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범기업 아사히글라스, 비정규직에 손해배상 청구

한국 정부, 전범기업 비호? 특혜 ‘수두룩’


대표적인 전범 기업인 아사히글라스가 김앤장을 통해 구미 공장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상대로 5200만 원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아사히글라스는 2012년 국무총리 산하 ‘대일 항쟁기 강제동원 피해조사 및 국외 강제동원 희생자 등 지원위원회’가 지정한 전범 기업이다.

금속노조 아사히글라스비정규직지회(이하 노조)에 따르면, 일본 아사히글라스 주식회사의 한국 자회사인 AGC화인테크노(이하 아사히글라스)가 지난 1일 김앤장을 통해 노조와 비정규직 노동자 4명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노조는 지난 7월 공장 앞 도로에 ‘해고자 복직’ 등 문구를 라카로 썼는데, 회사가 이를 문제로 5200만 원을 청구한 것이다. 노조는 “비가 오고 시간이 지나면 지워지는 것을 사측이 도로를 재포장해 청구 금액을 부풀렸다”며 “회사가 돈으로 노동자를 괴롭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외에도 사측은 불법파견, 비정규직 ‘문자 해고’ 등의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조 활동을 불법으로 보고 노조를 수차례 고소, 고발했었다.

앞서 고용노동부는 2017년 아사히글라스 불법파견을 인정하고 사측에 노동자 178명을 직접고용하라고 시정 명령했지만 사측은 이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 때문에 지난 2월 불법파견 혐의로 검찰에 기소됐다. 노조의 지속적인 문제 제기에 따른 것이다.


한국 정부, 전범 기업 특혜 정황

노조는 20일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문제를 폭로했다. 동시에 전범 기업에 특혜를 준 한국 정부를 규탄했다.

노조에 따르면 아사히글라스는 2004년 경북 구미공단에 진출했다. 당시 아사히글라스는 정부로부터 11만 평 토지 무상 임대, 5년간 국세 전액 감면, 15년간 법인세·지방세 감면이라는 특혜를 받았다. 이 같은 지원으로 아사하글라스는 10여 년 동안 연평균 매출 1조 원, 연평균 당기순이익 800억 원을 올렸다. 아사히글라스 사내유보금은 8,200억 원에 달한다.

노조는 이날 기자회견을 마치고 일본대사관에 항의서한을 전달하려 했지만, 경찰 수백 명이 이를 막았다. 차헌호 노조 지회장은 항의서한만 받으라고 요청했지만 대사관 측에선 아무도 나오지 않았다. 경찰은 항의서한 전달에 참가한 기자회견 참가자 5명을 물리력으로 저지해 반발을 샀다.


길거리에서 5년, 비정규직 싸우는 이유

차 지회장의 경우 2012년 1월 급여로 124만 원, 2014년 9월 급여로 167만 원을 받았다. 비정규직 노동자 임금은 곧 최저임금이었다. 또 회사 눈밖에 난 노동자에게 ‘붉은 조끼’를 강제로 입히기도 했다. 열악한 노동 조건을 바꾸고 사측의 괴롭힘에 대응하려고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2015년 노조를 만들었다. 한 달 뒤 아사히글라스는 노조가 조직된 하청업체 계약을 해지하고, 업체는 노동자들에게 문자로 해고를 통보했다. 이후 5년 동안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길거리에서 투쟁하는 이유다.

노조는 “아사히글라스는 이제 비정규직 노동자를 상대로 손배소의 칼까지 빼 들었다. 불법 해고, 불법 파견도 모자라 이제 손배로 협박한다. 땅도 공짜, 세금도 면제, 불법파견으로 비용을 절감해 아사히글라스는 떼돈을 벌었다. 한국은 전범 기업에게 손쉽게 돈 벌 수 있는 곳이다. 불법을 자행하고도 도리어 노동자를 협박하는 전범 기업 아사히글라스의 행태에 전 국민적 분노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혜진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활동가는 기자회견에서 “손배 5200만 원은 한국 사회 비정규직 노동자의 처지를 보여 준다”며 “대한항공 비정규직 노동자도 점심시간을 준수했다는 이유로 1억 손배를, 금호타이어 비정규직 노동자가 일하는 곳을 점거했다는 이유로 억대 손배를 받았다. 또 지금까지 현대기아차 비정규직 노동자가 20일 넘게 단식 농성을 벌이고 있다. 한국이 노동자의 의사 표현의 권리를 보장하지 않고, 손배로 노동자를 괴롭히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