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 정규직노조, 결국 ‘인소싱’ 협의 중단 결정

갈팡질팡하다 대의원대회서 ‘1교대 전환’ 노사협의 중단 결정

금속노조 한국지엠지부 창원지회(이하 정규직노조)가 12일 창원공장 연수관에서 임시 대의원대회를 열고 1교대 전환 노사협의 중단을 결정했다. 정규직노조가 비정규직 대량해고로 이어지는 1교대 전환 협의에 제동을 건 것이다.

정규직노조 대의원과 금속노조 한국지엠창원비정규직지회(이하 비정규직노조)에 따르면 정규직노조는 대의원대회에서 창원공장 현안 문제와 관련해 ‘1교대 노사협의를 중단하고 차기 집행부에 일임한다’고 결정했다. 동시에 투쟁 방향은 차기 집행부와 함께 논의하기로 했다.

  한국지엠 부평공장 앞 [출처: 김한주 기자]

현재 한국지엠 창원본부는 오는 23일 1교대를 시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사측은 1교대 전환 시 정규직 유휴인력이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비정규직을 해고한 자리를 정규직에게 넘기는 인소싱을 추진하겠다며 사내 공모를 진행하고 있다. 한국지엠은 지난 10일 사내 게시물을 통해 “지금은 ‘창원공장이 죽느냐, 사느냐’와 ‘정규직이냐, 도급직(비정규직)이냐’를 선택하고 결단해야 한다”며 “창원공장을 살려야 하고, 우선 정규직부터 지켜야 한다”며 정규직노조에 비정규직 대량해고 결정을 유도했다.

앞서 정규직노조는 지난 2일에도 간부합동회의를 통해 “노사 합의되지 않은 (인소싱) 사내공모는 무효이며 이후 사내 모집에 응하지 않는다”고 결정한 바 있다. 하지만 약 300명에 달하는 정규직 노동자들이 사내 공모에 응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거기다 정규직노조 집행부가 지난 9일 노사협의회에 참여해 사측의 사내 공모 진행을 받아들이기로 하면서 혼란이 발생했다. 노조의 입장이 선회한 이유에 대해 이두희 정규직노조 창원지회장은 “노조 지침으로 공모에 응하지 않은 조합원들이 집행부에 ‘지침을 따른 우리만 불이익받는 것 아니냐’, ‘1차 공모를 무효화하고 전체 공모를 다시 진행해야 한다’고 항의했다”며 “이런 영향으로 노사협의를 진행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후 진행된 전체 공모에 정규직 노동자 521명이 참여한 것으로 안다고 이 지회장은 전했다.

이후 노조 내부에서는 1교대 전환 노사협의와 사내 공모 진행에 대한 반발이 이어졌다. 정규직노조 대의원 A씨는 <참세상>과의 통화에서 “현장에서 10년, 20년을 일한 560명의 비정규직 일자리를 빼앗아, 정규직이 채워야 한다는 것은 비인간적이고 비상식적인 처사”라며 “사측은 1교대 전환 이후 언제 다시 2교대로 전환할지, 비정규직과 정규직 고용 문제를 어떻게 책임질지, 창원공장 비전을 어떻게 제시할지 아무것도 내놓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사측이 1교대 전환을 강압적으로 밀어붙인다면 우리도 죽기 살기로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비정규직노조는 12일 입장문을 통해 “1교대 전환에 (창원)본부장의 밥그릇이 달려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스쳐 가는 본부장보다 청춘을 바쳐 현장을 지켜온 노동자 수천 명의 밥그릇이 훨씬 중요하다”면서 “비정규직 공정으로 정규직 배치 전환(인소싱)이 진행되면 지엠에 대한 비판은 자칫 정규직에 대한 비판으로 바뀔 수 있다. 노노갈등을 부추기며 사회적으로 정규직으로 고립시키는 것은 이후 (사측이) 구조조정을 밀어붙이기 위한 사전 작업일 수 있다. 이럴수록 우리가 함께 힘을 모아 무책임한 지엠을 고립시키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최근 한국지엠 창원공장이 밝힌 2020년 물량은 11만 3천 대다. 애초 계획이었던 9만 대에서 늘어난 수치다. 또 내년 물량은 올해 생산물량과도 큰 차이가 없다고 비정규직노조는 전했다. 아울러 사측은 비정규직 퇴직위로금을 1년 차는 1천만 원, 2년 차 2천만 원, 3년 차 이상은 3천만 원이라는 지출 계획도 제시했다. 이를 고려했을 때, 노조는 사측이 비정규직을 대량해고 하지 않고도 일자리를 보장할 수 있는 여건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번 대의원대회 결정으로 노사협의 진행을 차기 집행부에 일임한 만큼, 차기 집행부의 입장이 주목된다. 차기 집행부의 임기 시작은 내년도 1월 1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