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희망

일제고사 1주일 앞두고 ‘폐지’ 투쟁 확산

20일 서울, 충북, 제주 촛불문화제 열려, 전국서 반대 집회 예정

오는 26일 일제고사를 일주일 가량 앞두고 학교의 교육과정이 파행적으로 운영되면서 일제고사를 그만두라는 목소리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전교조가 일제고사 폐지를 내걸고 서울 광화문 정부종합청사 교과부 후문에서 농성을 벌인 지 9일째인 20일 오후 8시경 어둠이 내린 가운데 100여 개의 촛불이 켜졌다. 전교조 서울지부가 연 ‘일제고사 폐지를 위한 서울시민 촛불문화제’가 시작된 것이다.

일제고사 반대 함께 한 고교생 “수많은 친구를 밟아야 하는 길이라면 거부”

26일 일제고사를 일주일 가량 앞두고 20일 서울, 충북, 제주 등 전국에서 일제고사 폐지 촉구 촛불문화제가 열렸다. 전교조 서울지부가 교과부 후문에서 진행한 문화제 모습. 안옥수 기자

이날 촛불문화제에서는 자유발언 형태로 무대에 선 학생 2명의 발언이 눈과 귀를 사로 잡았다. 유호준 동두천외고 학생은 “경쟁이라는 굴레에 나를 맡기고 일등을 하면 행복하게 될 줄 알았는데 오히려 꼴찌를 하는 요즘이 가장 행복하다”며 “쌍용차 분향소에 함께 하며 죽음에 대해 많이 생각하게 된다. 경쟁을 선택해 좋은 대학에 갈 수도 있겠지만 그 길이 수많은 친구를 밟아야만 가능한 길이라면 단호히 거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2 때 자퇴를 선택했다는 아리대 진보신당 청소년위원회 청소년인권활동가는 “이 곳에 참여한 사람 가운데 청소년은 얼마나 있는지 궁금하다”며 “일제고사는 학교와 사회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당사자인 학생이 주체가 되어 싸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투쟁하는 어른들 역시 학생을 돌보거나 지켜줘야 할 대상이 아닌 함께 투쟁하는 동지로 볼 수 있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를 지켜본 교사와 시민들은 “줄 세우는 무한경쟁교육에는 미래가 없다, 일제고사 NO”라는 구호로 답했다. 장석웅 전교조 위원장은 “일제고사는 교육이 아니다. 이명박 정부와 함께 역사의 뒤안길로 보내버려야 한다”면서 “올해가 마지막 일제고사가 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교과부의 농산어촌 작은학교 통폐합과 관련해서는 장 위원장은 “시행령에서는 통폐합 기준을 삭제하며 꼬리를 내렸지만 돈을 지원하겠다며 여전히 폐교를 부추기는 꼼수를 부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2시간 여 동안 진행된 촛불문화제에 함께 한 참가자들은 결의문에서 “학습의욕과 창의성을 말살하는 일제고사를 폐지하고 학생, 학부모의 선택권을 보장하라”고 요구했다.

이날 서울 뿐 아니라 경기 수원역과 충북도교육청, 제주도교육청, 전남 여수‧순천‧목포‧광양‧나주 등 전국 각 지역에서도 촛불이 타올랐다.

대전에서는 학교 현장의 교사들이 ‘전집형 일제고사 폐지 촉구’ 1인 시위를 대전시교육청 앞에서 이어가고 있으며 충남에서는 전교조 충남지부가 지난 18일 당진, 19일 서산과 태안에 이어 이날 홍성‧예산지역에서 집회를 진행했으며 앞으로 보령‧서천, 논산‧부여‧금산 등의 지역을 돌며 일제고사 반대 집회를 열 계획이다.

전교조, 일제고사날 교사 집단 민원 제출 재확인

교사들은 또 학교 담벼락에 일제고사 문제점을 지적하는 내용을 담은 현수막을 걸었다. 광주 320곳, 충남 300곳, 서울 100곳 등 전국 많은 학교에서 이 같은 현수막을 볼 수 있다.

일제고사 전날인 25일에도 경남 창원과 경북 상주 등지에서도 촛불집회가 열리고 대전과 충북, 전남 등의 지역에서도 큰 규모 집회가 열릴 계획이어서 올해를 ‘마지막’ 일제고사로 만들려는 움직임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전교조는 일제고사 당일인 26일 전국 2013개 학교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이고 교과부와 16개 시‧도교육청에 일제고사와 관련한 민원을 집단으로 제출하는 투쟁을 벌이고 오후에는 규탄 대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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