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운수노조, 투쟁 본격화 "윤 정부 민생포기 예산" 비판

10개 의제 예산, 9대 입법 요구 발표…10월 집중 투쟁·11월 공동파업

공공운수노조가 윤석열 정부의 예산안을 '민생 포기 예산'이라 규정하며, 공공성·노동권 강화를 기본으로 하는 예산과 입법 쟁취를 위해 하반기 투쟁을 본격화하겠다고 밝혔다.

공공운수노조는 21일 오전 국회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줄어든 재정 지출, 사라진 국가 책임의 자리를 민영화, 사기업과 시장이 채우고 있다"면서 "물가 폭등, 경기 침체 속 민생을 안정화하고 코로나 회복과 불평등과 양극화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민영화가 아니라 공공성 강화가, 기업과 시장의 자유 극대화가 아니라 노동의 권리 강화가 올바른 방향"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이번 정기 국회에서 정부의 공공성, 노동권 후퇴 입법을 막아내고 민생을 위한 예산 확충과 법 제·개정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노조는 주거, 일자리 창출 등 사회복지 영역의 정부 예산 삭감과 동시에 공공기관 기능조정, 인력감축, 사회서비스 민영화 확대 등 전면적인 민영화가 추진되고 있다고 했다. 정부가 불평등·양극화 해결을 위해 누진 증세와 적극적 재정 지출로 국가의 책임을 높여야 하는 와중에, 부자 감세와 민생 포기, 민영화, 대기업 특혜 예산 편성으로 역행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노조는 "대기업과 부자에게는 세금을 깎아 주고, 반도체를 비롯한 대기업이 주도하는 산업 육성에는 막대한 재정을 투입하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이날 공공운수노조는 10가지 의제가 담긴 예산 요구안을 발표했다. △공공부문 비정규직 생활 임금 보장・차별 철폐 △건강보험 국고지원 20% 준수 △국제기준에 맞는 상병수당 신속 도입 △국민연금 사각지대 해소 국고 지원 확대 △사회서비스원 종합재가센터 설립 지원 등 역할 강화 △민간‧가정 어린이집 보육교사 임금 차별 해소 △장애인활동지원사 처우 개선 △공공병상 확충 △국립대병원 간호사 1인당 환자수 축소 시범사업 실시 △도시철도 공익서비스 비용‧노후시설‧차량 개선 등이다.

아울러 9대 입법 요구에는 △민영화 금지 재공영화 기본법 △공공기관 민주적 운영 △공무직 법제화 △건강보험 국고지원 △화물안전운임제 확대・일몰제 폐기 △사회서비스원 공공위탁 확대 △간호사 1인당 적정 환자 수 법제화 △노조할 권리 보장・손배 가압류 제한 노조법 개정 △기후위기 정의로운 전환 등이 담겼다.


25만 공공운수노조 "공공성 쟁취할 것"

기자회견에는 현장의 노동자들이 직접 발언에 나서 요구안에 힘을 실었다. 강철 공공기관사업본부 본부장은 ‘공공기관운영에 관한 법률(공운법)’ 전면 개정을 요구하며 "공공기관 혁신, 필요하다. 하지만, 공공서비스를 줄이고 민영화하는 게 혁신이 아니다. 정말로 바꿔야 할 것은 정권 입맛에 따라 통제하고 관리해 오던 비민주적인 관행"이라고 말했다. 대표적인 문제점으로 공공기관운영위원회(공운위)를 꼽은 그는 공운위가 '기재부 거수기'에 불과하다며 "정권과 기재부의 밀실 장막 속에서 졸속으로 운영되는 비민주적인 공공기관 운영제도야말로 먼저 혁신돼야 한다"라고 전했다.

물가 폭등 속에 저임금 노동자도 발언에 나섰다. 정경숙 전국교육공무직본부 부본부장은 "비정규직일수록 생활할 수 있는 임금은 보장해줘야 하는 거 아닌가. 남들보다 더 많이 올려달라는 게 아니다. 월급 빼고 다 오르는데,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임금차별은 없애야 한다"라며 "공무직 법제화와 복리후생 차별 없는 공공부분 인건비 편성을 촉구한다"라고 했다.

이어 백형곤 국민건강보험노조 정책실장은 건강보험과 국민연금에 대한 국가 책임을 촉구하며 "건강보험에 과소 지원된 금액과 코로나19로 미지급된 금액을 조속히 지급하고, 건강보험 국고지원 규정을 항구적으로 법제화해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남준 화물연대본부 부본부장은 "특수고용 노동자는 노동자로 인정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교섭 요청조차 거부당하고 교섭하기 위해 파업으로 내몰릴 수밖에 없다"면서 노조법상 노동자 정의와 사용자 정의의 확대를 통해 이를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앞서 지난 6월 화물안전운임제의 일몰제 폐지·적용 확대를 요구하며 총파업을 벌인 화물연대본부는 관련 법 제정이 미뤄지거나 후퇴할 경우 즉각 총파업에 돌입하겠다고 경고했다.

공공인프라 확대를 촉구한 오대희 서울시사회서비스원지부 지부장은 "사회서비스원은 사회서비스를 국가가 직접 제공하는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것과 달리, 이제는 민간 중심의 지원, 기피 분야만 담담하겠다는 기능 축소 및 전환과 동시에 인력 충원 없는 운영으로 사회서비스 공공성 강화 이행이 어려운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끝으로 현정희 공공운수노조 위원장은 "3년 평균 물가 인상을 감안하면 실질임금은 마이너스 7.4%다. 민생은 밖에서 피눈물을 흘리고 죽어가는데 국회의원이 민생을 챙기지 못한다면 국회가 존재가 무슨 의미가 있겠나"라며 "화물 노동자, 공공기관 노동자, 의료 노동자, 교육공무직 노동자 모두 힘을 합쳐 25만 조합원의 힘으로 진짜 민생 살리기, 진짜 공공성을 확보하기 위한 민영화 저지 법안을 쟁취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노조는 이러한 요구를 관철하기 위해 하반기 투쟁을 시작한다. 오는 10월 말 1차 집중 투쟁에 이어 11월 공동파업을 벌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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