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익대부터 LG트윈타워까지…10년간 반복된 집단해고

“간접고용 비정규직의 집단해고 투쟁은 항상 고용 승계로 귀결됐다”

2011년 2월, 노동조합 결성 직후 해고된 홍익대 청소노동자들이 현장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2020년 말, 여의도 LG트윈타워 청소노동자들이 집단 해고됐다. 이들이 고용 승계를 요구하며 농성한 지 오늘(22일)로 69일 차가 됐다. 2011년 홍익대부터 2021년 LG트윈타워까지, 간접고용 비정규직 집단해고는 10년째 되풀이되고 있다.

  22일 긴급토론회 자리에 전시된 홍익대 투쟁 당시 피켓 [출처: 공공운수노조]

10년 전과 똑같은 간접고용 비정규직

2011년 1월 2일, 새벽에 출근한 홍익대 청소노동자들은 학교 측으로부터 ‘집에 가라’는 통보를 받았다. 170여 명의 청소·경비·시설 용역 노동자 중 130여 명이 노조에 가입한 지 한 달 만의 일이었다. 홍익대는 청소노동자 대량 해고에 대해 용역업체의 계약 포기가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노동자들은 학교 측이 업체에 무리한 요구를 했기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당시 홍익대가 용역업체에 최저임금에 못 미치는 용역비 단가로 3개월 연장계약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이에 용역회사들은 입찰을 포기했다. 노동자들은 전원 고용 승계를 요구하며 49일간 농성 투쟁을 벌인 끝에 합의안을 도출했다.

LG트윈타워 청소노동자들도 노조를 만든 후 용역업체 변경을 이유로 해고됐다. LG트윈타워 시설물을 관리하는 LG그룹 자회사 에스앤아이코퍼레이션과 용역계약을 맺은 에스앤아이코퍼레이션은 지난 11월 26일 노조에 원청과의 계약이 해지됐다고 통보했다. 이는 사측의 교섭 해태를 규탄하며 경고 파업과 천막농성을 거쳐 실무교섭을 재개한 직후였다. 노조는 원청에 고용 승계를 요구하고 면담을 요청했지만 이뤄지지 않았다. 2019년 10월 노조에 가입하고 해고될 때까지 회사가 내놓은 안은 고작 시급 60원 인상이었다.

LG그룹은 명절을 앞둔 지난 9일 노동부 남부지청에서 열린 교섭에서 노조 측에 ‘LG마포빌딩에서 현재 농성 중인 청소노동자 30명이 일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전달했다. 노조는 ‘LG트윈타워에 고용 승계하지 않는 것은 노조 혐오를 방증한다’라고 지적하고 있다. LG트윈타워에 비조합원과 중간 관리자들은 고용 승계를 했기 때문이다.

22일 오전 홍익대 청소·경비노동자 고용 승계 합의 10년을 맞아, ‘LG트윈타워 고용 승계를 촉구하는 긴급토론회’가 공공운수노조 서울지역공공서비스지부 주최로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열렸다.

[출처: 공공운수노조]

홍익대, 한동대, 울산 동강병원 비정규직, 모두 고용 승계 합의

홍익대 청소노동자가 일터로 돌아간 다음 해인 2012년, 정부는 ‘용역근로자 근로조건 보호지침’을 만들고,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고용 승계”를 하도록 했다. 류한승 공공운수노조 서울지부 기획팀장은 토론회에서 “(정부의 보호지침 발표 이후) 간접고용 비정규직의 집단해고 투쟁은 항상 고용 승계로 귀결됐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용역업체 변경으로 고용 승계를 거부한 한동대 청소노동자는 11월 1일부로 전원 복직했다. 똑같이 해고 사태가 발생한 울산 동강병원도 지난 1월 31일 조리 노동자에 대한 고용 승계를 합의했다.

또한 류한승 팀장은 LG그룹의 ‘고용유지 방안’에 대해 “LG트윈타워보다 정원도 훨씬 적은 LG마포빌딩에 30명을 전원 고용할 수 있다면 LG트윈타워에 고용 승계를 못할 이유는 아무것도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LG 측은 조합원들을 모두 해고하면서 (주)LG 회장실과 임원실이 있는 ‘주요 관리 대상 층’ 담당 청소노동자인 비조합원 4명은 선택적으로 고용을 승계해 계속 근무하고 있다. 그리고 기존 용역업체에서 중간관리자 역할을 했던 서무(경리), 감독, 야간 반장도 고용을 승계했다”며 그럼에도 “조합원들은 절대 LG트윈타워에 들일 수 없다고 고집하는 것은 LG측의 여전한 노조 혐오를 방증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노조가 설립된 용역업체를 상대로 원청이 계약을 해지하는 것을 막기 위한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았다. 김형규 공공운수노조 법률원 변호사는 “과거 홍익대나 이번 LG트윈타워 사건 모두 용역업체 소속 간접고용 노동자들이 노조를 만들고 쟁의행위에 나서자 원청이 용역계약 갱신을 거절했다. 그리고 새로운 용역업체가 조합원들의 고용 승계를 거절하도록 해 사실상 조합원 전원을 집단해고했다. 이런 노조 존립을 파괴하는 행위를 제재할 입법적 대안, 즉 고용 승계를 의무화하는 입법적 대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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