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특보, 경주 발레오 인권침해 조사…사측은 면담 거절

키아이 특보, 노조와 2시간 비공개면담...29일 결과 발표 예정

25일 마이나 키아이(Maina Kiai) 유엔(UN) 집회와 결사의 자유 특별보고관이 6년째 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금속노조 발레오만도지회 농성장을 방문했다. 키아이 특보는 회사(발레오전장시스템코리아)에도 면담을 요청했으나, 사측은 “법정에서 다투고 있는 상황에서 외부 조사나 면담은 적절치 않다”며 거부했다.

[출처: 민주노총 경주지부 제공]

키아이 유엔특보는 2010년 회사의 직장폐쇄 이후 공장 앞 농성장을 약 30분 정도 둘러보며 노조 집행부로부터 농성을 시작하게 된 이유, 그리고 농성 이후 사측으로부터 어떻게 탄압을 받고 있는지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이후 키아이 특보와 노동조합 관계자들은 민주노총 경북지역본부 경주지부 사무실에서 비공개면담을 2시간 동안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노조는 만도경주공장이 프랑스 발레오그룹에 1999년에 인수된 이후 발생한 2010년 초 직장폐쇄와 대규모 해고사태와 인권침해 사례를 설명했다.

또, 노조는 노무관리 자문업체 <창조컨설팅>이 개입해 조합원 총회를 통한 금속노조 집단탈퇴 후 기업노조 설립을 사측이 주도했다며 설명했다. 이후 키아이 특보는 26일 포항노동지청장 면담도 진행했다.

키아이 특보는 지난 20일부터 29일까지 한국의 집회와 결사의 자유 실태를 조사하기 위해 공식방문 중이다. 오는 29일 열흘간의 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방한 결과 및 권고사항을 담은 보고서는 오는 6월 유엔 인권이사회에 제출될 예정이다.

케냐국가인권위 위원장을 역임한 키아이 특보는 2011년 유엔 집회결사 특별보고관에 임명됐다. 유엔 인권이사회는 특정국가 또는 특정주제에 관한 인권상황을 조사 및 분석해 유엔에 보고 또는 권고하는 임무를 수행하는 특별절차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한편 유엔 측은 방한 전 회사 측에도 면담 요청을 했다. 하지만 발레오전장 사측은 유엔에 공문을 보내 “법적 다툼이 있는 사안에 대해 제3자가 개입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거부 입장을 밝혔다.

강기봉 발레오전장 사장은 <뉴스민>과 통화에서 “우리는 자주독립국 아니냐. 법적 판결을 앞둔 상황에서 제3자 입으로 관련한 이야기가 나오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우리는 노조에 지속해서 법원 판결에 조건 없이 승복하자는 제안을 해왔다”고 말했다.

금속노조 발레오만도지회는 2010년 2월 회사가 경비업무 외주화 등 부당노동행위를 쟁의행위를 벌였고, 사측은 용역업체 직원을 동원한 직장폐쇄를 단행했다. 이후 일부 노조원들이 총회를 소집해 금속노조를 탈퇴(조직형태 변경)하고 기업노조로 전환했다. 금속노조 조합원들은 이 결정이 무효라는 소송을 냈고, 1, 2심에서 금속노조가 승소했다. 이에 발레오전장노조는 대법원에 항고해 지난해 5월 대법원 전원합의체 공개변론을 열었지만, 최종 판결은 9개월째 미뤄지고 있다.
덧붙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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