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케이오 농성장, 또 철거되나

종로구청, 두 번째 2차 계고장 부착...“강제 집행 근거 부족”

또다시 아시아나케이오 하청 비정규직 해고노동자들의 농성장이 강제 철거될 위협에 놓였다. 지난 23일 두 번째로 설치한 천막농성장에 두 차례의 계고장이 부착된 까닭이다. 종로구청은 계고장을 통해 강제 철거를 예고했지만, 법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앞서 지난 18일 종로구청 및 경찰 기동대 4~50명은 아시아나항공 종로사옥 앞에 설치한 아시아나 항공기 청소노동자의 천막 농성장을 강제철거했다. 노동자들은 지난 15일 정리해고를 철회하며 그곳에 천막농성장을 설치했었다. 강제철거 후 해고노동자들과 노조는 지난 23일 두 번째 천막 농성장을 설치했다. 하지만 종로구청은 또다시 계고장을 부착하며 강제철거를 예고했다.

  지난 24일 종로구청이 부착한 2차 계고장 [출처: 공공운수노조]

현재 종로구청은 행정대집행법의 특례 조항인 ‘도로법 74조’를 근거로 농성장 강제 철거를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행정대집행의 특례 적용을 받기 위해서는 △반복적, 상습적으로 도로점용 허가를 받지 않고 도로를 점용하는 경우 △도로의 통행 및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신속하게 필요한 조치를 할 필요가 있는 상황에 해당 돼야 한다.

조연민 공공운수노조 법률원 변호사는 “행정대집행법을 따르게 되면 시간이 오래 걸리니 빨리 처리하기 위해 도로법 74조로 집행을 한다. 종로구청은 예외 조항에 따라 철거를 한다고 말하는데 근거 설명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조 변호사는 “5월 18일 자(첫 번째) 천막 철거는 16일, 17일 각 1회씩 발부 후에 곧바로 집행됐다”며 “천막의 용도, 자진철거 계획이 있는지, 있다면 예정 시간은 언제인지 확인도 하지 않고 곧바로 철거한 것은 필요 최소한도에 그쳐야 한다는 도로법 제 74조 제2항을 위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지난 15일에도 종로구청 및 경찰이 아시아나케이오 정리해고 투쟁 문화제 준비 과정에서 무대장치, 깔개 등의 집회 물품을 압수하기도 했다. 당시 해당 문화제는 집회 신고가 돼 있었으며, 무대 설비, 방송 차량 등 집회 물품도 신고 과정에서 기재한 바 있다.

조 변호사는 “15일 집회가 시작되기도 전에 집회 물품 등을 수거하고, 18일 천막을 설치한 지 72시간도 지나지 않아 철거한 것은 ‘반복적, 상습적’인 점용에 대한 적법한 철거라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그는 “서울행정법원도 집회 준비물인 간이탁자, 돗자리, 간이 플라스틱 의자 등에 대해 도로점용허가 대상이 아니고, 이를 집회에 사용한 것이 도로교통법 위반도 아니라고 봤다”고 덧붙였다.

또 그는 “노조는 집회를 하면서 통행을 차단한 바가 없고, 도로 안전을 저해하지도 않았다”며 “건물 측에서도 유지선을 설치해 통행로가 확보돼있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노조는 오는 26일 종로구청이 농성장 철거를 강행할 것이라 내다보고 있다. 앞서 종로구청은 24일 오전 1차 계고장을 부착했으며 이어 같은 날 오후 1시 50분경 2차 계고장을 부착한 바 있다.


현재 공공운수노조 및 아시아나케이오 해고자들은 농성장에서 매일 선전전을 이어가고 있다. 25일 오전 9시경 50여 명이 참석한 아침 선전전 마무리 집회에서 김정남 아시아나케이오지부 지부장은 “두 번째 철거를 한다고 한다. 정리해고를 철회해달라고, 박삼구가 재단 이사장으로 있는 우리 모기업인 금호문화아시아나재단 앞에서 15일째 외쳤다. 나오라는 사람은 안 나오고 문재인 정부의 앞잡이들이 각종 폭언·폭력으로 해고 노동자들을 또 한 번 짓밟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