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해고자 김용희가 1년만에 땅을 밟았다…“협상 타결”

삼성 “고공 농성을 조속히 해결하지 못한 것에 대한 사과 말씀드려”

삼성 해고자 김용희 씨가 25m 철탑 위에 오른 지 355일 만에 땅을 밟았다. 삼성과 김용희 측의 협상이 타결된 까닭이다.


삼성공대위(삼성해고자김용희고공농성공대위)는 29일 오후 12시경 페이스북 게시물을 통해 삼성과 김용희 측 간 합의가 타결된 사실을 밝혔다. 이들에 따르면 지난 28일 오후 6시경 양측은 삼성의 사과와 해고 기간 피해에 대한 배상에 대해 합의를 이뤘으며, 29일 오전 경 합의문에 대한 점검을 마쳤다. 지난달 29일부터 협상이 시작돼 한 달 만에 이루어진 결과다. 하지만 삼성과의 합의에 따라 사과문만 공개됐으며 해고 기간 피해 배상 등에 대한 내용은 비공개로 처리됐다.

임미리 교섭단 대표는 29일 오후 6시 강남역 사거리 CCTV 관제 철탑 아래서 진행된 김용희 승리 보고대회에서 “김용희의 농성 문제가 양측합의를 통해 2020년 5월 28일 최종 타결됐으며, 삼성으로부터 고공농성을 조속히 해결하지 못한 것에 대해 사과를 받았고, 이에 김용희의 명예가 회복됐다”고 밝혔다.

삼성 측은 김용희 씨에게 무려 25년 동안의 해고자 복직 투쟁과 고공 농성 355일 만에 사과를 했다. 삼성 측은 “김용희의 장기간 고공 농성을 조속히 해결하지 못한 것에 대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 김용희 님은 해고 이후 노동 운동 과정에서 회사와 갈등을 겪었고, 그 고통과 아픔은 치유되지 않았다. 회사가 그 아픔을 적극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적극적 노력이 부족한 것으로 인해 가족분들이 겪었을 아픔에 대해 진심으로 위로한다. 조속히 건강을 회복하길 희망한다”고 사과했다.


김용희 씨는 119 사다리차를 통해 땅을 밟은 후, 깃대를 지팡이 삼아 집회 장소로 이동했다. 삼성공대위, 보암모 등 연대 단위는 김용희 씨를 반기며 포옹했다. 김용희 씨는 지상 첫 발언을 통해 “처절한 고통 속에 신음하며 사법부·행정부·입법부를 다녔다. 아무도 저를 봐주시지 않았고 등을 돌렸다. 그래서 마지막으로 선택한 것이 목숨을 내던져서라도 사회에 해고노동자들의 삶이 비참하게 뭉그러지는 고통을 조금이라도 알리고 싶었다. 철탑에 오르기 일주일 전 눈으로 저 철탑을 찍어놓고 잠을 못 잤다. 과연 내가 삼성과 맞서 싸울 수 있을까 차라리 죽어서 내려오자. 저의 가정은 정말 말로 담을 수 없을 만큼 고통을 겪어왔다. 해고는 살인”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앞으로도 삼성과 맞서 싸울 동지들에 대한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김용희 씨는 “저는 제 문제보다 삼성 암보험 문제가 먼저 해결되길 기도하고 기도했다. 제 자신이 부끄러워서 암 환우님들의 눈을 못 맞추겠다. 너무나 속상하다”며 “재개발, 재건축 과정에서 하루아침에 길거리에 내몰린 과천 철거민 문제, 17년째 삼성 물산을 상대로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다. 삼성이 사회적 책임을 다할 수 있도록 관심을 부탁드린다”라고 전했다.

이향희 보암모(보험사에대응하는암환우모임) 회원은 연대 발언을 통해 “저희가 지금 이 싸움에서 이기지 않으면 글로벌 대기업이라는 삼성생명을 믿고 가입한 아이들 보험도 정작 암에 걸리면 휴지장이 된다. 도와 달라. 삼성생명이 암 환자의 죽음을 가지고 악랄하게 죽음까지 내몰면서 이렇게까지 할 줄은 몰랐다. 사람 봐가며 10%에서 30%까지 보험금을 (다르게) 지급했다”라며 “지금 (농성하고 있는) 암 환자들에게 하루 100만원 씩 가처분을 내리고 있다. 저희는 매일 같이 삼성생명 앞에 나와 애원을 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현재 보암모 회원 6명은 삼성생명 2층 고객프라자에서 137일째 농성을 벌이고 있다.

김용희 씨는 발언을 마치고 자택으로 이동했다. 본인의 의사에 따라 병원을 찾지는 않았다. 김용희 씨는 30일 마석에 위치한 모란공원 전태일 열사 묘역에 참배할 예정이며, 내주부터 전국 투쟁사업장을 찾아 연대투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