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총파업 앞두고, '의료공공성 역행' 비판 잇따라

전장연, “공공병원 부족해 장애인은 의료 지원받을 수 없었다”

대한의사협회가 주도하는 총파업을 하루 앞두고, 이들의 ‘의대 증원, 공공 의대 계획 철회’ 요구 등이 코로나19로 증폭된 의료 공공성 요구를 역행한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대한의사협회의 입장을 비판하는 단체들은 ‘의료 인력 확충’을 통해 공공의료로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단체들은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계획도 사립의대와 지역민간병원의 혜택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며 정부 정책의 재검토 필요성도 제기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건강권위원회(전장연)는 오후 2시 서울대학교병원 응급의료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공병원이 부족했기 때문에 장애인 코로나19 확진자는 즉시 적절한 의료적 처치를 받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또 “장애인에게 적절한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의료인력이 부족했기 때문에 정기진료 및 처방이 필요한 장애인은 의료지원을 받을 수 없었다”고 말하며 공공의료 보장을 촉구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달 23일 ‘의대 정원 확대 및 공공 의대 설립 추진방안’을 발표했다. 정부는 의료공백 해소를 위해 ‘의대 정원을 3058명에서 3458명으로 400명 늘리고, 10년간 한시적으로 운영’하는 방안을 내놨다. 또 정부는 공공 의대 설립 방안으로 폐교된 서남대 의대 정원 49명을 활용해 국립공공의료대학원을 만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대해 대한의사협회(의협)는 지난 12일 정부 대책이 ‘4대 악 의료정책’이라며 이를 철회하지 않을 경우 총파업에 돌입할 것을 예고했다. 의협은 ▲의대 정원 확대 계획 즉각 철회 ▲공공 의대 설립 계획 철회 ▲첩약 급여화 시범사업 철회, 필수 의료에 건강보험 재정을 우선 투입 ▲비대면 진료 즉각 중단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민관협력체계 구축 운영 등 5가지를 요구하고 있다.

전장연은 기자회견에서 "청도대남병원의 정신장애인들은 한 명도 빠짐없이 코로나19에 감염됐다"며 "그들은 서울에 위치한 국립정신건강센터로 이송된 뒤에야 적합한 치료를 받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송된 것은 첫 확진자가 나온 지 일주일 뒤였다"며 "그 사이에 일곱 명이 죽고, 이송 후에는 사망자가 발생하지 않았다. 코호트 격리 조치 대신, 공공병원이 충분해 이들을 빠르게 이송할 수 있었다면 사망자가 이렇게까지 심하진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배미영 장애인배움터 너른마당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서울에는 병원이 많은 만큼, 의사도 많이 보인다. 그러나 장애인을 위한 병원이 없는 것처럼 지방은 큰 병원에서도 의사를 구하기 어렵다”며 “(의협은) 기득권을 지키기 위한 파업이 아니라, 정부에 공공의료 서비스를 요구하는 파업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더구나 이들은 2017년 시행된 ‘장애인건강권및의료접근성보장에관한법률(장애인건강권법)’이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며 공공의료 강화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장애인건강권법은 ▲장애인건강보건관리종합계획 수립 ▲장애인 의료기관 등 접근 및 이용보장 ▲장애인 건강주치의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장애인주치의의 대상은 중증장애인으로 한정돼 있으며, 2018년 시작된 1차 장애인주치의 시범사업에서도 대상자는 전체 중증장애인의 0.09%에 불과했다. 이들은 해당 장애인주치의 시범사업 후 의료기관 내 편의시설 부족, 의료진의 장애 인식 부족, 의사소통 수단 부재, 응급의료이송수단 부재 등의 의료접근성 문제 등이 제기됐지만, 보완되지 않은 점도 지적했다. 전진한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국장은 기자회견에서 “장애인주치의 사업에 참여한 장애인의 30%는 자부담이 높아 이용을 중단했다”며 “정부·지자체는 공공 의대를 통해 의사를 양성하고 수를 늘리는 등 장애인주치의 사업이 제대로 진행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조도 13일 오전 보건의료노조 생명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보건의료 인력 확충’과 ‘공공의료 강화’를 촉구했다. 노조는 기자회견에서 “의사인력 부족 문제는 인력자원의 불균형과 양극화를 야기한다”며 “의사인력의 지역별, 종별 불균형은 건강 불평등 문제로 이어져 수도권과 지방간 치료가능사망률의 격차, 중소병원 의료 질 하락 등의 원인이 됐다”고 전했다. 또 “이런 의사인력 부족 문제는 공공의료를 수행하는데도 큰 장애를 낳아, 의료전달체계 개선 및 정책실패의 주요한 원인이 되기도 했다”며 보건의료 인력 확충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뿐만 아니라 노조는 “의협 등은 의대정원 확대, 지역의사제도 등에 반대하며 지역 및 공공의료기관에 의사들이 가지 않는 이유를 지방의 낮은 처우와 조건 때문이라고 주장한다”며 “그러나 지역에서 4~5억 원의 임금을 줌에도 의사를 구하기 어려운 현실이 과연 처우개선 문제인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또 이들은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계획에 대해 “지역 의무복무가 내용으로 담겨 있지만, 양성기관을 국공립대학으로 한정하지 않아 실효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며 양성과정에서의 공공성 확보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조도 이날 성명을 내고 코로나19 중심의 의료체계로 인한 ‘의료공백’ 사태를 통해 지역 공공병원의 필요성이 더욱 강조됐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코로나19가 대구·경북 지역에서 확산했을 때 작년 대비 900명의 ‘초과 사망’을 발생시키고, 고 정유엽 군을 희생시키며 확인했다”며 “필요했던 것은 수지타산을 앞세워 환자를 돌려보내는 민간병원이 아닌, 양질의 지역공공병원과 충분한 수의 병원 노동자였다”고 전했다.

더구나 이들은 정부 정책과 관련해 “국민의 세금으로 ‘지역 의사’와 ‘의과학자’를 교육 시켜도, 정작 국민에게 돌아가는 것은 없다”며 “사립의대와 민간병원, 대기업으로 돌아간다”고 지적했다. 이어 “공공 의대를 설립하는 것은 긍정적이나, 폐교된 서남대 정원 49명을 활용한 공공 의대가 코로나시대를 대비할 수 있나”라며 “전형적인 생색내기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태그

로그인하시면 태그를 입력하실 수 있습니다.
은혜진 기자의 다른 기사
관련기사
  • 관련기사가 없습니다.
많이본기사

의견 쓰기

덧글 목록
  • 아저씨

    파업이라는 표현은 적절하지 않습니다. 사업장 폐업 후 집회 등등의 표현이 있지 않겠습니까.

  • 철학가

    정몽준이 임금이나 빨리 해결하라고 그래라.
    무슨 돈을 얼마나 많이 짊어지고 천국을 가려고 그러는지 할 짓이 없어서 그 많은 사람들의 임금을 체불했다더나. 아무리 돈이 급해도 민심을 생각했어야지. 부회장인가가 능력부족인가. 부회장이 냉정한 인상 같던데. 그러다 큰일 치루면 지가 다 해결한다나. 지 아버지 찾아가겠지. 경영수업 잘 받는다. 임금체불부터 시작해서 다음에는 또 뭐 한다나. 삼성하고 비교된다. 임금체불이 망신인지 경영방침인지 지가 판단하겠지만. 그래도 김우중 꼴은 안날 생각은 하면서 부회장을 하겠지.

  • 아저씨

    고결한 사상으로 이슬만 먹고 사는 놈들이 세상살이를 어떻게 알고 법을 어떻게 알겠냐. 일마들아 고결한 시라도 지어라. 니들 입장에서 봐도 막쌈은 니들이 끼어들 일이 아니다. 원래 선비는 목소리만 크지 현실에 나서면 두들겨맞는 것이 세상이치 아니가. 또 모르겠다 기백이 하늘을 뚷을 정도가 되면 고위관직을 하긴 했더다만. 니들 수준이 말단 공무원도 하기 힘들아. 쳐맞지나 말고 계속 이슬만 묵고 살아라. 더 배운 인간 같았으면 전쟁과 평화 중 다 사용하려고 하지 평화만 주장할 수 있었겠냐. 글고 니돌 마 천재 흉내는 내는 것이 아니다. 아무리 천재라도 모지란 듯 해야 살아남는 것이다. 천재와 이슬이 맞나면 결국 조조한테 천상의 말을 까린 후 10걸음 안에 죽었다던 순 누군가 꼴 난다.

  • 아저씨

    ㅎㅎㅎㅎㅎㅎ김태년 표정 좀 봐라. 머리 아파 죽겠단다.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ㅎㅎㅎㅎㅎㅎ최재성 성깔이 나와야 세상이 볼만 할텐데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 문경락

    소식 감사드리며 늘 건강하시길.....

  • 사상가

    사측 집회에 서지도 못하는 것들이 말은 많어.

    인간이면 사측 집회에 서기가 쉽지 않지.
    내가 노측 집회 설 테니까 니들은 사측 집회에 서볼래. 한번 얼굴이라도 보자. 니들은 창피해서 절대 못설 것이다.
    ㅎㅎㅎ배운 척 하느라고 출세나 할 수 있가니ㅎㅎㅎ

  • 아저씨

    고문관은 원래 반 실성한 놈이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