실종되고 “파견업종 현행유지”가 “노동계요구”로 주장되고 있다.

이러한 민주노총의 노동계급에 대한 배신행위는 당면한 노자 간  투쟁전선의 성격을 완전히 바꾸어버렸다. 즉 정부의 개악안을 저지하고 권리입법을 쟁취하는 공세적인 투쟁에서 정부의 개악안에 얼마나 수정을 가하면서 어떤 개악안을 받아들일 것인가라는 문제로 바꾸어 버렸다. 사실 정부와 자본을 한편으로 하고 민주노동당과 민주노총으로 대변되는 노동계급이 입법투쟁이라는 형식으로 비정규직 확대와 철폐를 두고 벌이는 투쟁은 애초에 현실에는 존재하지 않았다. 있었다면 전국비정규노조연대회의나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등 비정규직투쟁주체들의 관념 속에 있었을 뿐이다.

민주노총과 민주노동당의 투항이후 이들은 자신들의 관념 속의 전선을 현실화할 주체가 되어야 했다. 내부의 적인 민주노총ㆍ민주노동당과 단호하게 투쟁하여 이들과 정부와의 교섭을 즉각 결렬시키고, 스스로 주체가 되어 정부와 비정규직철폐투쟁전선을 구축하여야 했다.

그러나 이들은 아직 조직적으로 미약하여 민주노총을 타격ㆍ견인하지도 못하고, 정치적ㆍ의식적으로는 의회주의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민주노동당에게 끌려 다니게 된다. 결국 두개의 전선에서―① 현실에서의 전선 : 자본ㆍ정부/민주노총ㆍ민주노동당에 의해 형성된 “어떤 개악안을 입법할 것인가”, ② 관념 속에서의 전선 : 자본ㆍ정부/비정규직 투쟁주체에 의해 형성되어야 할 비정규직전면화(개악입법관철)/비정규직 철폐(개악입법철폐와 권리보장입법관철)라는 전선―이들은 동요하게 된다.

이들 비정규투쟁주체들이 “어떤 개악안을 입법할 것인가”라는 문제로 형성된 전선을 민주노총과 민주노동당을 소환하여 소멸시키지 못하였기 때문에, 그동안의 헌신적인 투쟁에도 불구하고, 최악의 경우 개악될 법에 대하여 부분적인 정치적 책임까지 지게 될 지도 모른다. 민주노동당과 민주노총이 책임을 져야 함은 물론 당연하다. 이렇게 공동의 책임을 지워서 노동진영의 투쟁을 예방하려는 것은, 국회에 민주노동당을 끌어들이고 노사대표자 교섭에 민주노총을 끌어들인 자본과 정부의 노림수라는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민주노총이 투쟁할 의지도 능력도 없다는 것을 간파한 정부는 기존의 정부안에서 한발도 양보할 필요를 느끼지 않았고, 결국 11월 30일 민주노총은 교섭결렬을 선언한다. 12월 1일의 민주노총 총파업을 겨냥하여, 11월 30일에는 한국노총이, 12월 1일에는 7개 시민사회단체(녹색연합, 민언련, 참여연대, 환경운동연합, YMCA, 여성단체연합, 함께하는 시민행동)가 정부의 개악안에 손을 들어준다.**7) 이들의 정부와의 연합작전은 민주노총의 총파업투쟁을 사회적으로 고립화시키려는 목적으로 보이지만, 그 주요 타켓은 이미 투쟁의지를 상실한 민주노총 상층이 아니라 투쟁의지를 아직 가지고 있는 비정규직 주체들과 현장노동자들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12월1일 총파업투쟁은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노동조합 등 민주노총 핵심사업장이 빠진 채 무기력하게 진행된다.



4. 정부의 개악안에 한발 한발 다가가는 민주노동당

‘노사대표자교섭’에서 민주노총은 교섭결렬을 선언하지만, 교섭은 결렬된 것이 아니라 단지민주노동당에 의한 ‘국회 내에서의 교섭’으로 장소와 사람만 바뀌었을 뿐이다. 그리고 여기서도 투항은 계속된다.

혹독한 추위 속에서 국회 밖에서 천막을 치고 농성하는 비정규직투쟁 주체들을 비웃기라도 하듯 8일 아침 8시 30분 민주노동당 권영길 대표는 양대노총 위원장과 1시간 가량의 회동을 가진다. 이 자리에서 권영길은 양대노총의 공조복원과 민주노동당의 수정안에 대해 동의를 얻어낸다. 그리고 단병호는 같은 날 10시 15분 국회환경노동위 법안심사소위 회의에서 기간제 입법안에 대해 수정안을 내며 ‘노동계’의 투항을 더욱 노골화한다.

애초에 권리보장입법안에는 기간제 노동자를 예외적으로 인정하는 4개의 조항이 있었다. 민주노동당은 여기에 더해 6개 조항을 추가하는 수정안으로 제시하여 상시적 업무에도 기간제를 확대할 수 있도록 문을 열어버린 것이다. 7호 “수출 주문의 예외적 급증이 발생한 경우”와 8호 “기업의 일시적 업무량이 증가한 경우”라는 조항을 통해 알 수 있다.


<민주노동당의 기간제 수정안> — 밑줄 친 부분이 추가된 부분 

제4조(기간제근로자의 사용)

①근로계약은 기간의 정함이 없는 것으로 한다. 다만, 다음 각 호의 경우에는 예외로 한다.

 1. 출산·육아 또는 질병·부상 등으로 인하여 발생한 결원을 대체할 경우

 2. 휴직·파견 등으로 결원이 발생하여 당해 근로자가 복귀할 때까지 그 업무를 대신할 필요가 있는 경우

 3. 근로자가 학업, 직업훈련 등을 이수함에 따라 그 이수에 필요한 기간을 정한 경우

 4. 계절적 사업의 경우

 5. 사업의 완료 또는 특정한 업무의 완성에 필요한 기간을 정한 경우

 6. 전문적 지식·기술의 활용이 필요한 경우와 정부의 복지정책·실업대책 등에 의하여 일자리를 제공하는 경우로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경우

 7. 수출 주문의 예외적 급증이 발생한 경우

 8. 기업의 일시적 업무량이 증가한 경우

 9. 안전조치를 위한 긴급한 작업을 위하여 필요한 경우

 10. 그 밖에 일시적·임시적 고용의 필요성이 객관적으로 인정되는 경우



5. 정부의 비정규개악법안은 현재 얼마나 관철되고 있나

12월 9일 정기국회가 마감되면서 환경노동위 법안심사소위에서는 기간제 28개, 파견제 14개 등 총 42개의 조항을 의결했고, 남은 조항은 기간제 4개와 파견제 7개이지만,  열린우리당과 민주노동당의 입장이 일치하는 조항을 제외하면 4개의 쟁점만 남은 상황이다.

남은 쟁점 사항은 구체적으로 기간제법의 4조 '기간제근로자의 사용' 본문 중 사용기간에 제한을 두고 기간제노동자를 사용할 수 있게 할 것인지, 사용사유를 제한할 것인지에 대한 부분과 연계조항, 제 8조의 차별적 처우의 부분과 연계조항이 남아있고, 파견법 5조 근로자파견대상 업무의 문구 조정, 파견법 6조3항 고용의무에서 고용의무와 고용의제 등이다***8)

그러나 기간제 법안은 민주노동당의 안대로 통과된다고 해도 “수정안”을 제출한 상태이기 때문에 이미 기간제노동자를 사용하는 사유를 엄격히 제한할 수 없게 되어버렸다. 파견법을 철폐하기는커녕 이미 ‘파견사용 시의 휴지기간’ 조항을 삭제하여 파견노동자를 계속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여지가 이미 넓어졌다. 특수고용 노동자의 노동기본권 보장에 관해서는 논의조차 되지 못했다.

다행히(?) 사학법문제로 한나라당이 국회에 불참하며 임시국회가 공전하면서 입법이 미루어지고 있지만, 개악법이 통과되는 것은 시간문제인 것으로 보인다.



6. 무엇이 문제인가


6.1. “비정규직 철폐”가 우리의 원칙이 되어야 한다

그러나 노동계의 권리보장입법안에는 ‘기간제를 고용할 수 있는 4가지 예외 조항’을 두어 이미 비정규직 철폐라는 스스로의 원칙을 부정하고 있다. 싸우기도 전에 휴전협정을 제출하고 있는 것이다.

법이란 노자 간의 힘의 크기에 따라 결정된다. 합리적으로(?) 만들어진 법문구나 노동자 국회의원의 힘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니다. 그런데 싸우기 전에는 자기의 힘이 얼마나 되는지 모른다. 예를 들어 기간제 사용에 대해 예외조항을 얼마나 둘 지는 힘이 결정한다. 기간제노동자는 절대사용이 불가하다고 주장하면서 싸워서 그 결과 노자 간의 힘이 드러나면 그때 가서 그 힘에 근거하여 예외조항을 협상할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6.2. 투쟁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주체가 되어, 비정규직철폐투쟁의 전선을 형성하여야 했다 

불법파견투쟁을 하는 비정규직 노동자, 노동자성 쟁취를 위해 투쟁하는 특수고용노동자, 노동기본권보장을 요구하는 이주노동자 등이 자신의 요구를 가지고 투쟁하는 장이 되어야 했다. 노동계가 만든 “권리입법”은 비정규직노동자의 요구를 집약한 것을 법의 형식으로 표현 한 것이다. 그래서 정부가 개악입법을 추진하면서 형성된 정세에서 국회를 상대로 한 비정규직권리보장법의 ‘입법투쟁’에만 투쟁을 한정할 필요는 없었다. 입법은 투쟁의 하나의 목적이고 결과물일 수는 있어도 유일한 목적일 수는 없다. 비정규직철폐투쟁으로서의 권리보장투쟁 속에서 단위주체들이 자신의 당면과제를 가지고 조직화되고 정치의식화되고 연대하며 주체로 서가는 과정이 더욱 중요하다.

또한 전국비정규노조연대회의 등 비정규직투쟁주체들은 비정규직 철폐라는 원칙 하에서 정부의 개악안을 철폐시키고 파견법을 폐지하는 투쟁의 주체가 되어야 했다. 정부의 개악안을 철폐시키는 과제와 권리보장을 요구하는 과제는 선후의 문제가 아니고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과제 중의 하나로 “개악안 철폐”를 위치지울 수 있을 것이다.

자본과 정부에 투항하고 질질 끌려가는 민주노총ㆍ민주노동당에 비정규직투쟁주체들이 다시 끌려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노사대표자교섭’과 “국회 내 교섭”에 결렬을 선언하게 하고 총파업투쟁으로 거리의 정치로 민주노총ㆍ민주노동당을 끌어냈어야 했다. 그럴만한 힘이 없다면 명확하게 정치적 선을 그었어야 했다. 그것은 이후의 투쟁을 준비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혹시라도 이렇게 반문하는 사람이 있을 지도 모르겠다. 민주노동당이 국회에서 철수하면 그 틈을 타서 여당이 개악입법을 처리해버리면 우리만 손해가 아니냐고. 미흡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노동자 의원의 힘을 이용해야 조금이라도 덜 개악된 법을 만들 수 있지 않겠느냐고.

그러나 정부와 자본이 바보가 아니라면 그들이 고려하고 있는 것은 노동자국회의원의 말솜씨가 아니다. 그들이 저울질하고 있는 것은 바로 총파업투쟁과 국회 밖에서 농성하고 있는 투쟁력의 크기이다. 그 힘의 크기를 보고 개악입법을 수정 없이 밀고 갈 지 아니면, 어느 정도 수정할 지 아니면 아예 폐기할 지를 결정하는 것이다.

현재 국회에서 여당이 조금이나마 수정하는 체라도 하고 있는 이유는 세 가지일 것이다. 첫째, 그래도 미약하나마 투쟁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 둘째, 수정하는 시늉을 하여 민주노동당을 국회에 잡아두어 현재의 노동자계급의 전선을 교란하고 나아가 민주노동당과 비정규직투쟁주체들에까지 개악입법에 대한 정치적 책임을 지워 이후의 투쟁을 무력화하기 위한 것. 셋째, 국회에서 지루하게 시간을 끌어 비정규직투쟁주체들을 지쳐서 나가떨어지게 하는 것 .

6.3. 의회주의를 극복하고, 투쟁하는 노동자들이 조직화되고 정치의식화되어야 한다

이번 투쟁을 통해 민주노동당에 기대어 의회에서의 노동자 의원의 활약으로 무엇인가를 얻어보겠다는 것은 환상이라는 것이 드러났다. 오히려 끝없이 흔들리고 배신하는 “노동자 의원”을 통제하여 부르주아의회라는 공간에서 제한적이나마 노동자들의 이익을 위해 역할하게 만드는 것, 이것이 과제라는 것이 명백해졌다.

잘못하면 입법을 위해 국회에서 교섭을 하는 민주노동당이 주체가 되고, 국회 밖에서 농성투쟁을 하고 총파업투쟁을 하는 현장의 노동자들은 그저 입법교섭을 위한 수단이 되어 버린다. 당과 노조의 관료들이 주인공이 되고 투쟁하는 노동자들은 관객이 되어버린다.

현장에서 그리고 거리에서의 노동자들의 직접적인 투쟁과 조직화, 그리고 그속에서 노동자들의 정치의식을 높여나가는 것에 의해서만 의회주의는 극복될 것이다.


6.4. 국회와 정부라는 부르주아 정치권력(국가기구)의 적대적ㆍ계급적 본질을 다시금 명확히 인식하여야 한다

불안과 절망 속에서 살아가는 그리고 죽어가고 있는 무려 850만 비정규직노동자들이 있고, 그래서 독점자본은 사상 최대의 수익률을 올리고 있다고 한다. 그래도 자본과 정부는 만족을 모른다. 노동자 전체를 비정규직으로 만들 때 까지 공세는 계속될 것이다.

우리도 공세를 계속할 수밖에는 없다. 의회를, 정부를, 사법기구—부르주아 국가기구—를, 그리고 자본을 완전히 파괴할 때까지. ≪노사과연≫




정세


비정규직 확대를 위한 정부의 입법공세와 노동진영의 대응


권정기|편집출판위원장





*) 2005년 3월에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에서 정리한 「비정규 관련 입법안 주요 쟁점 해설」의 내용을 요약 정리했다. 



**) 근로기준법 제 23 조 (계약기간) 근로계약은 기간의 정함이 없는 것과 일정한 사업완료에 필요한 기간을 정한 것을 제외하고는 그 기간은 1년을 초과하지 못한다.


***) 자료출처 : 노동부 홈페이지. 파견법 관련하여 아래에서 사용한 대비표도 동일하다. 


****) 「노동법 개악 대응, 이렇게 하자!」전국불안정노동연대 철폐연대, 2005년 12월 20일. 


*****) 「비정규법안 관련 현재 노사간 교섭에 대한 전국비정규노조연대회의 입장」

    2005년 11월 23일.

   이처럼 비정규 권리입법요구와는 다른 입장이 (2005년) 4월 노사정교섭석상에서 ‘노동계 최종안’으로 제출되는 과정에서, 전비연은 물론이거니와 민주노총 공식의결단위 내에서도 의견수렴이나 제대로 된 논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당시 전국비정규연대회의(준)과 민주노총 비정규실장의 간담회가 4월 말 있었으나, 이른바 ‘최종안’에 대한 설명과 비정규대표자들의 문제제기 정도에 그쳤다. 권리입법안의 발의주체이기도 했던 민주노동당과도 사전 논의가 없었다. 6월에 민주노총에서 교섭위원회에 전비연(준) 참여안이 제기되었을 때에도, 비정규노조대표자들은 장시간 토론 끝에 민주노총의 요구안이 ‘국가인권위원회 의견 수준’을 상정하고 있다면 참여하지 않는 것으로 결정한 바 있다. 투쟁과정을 거친 평가나 민주노총 공식의결단위 내에서의  명확한 논의 없이, 비정규 권리입법요구안이 계속적으로 동요하고 후퇴하는 과정에 대한 문제제기이기도 하였다.


*) 「노동계 최종요구안이 아니라 권리입법 요구로!」 전국비정규노조연대회의.


**) 한국노총안은 △기간제 사유제한 포기 및 2년간 사용허용(이후 해고제한), △현행 파견법 유지 및 불법파견시 직접고용의무, △ 특수고용 노동자성 인정 및 원청 사용자책임 인정에 대해서는 추후 논의 등을 골자로 하고 있다.

   7개 시민단체의 ‘조정안’은 △ 기간제 2년 사용, 이후 정규직 근로계약 간주, △ 불법파견시 고용의제 하되 소급적용 제외 및 경과기간, △특수고용 노동기본권 보장을 위한 노사정 공동논의기구 구성 등 한국노총의 ‘최종안’과 거의 동일한 내용이다.


***) 「노동법 개악 대응, 이렇게 하자!」


덧붙이는 말

"생각하며 투쟁하는 노동자의" [정세와 노동] 제9호 (2006년 1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