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지원 씨와 사회진보연대는 왜 그랬을까?

[기고] 2014 사과와 징계, 지금 그들의 노동운동

한지원 씨와 사회진보연대는 운동적으로 옳았나?

미디어충청은 2014년 6월 삼성서비스지회 관련 비공개 교섭에 대해 보도했었다. (관련기사=>삼성전자서비스 노사 실무교섭 재개) 사회진보연대 한지원 씨는 미디어충청의 보도에 대해 6월 14일 페이스북과 내부 카톡방에 다음과 같은 내용의 글을 올렸다.



삼성서비스지회의 교섭과 파업이 마무리된 이후, 미디어충청은 7월 3일 이를 공개했다. 카톡방 글 내용이 알려진 이후 사회진보연대 운영위원회는 한지원 씨의 사과와 징계를 다루기로 결정하고 이를 홈페이지에 공지했다.

이후 한지원 씨는 실명 거론된 개인과 ‘계급정당 추진위’ 측에 사과문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미디어충청과 정재은 기자에게는 사과하지 않았다. 또한 한지원 씨 징계 결과도 알려진 바 없다. 한지원 씨의 징계사유, 징계내용 등을 취재하고자 했으나 사회진보연대는 전화와 문자, 이메일 등 어떤 취재에도 응하지 않았다. 최근 한지원 씨는 활동을 재개한 것으로 보인다. 그 사이 미디어충청은 금속노조와 간담회 등을 통해 ‘삼성서비스지회 교섭에 기사가 어떤 영향도 준바 없으며, 기사와 관련한 일련의 일들은 실제 벌어졌음’을 확인했다. 물론 금속노조도 이에 대해 사과하는 것을 거부했다.

여기까지가 지난 7개월여 간에 벌어진 삼성서비스 취재과정 중 보도한 비공개 교섭과 이후 이야기의 줄거리다.

비루한 사과와 깜깜이 징계

7월 3일 미디어충청의 보도가 나가자 사회진보연대는 운영위원회서 “첫째, 사회진보연대 부설기관 노동자운동연구소 연구실장은 해당 단체와 개인에게 정중히 사과의 뜻을 전합니다. 둘째, 연구실장에 대한 징계조치를 다루는 운영위원회를 빠른 시일 내에 개최합니다”는 결정을 한다. 언뜻 보면 사회진보연대의 사과와 조직적인 징계처럼 보이지만, 회원 개인의 문제와 일탈로 보고 조직과 개인을 분리한 결정이다. 후다닥 ‘징계한다’고 발표 해 놓고 정작 ‘왜 징계하는지?’, 징계 과정과 결과는 깜깜이로 알려진바 없다. 계급정당 추진위와 금속노조 간부에 대한 한지원 연구실장의 사과는 ‘사실이 아닌 주관적 판단’이었다고 말한다. 주관적 판단? ‘주어가 없다’는 어느 정치인의 변명보다 비루하다. 사실이 아니면 거짓이나 허구이지, 어찌 주관적 판단이 되는가.

사회진보연대 회원이며 삼성서비스지회에서 활동하는 홍모, 오모 씨도 비공개 교섭 기사 이후 문제가 되는 행위와 발언을 했다는 점에서, 거짓으로 특정 정파와 미디어충청, 금속노조 간부를 매도한 행위에 대해 사회진보연대는 ‘연구실장 한지원’과 조직을 분리하려는 태도를 버려야 한다.

  미디어충청이 지난 7월 14일 금속노조에 사실관계 확인 및 진상조사 요청 공문을 보낸 것 중 일부.
금속노조는 미디어충청 기사가 교섭에 영향을 주지 않았음을 공식 확인했다.

사회진보연대가 ‘징계조치를 다루는 운영위원회’를 개최한다고 공지했으면 이후 ‘징계조치를 다루는 회의’ 결과도 공개해야 마땅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사회진보연대는 미디어충청과 정재은 기자에게 정중히 사과부터 해야 했다. 그것이 운동조직다운 모습 아니었을까.

‘운동’을 생각한다

지금 여기서 생각하고자 하는 ‘운동’은 스포츠가 아니다. 사회진보연대에서 얘기하는 사회운동, 노동운동, 민주노조운동에 쓰이는 ‘운동’이다. 스포츠는 이기면 된다. 정해진 룰에 따르지만 들키지 않은 반칙은 신의 손과 발이 되고 같은 편이면 이심전심 돕고 가려줘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지금여기의 노동운동은 그렇지 않다. 노동3권 중 하나인 교섭권을 행사하는 노동조합에서 교섭내용과 일시, 장소 등을 공개하는 것은 자본권력에 맞서 당당해지기 위함이었다. 그런데 이를 비공개 교섭으로 진행할 땐 그만한 이유와 공유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 이를 지적하는 미디어충청의 기사에 대해 ‘삼성매파의 공작기사’ 운운한 페이스 북 글이나 ‘계급정당 추진위’라는 정파와 연결시켜 거짓을 꾸며낸 한지원 씨의 카톡방 글에서 사회진보연대가 지향하는 사회‘운동’이나 노동‘운동’은 찾을 수 없다.

금속노조와 사회진보연대는 2014년 삼성서비스지회 취재과정중 벌어진 일련의 행위에 대해 ‘운동’으로 숙고하고 책임 있게 행동하길 바란다. 행여 ‘다 지나가리라’, ‘영향력 없는 인터넷 언론이야 떠들든 말든’하는 생각이라면 제발 중단하길 당부한다. 새로워지고 나아가는 노동 ‘운동’이 아니기 때문이다.

무릇 글 쓰는 사람으로서 더 이상 거짓말 안 돼

“삼성의 매파, 공작이라는 문구는 당시 ‘상황효과’에 대한 판단이었지 미디어충청을 지칭한 것이 아니었으며, 그렇다 해도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겠다고 생각해 한 두 시간 후 지웠습니다.” 2014년 7월 4일 한지원 씨가 미디어충청 기사에 댓글로 올린 해명이다. ‘삼성의 매파 공작’ 문구는 한지원 씨 말대로 페이스북에서 수정됐다. 하지만 상황효과에 대한 판단이었다지만 오해를 부를까 수정한 것은 아니다.

페이스 북 내용 수정에 대해 한지원 씨는 스스로 카톡방에서 ‘교섭에 지장을 줄까봐 눈물을 머금고 바꿨다’며 짜증을 낸 바 있기 때문이다. 한지원 씨가 눈물을 머금고 바꾼 이유, ‘교섭에 지장을 줄까 봐’는 정확히 ‘비공개 교섭에 지장을 줄까 봐’로 읽어야 할 것이다. 미디어충청을 지칭하는 것으로 오해를 부를까가 아니라.

문제가 된 생각과 방식으로는 문제를 해결 할 수 없다

‘운동’도 사람이 하는 것이기에, 사람이 모인 조직이 중심이 되기에 잘못할 수도 퇴행할 수도 있다. 하지만 ‘운동’이 나아가고 새로워지는 것이라면 바로 알아차려야 하고 문제를 일으킨 생각과 판단, 문제 해결 방식을 돌아봐야 한다.

한지원 씨와 삼성서비스지회에서 활동하는 사회진보연대 오모, 홍모 씨는 교섭을 통해 단체협약을 체결하는 것을 중요하게 보았고 당시 삼성의 특수 사정으로 비공개 교섭국면이라도 열렸기에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 시점에 나온 미디어충청 기사로 인해 교섭이 깨질까 걱정했고, 이런 판단에서 ‘계급정당 추진위’와 금속노조 간부, 정재은 기자를 연결한 것이 정파 시각의 산물이었다면 한지원 씨의 카톡방 공지 글만큼 비루한 주장일까? 그렇지 않다. 왜냐하면 삼성서비스지회에서 활동하는 사회진보연대 홍모 씨는 지난 6월말 정재은 기자를 비롯한 몇몇 기자들과의 술자리에서 ‘미안하다. 확인했다. 니가 계급정당 추진위가 아니라는 것을’이란 발언을 한 바 있기 때문이다. 자신의 취재방해 행위에 대해 술자리에서 일방적으로 ‘미안하다’고 한마디 하는 근거조차가 ‘계급정당 추진위 성원’ 여부였다.

다시 ‘운동’을 생각한다

한지원 씨와 사회진보연대가 지나간 ‘운동’이 아닌 지금여기의 노동운동을 하고 있다면 한지원 씨는 좀 더 솔직해져야 하고 사과해야 한다. 사회진보연대는 회원 개인이 아닌 조직 문제로 사과하고 한지원 씨 징계와 관련 징계 사유, 징계 결과를 지금이라도 공개해야 한다. 이건 조직 내부문제가 아니라 ‘운동’의 문제, 대중에 대한 책임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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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합원

    아무쪼록 서로 존중하며 상생하는 길을 열어갔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