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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리스뉴스 32호] 경찰, 홈리스에 대한 인식 재고해야

[진단]은 홈리스 대중의 삶과 밀접하게 관련된 정책, 제도들의 현황과 문제들을 살펴보는 코너입니다.

경찰의 홈리스에 대한 인식은 어떠할까? 태도를 알기 위해서 행동을 측정하는 것은 오류라 하지만, 홈리스에 대한 경찰의 태도는 그들의 입장보다 행위들에서 보다 명확해진다. 국제행사시 안전을 이유로 반복되는 홈리스에 대한 통제, 홈리스를 특정한 불심검문, 사건 사고 발생 시 혐의 두기 등 홈리스에게 경찰은 대개 억압자의 위치를 점한다. 특히, 남대문 경찰서 서울역 파출소는 2014년 3월 24일부터 철도특별사법경찰대, 서울역 특수경비용역 등과 함께‘민경협력 치안협의회’를 구성하였다. 이들은 “노숙인 관련 범죄 감소 유도와 공공질서를 확립한다”는 목표를 걸고 있으나, 구체 활동은 쓰레기 청소를 명분으로 사실상 홈리스들이 거리에서 머무는 행위를 제재하는 데 집중해 왔다.

그러던 중 5월 8일, 서울역 파출소장 등 경찰과 서울역 경비용역은 서울역 광장에서 거리홈리스 상담 활동을 하던 활동가들을 에워싸고 쓰레기 발생을 이유로 상담활동을 중단시킨 바 있다. 활동가들이 쓰레기가 발생될 경우 자체 수거하겠다고 누차 항변했음에도 서울역 파출소장은 “수거 된 쓰레기를 파출소로 갖고 와 검사를 받으라”며 월권을 행사하였다. 활동가가 이에 항의하자 서울역 파출소장은 “쓰레기 치우는 것도 아주 중요한 치안 문제”라며, 활동가들이 실제로 쓰레기를 치우는 지 감독하겠다며 활동가들을 따라 다니며 상담활동을 방해하였다. 이 과정에서 파출소장은 활동가에게 반말로 윽박지르고, 동행했던 서울역 경비용역도 어른이랑 얘기하는 데 허리춤에서 손을 떼라는 등 공권력과 수적 우위를 앞세워 활동가들을 겁박하였다. 이는 홈리스들과 관계를 형성하고, 홈리스 상태에서 겪는 문제들을 발견하고 해결책을 모색하기 위한 상담활동에 대한 방해를 넘어 쓰레기 유발 행위로 치부하는 폭력 그 자체였다.

이에, 홈리스행동 외 10개 사회단체들은 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경찰의 폭력행정을 규탄하고 사과 및 재발 방지를 요구하였다. 또한 이후 경찰청 담당자와 남대문경찰서장 면담을 순차적으로 진행하였는데, 면담을 통해 합의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1)파출소장의 단체와 홈리스 당사자에 대한 사과, 2)경찰의 청소행위 중단, 대체 필요인력 산출하여 서울시, 철도공사 등에 요구할 것(경찰과 단체의 공동요구), 3)서울역 광장에 쓰레기통 설치(경찰의 철도공사 상대 요구), 4)홈리스 상대 범죄 예방 해결 대책 마련, 이상 4가지다. 이후, 서울역파출소장은 본 단체에 사과문을 보내왔다. 사과문에 대한 동의 여부 이전, 홈리스 당사자들과 공유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판단으로 지면에 싣는다. 끝으로, 홈리스에 대한 경찰의 인식을 재고하는 데 참고하시라 논문 한편을 짧게 인용하고자 한다.

“(노숙은) 타의-사회적 구조나 상황-에 의해 사회적 배제가 이루어진 측면이다.... 또한 우범자로 보는 일반적인 관점과 달리 노숙인들의 실제 범죄 개입이나 범죄 의도는 낮은 편이다. 오히려 이들은 여러 다양한 범죄에 피해자로 노출되어 있는 것이 현실이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는 '어떻게 노숙인의 수를 줄일 것인가', 요컨대 '①노숙인이 될 위기에 처해 있는 자들을 어떻게 노숙인이 되지 않도록 예방할 것인가, ②현재의 노숙인들이 어떻게 탈 노숙 할 수 있도록 구호할 것인가'에만 주목해왔다. 이는 노숙인이라는 존재 자체에 대한 인식이 '노숙인'이 없어져야 될 대상으로만 여겨져서 그 존재 자체를 부정해 왔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는 지금까지의 일반적인 관점과 달리 노숙인과 노숙생활 그 자체를 제대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장준오 외, 「범죄의 가해자와 피해자-경계인으로서의 노숙인 연구」, 2011. 111~112P)”.

<서울역 파출소장의 사과문>

서울역 파출소장 OOO 경감입니다. 먼저 지난 2015년 5월8일 저녁 9시30분경 서울역 광장 순찰 중 홈리스행동 상담활동가분들에게 본의 아니게 목소리을 높여 언쟁하게 된 점에 대해 심히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앞으로 유의하도록 하겠습니다.

우리 서울역파출소 경찰은 특히 본인은 노숙인분들, 홈리스 행동 상담활동가분들, 그리고 서울역광장을 이용하는 시민들, 지역주민들 공히 직업, 성별, 빈부의 차별 없이 보살피고 보호하여 안전하고 쾌적한 서울역 광장 및 지역이 되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또한 서울역 지하도는 지하도대로, 광장은 광장대로 서울시 측에서 청소부를 고용하던지, 광장 관리자인 코레일 측에서는 청소부를 고용하여 어지럽혀진 쓰레기 등 각종 오물 등을 청소해야 한다는 부문에 충분히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공감을 합니다.

<중략>

그리고 귀 단체에서 추구하는 사회적 약자를 돕고자하는 여러 가지 활동에 충분히 공감하고, 경의를 표합니다. 도움의 사각지대에 놓이거나 소외된 약자를 껴안고 보듬는 일이 경찰활동의 주요 목적중 하나이므로 우리 서울역 파출소 경찰도 이를 간과하지 않고, 중시하며 적극적으로 실천하는데 앞장서겠습니다.

끝으로, 다시 한 번 지난 번 제 의도와는 달리 마음에 상처를 입으셨다니 재차 유감을 표합니다. 앞으로 우리 파출소 경찰활동이 편파적이거나 잘못 비추어진 부문이 있다면, 언제든지 듣고, 소통하고, 개선 시정해 나아가겠습니다. 가능하다면, 서울역 주변의 노숙인들을 위해 귀 단체측과 유기적 협력으로 노숙인들이 하루 빨리 건강하게 사회에 복귀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2015. 6. 4. OOO 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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