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희망

일제고사는 커닝고사? 대규모 부정 의혹

“학교가 커닝”, “이건 비리 수준”...학생들 인터넷 증언 봇물

지난 26일 치른 일제고사(국가 수준 학업성취도평가)가 대규모 부정 시비에 휘말렸다. 일제고사를 치른 초6, 중3, 고2 학생들이 인터넷에 커닝 증언은 물론 관련 시험지 사진까지 자세하게 쏟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중3 학생 아우성 “거의 커닝했다. 개판이다”

충북 C중 3학년 학생이 트위터에 올려놓은 커닝 사진.

28일 포털사이트를 확인한 결과 시험을 치른 학생 수십 명이 블로그와 특목고 카페, 트위터 등에 일제고사 실태를 올려놨다.

자신을 중3 학생으로 소개한 한 학생은 27일 특목고 입시 관련 카페에 “거의 커닝했다. 개판이다”면서 “심지어 선생님까지 아무 말씀 안했다”고 고발했다.

“선생님께서 답을 알려주시기도 하구요. (친구들이) 답지 돌리기까지 하네요.… 지원금 받으려고 학교가 아등바등이에요. 목적을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은 상관없다(는 거죠).”

이 글에 답 글을 올린 중3 학생도 “저희도 어떤 선생님들은 문제지 돌려도 아무 말 안했다”고 적었고 또 다른 학생도 “말로만 경쟁이지 이건 그냥 비리수준”이라고 비판했다.

역시 중3으로 보이는 한 학생도 26일 자신의 블로그에 “국가고시 보는데 커닝하는 우리학교. 또 평균 95점 찍겠네”라고 적어 놨다. 또 다른 학생도 26일 한 카페에 “적당히 커닝하면 봐준다는 선생님의 말에 소리 없는 손짓을 바쁘게 주고받았다”고 털어놨다.

충북 C중 3학년 학생은 트위터에 일제고사 당일 우등생이 크게 답을 써놓은 시험지 사진 3장을 올려놨다. 이 학생은 트위터에 “단체로 커닝”, “우리 이거 잘 봐야 에버랜드로 졸업여행 간다”고 적었다.

우등생이 답 크게 쓰고, 학생들은 따라 쓰고

<경향신문> 28일치 보도에 따르면 사진에 나온 시험지에 적힌 답과 실제 정답이 일치했다고 한다. 이 학교 관리 감독 책임을 맡은 충북교육청은 3년 연속 학업성취도 1등을 기념하는 ‘일제고사 석탑’을 청사 앞에 세운 바 있다.

또 다른 학생이 올려놓은 또 다른 학교(학교 미상) 일제고사 커닝 사진.

또 다른 학생도 답을 크게 표시한 시험지 사진을 같은 날 트위터에 올린 것으로 확인되어 이 같은 커닝이 학교 쪽 방조 속에 전국에서 폭넓게 진행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이 학생은 트위터에 “72P(해답 글자크기)로 뒷사람에게 사랑을”이라고 적어 놨다.

일제고사 부정 사태는 2008년 이후 해마다 이어지고 있다. 교과부는 지난 해 7월 치른 일제고사에서 경북, 대구, 경남지역 각 1개 고교의 비위 사실을 올해 1월 적발하기도 했다.

장관호 전교조 정책실장은 “교과부가 일제고사 성적에 따라 시도교육청에 100억 원대의 돈을 차등 지원하고 학교 성과금에도 반영하는 형편에서 일제고사 커닝이 폭넓게 벌어졌다”면서 “이런 학업성취도평가의 타락을 없애기 위해서는 영국, 일본, 프랑스처럼 일제고사를 폐지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덧붙이는 말

<오마이뉴스>(www.ohmynews.com)에도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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