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장관 집 앞 ‘면담요청서’ 불태우며 항의

[3신] 복지부 장관 집 앞까지 행진 “송국현 죽음에 사과하라”

[3신] 복지부 장관 집 앞 ‘면담요청서’ 불태우며 항의
복지부 장관 집 앞까지 행진 “송국현 죽음에 사과하라”

집회 참가자들은 경찰의 봉쇄로 서울고속버스터미널 앞에서 1시간여 동안 고립되어 있었으나, 늦은 4시경부터 도로 행진을 시작했다. 그러나 행진을 하는 과정에서도 곳곳에서 경찰과 크고 작은 충돌을 빚었다.



420공투단은 故 송국현 씨의 죽음에 대한 사과를 요구하기 위해 반포동에 위치한 문형표 복지부 장관의 집 앞까지 행진했다. 그러나 이번에도 어김없이 경찰은 문 장관의 자택이 있는 아파트 입구를 경찰병력으로 원천봉쇄해 집회 참가자들과 충돌을 빚었다.

참가자들은 “개인 자격으로 송국현의 죽음에 대한 사과를 받으러 가겠다는데 왜 막느냐”, “시민의 자유로운 통행까지 제한하는 이유가 뭐냐"라면서 경찰의 봉쇄에 항의했지만, 경찰은 끝내 봉쇄를 풀지 않았다. 또한 경찰이 장애인 활동가를 강제로 들어 옮기는 과정에서 전동휠체어 여러 대가 파손되기도 했다.

일부 비장애인 활동가들이 경찰의 저지를 뚫고 문형표 복지부 장관의 자택 입구까지 진입하기도 했지만, 그곳에도 다수의 경찰병력이 배치돼 진입을 저지하고 있었다. 이들 활동가는 “복지부 장관은 나와서 사과하라”, “장애등급제 폐지하라”라고 구호를 외치며 항의했으나, 경찰에 막혔다.



이에 참가자들은 늦은 6시 30분경부터 문 장관 자택 아파트 단지 입구에서 마무리 집회를 열었다.

문형표 장관은 이날 의료지원 상황을 점검하기 위해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진도를 방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전장연 박경석 상임공동대표는 “단 한 사람의 장애인이 불타 죽는 상황도 막지 못하면서 무슨 의료지원을 하겠다는 거냐”라면서 “문형표 장관은 희생자 가족들에게 불편만 끼치지 말고 돌아오는 편이 나을 것”이라고 일갈했다.

이어 박 상임공동대표는 “행진을 하는 과정에서 어떤 분들이 ‘지금 시국이 어느 때인데 국가적인 추모 분위기에 함께하지는 못할망정 시위를 하고 있냐’라고 말씀하시더라”라면서 “그런 국가가 지금 세월호의 아이들을 구출하는 일에도, 장애인이 불타 죽는 어이없는 상황에도 아무런 대책을 내놓고 있지 못하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빈곤사회연대 김윤영 사무국장은 “이제 광화문 농성장에는 영정을 놓을 자리가 없을 정도로 복지 사각지대에 내몰려 죽어 나가는 사람들이 넘쳐나고 있다”라면서 “이런 대한민국에서 어떻게 제정신을 차리고 살 수 있겠냐”라고 절규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각자 복지부 장관에게 보낼 ‘면담요청서’를 쓰고, 이것을 태우는 퍼포먼스를 하는 것으로 이날 투쟁을 마무리했다.

박경석 상임공동대표는 면담요청서를 태우면서 “송국현이 이 불길 속에 타 죽었다. 송국현은 활동보조를 원했고 시설에서가 아니라 지역사회에 나와서 살고 싶어 했지만, 복지부 장관이 장애등급제를 폐지하지 않아 ‘장애 3급’인 그에게는 서비스가 제공되지 않았다. 그래서 이 불길에 타 죽었다. 복지부 장관이 당장 나와 사과하고 장애등급제를 폐지해야 한다”라고 외쳤다.

참가자들은 저녁 7시경 장애인차별철폐투쟁가를 부르며 이날 열린 장애등급제 희생자 故 송국현 동지 추모 및 420장애인차별철폐 투쟁결의대회를 마무리했다.

한편, 이날 장애인들의 ‘희망고속버스 타기 투쟁’ 과정에서 경찰이 최루액을 중증장애인들에게 무차별적으로 난사한 사실이 알려지자 네티즌들은 “장애인들에게 경찰이 최루액을 발사하는 나라 대한민국은 사람 살 곳이 못 되는 아비규환의 생지옥이 되고 있다”, “미리 끊어놓은 고속버스표로 고속버스에 승차하려 하자 경찰은 이를 시위로 간주하고 최루액을 뿌리며 제지했다. 대한민국이 미쳤다”라며 경찰의 과잉 진압을 비판하기도 했다.




[2신] “버스 타고싶다”는 요구에 경찰, ‘최루액’ 난사
‘장애인도 고속버스 타고 싶다’ 경찰은 최루액과 방패, 연행으로 응답



‘고속버스를 타고 싶다’는 장애인들의 요구에 경찰이 최루액과 방패로 막아섰다.

420공투단 500여 명은 미리 예매해놓은 버스표를 들고 20일 낮 12시 강남 경부선 고속터미널역 승차홈으로 향했다. 이들은 사전에 12시 20분부터 1시 40분까지 출발하는 20개의 버스에 총 200장의 좌석을 예매해놓은 상태였다.

그러나 이들이 승차홈에 들어서자마자 경찰은 방패로 막아서며 이들의 접근을 막았다.

420공투단은 “버스 타고 싶다. 장애인의 시외이동권을 보장하라.”라고 외치며 버스 탑승을 요구했으나 경찰은 5, 6개가량의 승차홈을 에워싼 채 이동을 막았다. 12시 15분경, 경찰은 이동권을 요구하는 장애인들을 향해 최루액을 난사하기 시작했다.

이에 대해 상상행동 장애와여성 마실 김광이 대표는 “경찰이 장애인 집회에서 최루액을 사용하는 것은 처음봤다”라며 “손발을 자유롭게 쓰지 못하는 장애인의 경우 최루액을 맞아도 스스로 자기 얼굴을 닦지도 못한다. 이는 장애를 더욱 가중시키는 행위로 굉장한 인권침해에 해당한다.”라고 분노했다.

실제 몇몇 중증장애인들은 최루액을 맞아도 얼굴을 닦지 못해 주변 활동가들의 도움을 받아야만 했다. 경찰은 이들이 터미널을 떠나는 2시까지 수차례 얼굴을 향해 직접적으로 장시간 최루액을 난사해 ‘의도적’이라는 강한 비난을 받았다.


420공투단은 “서초서장이 무슨 근거로 버스를 못 타게 하는지 밝혀라”라고 해명을 촉구했으나 경찰 측은 끝내 답하지 않았다.

전동휠체어를 이용하는 중증장애인 김대근 씨(40세, 뇌병변 1급)는 이날 직접 버스에 오르는 시연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휠체어를 탄 채 버스에 오를 수 없어 입구에서부터 휠체어와 분리된 채 버스에 올라야 했다. 하지만 남성 여러 명이 김 씨를 들고 가파른 고속버스 계단을 오르던 중 미끄러져 김 씨가 추락할 뻔한 위험한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김 씨가 버스에 오른 뒤 김 씨의 전동휠체어도 버스 내부에 실었으나 좁은 통로 탓에 휠체어는 버스 통로 입구에 불안정하게 세워놔야만 했다.

김 씨는 “이게 바로 중증장애인의 현실이구나 싶었다. 굉장히 답답하다.”라며 “저상버스는 타본 적 있으나 고속버스는 휠체어를 탄 채 이용할 수 없어 타본 적 없다. 타지역 이동할 땐 전부 기차를 이용한다.”라고 밝혔다.

2005년 제정된 ‘교통약자의 이동편의증진법’ 3조에는 ‘모든 교통수단, 여객시설 및 도로’를 장애인 등의 교통약자가 차별 없이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 고속버스 및 시외버스, 농어촌버스, 광역버스, 공항버스, 마을버스 등엔 휠체어 이용 장애인을 위한 편의시설이 마련되어 있지 않다. 시내버스에만 휠체어 이용 장애인이 휠체어를 탄 채 탑승할 수 있는 저상버스가 도입되어 있으나 이마저도 법정대수는 지켜지지 않고 있다.

경기장애인차별철폐연대 이도건 집행위원장은 “장애인은 저상버스 한 대 타기 위해 기본으로 한두 시간을 기다려야 한다. 그러나 설령 저상버스가 왔다고 해도 장애인을 태우지 않거나 기사분이 저상버스를 다룰 줄 몰라 타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라며 “설령 탔다고 해도 내릴 때 리프트가 작동하지 않아 추락사고 또한 난 적이 있다”라며 장애인의 처절한 이동현실에 대해 고발했다.

이 집행위원장은 “정부는 저상버스 도입에 돈 쓰고 있다고 생색내나 관리는 하지 않고 있다”라면서 “잦은 고장으로 인한 수리비, 보전비용 등은 민간에 알아서 하라고 한다. 정부는 이동약자를 위한 이동권 보장에 대한 의지가 전혀 없다.”라고 규탄했다.

이날 희망고속버스에는 20개의 버스에 420공투단의 10대 요구안을 구체화한 20개의 희망을 한 개씩 담을 예정이었다,

420공투단은 올해 △장애등급제 폐지 △부양의무제 폐지 △활동지원 24시간 보장 △발달장애인법 제정 △수화언어법 제정 △탈시설 권리 쟁취 △장애인이동권 쟁취 △장애인노동권 쟁취 △장애인교육권 쟁취 △장애인정보문화권을 위한 법 개정 등 10대 요구안을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은 결국 준비되지 않은 편의시설과 경찰의 무리한 저지로 버스를 타지 못했다. 이어 420공투단은 고 송국현 씨 죽음에 대한 사과를 요구하러 반포동에 있는 복지부 문형표 장관 집으로 2시경 향했다.

하지만 경찰은 터미널 앞 건널목에서부터 이들의 이동을 막기 시작하면서 또다시 충돌을 빚었다.

이 과정에서 형제복지원 피해생존자 한종선 씨가 경찰 방패에 찍혀 출혈이 있고 허리가 꺾이는 등 중상을 입어 119에 실려갔으며 그 외 다수의 부상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또한 경찰은 취재 중이던 기자를 사지를 들어 끌고 가는 등 기자들의 취재를 의도적으로 방해하기도 했으며 420공투단의 방송차를 견인하기 위해 견인차량을 동원해 참가자들이 이를 온몸으로 막았다.

현재(6시 기준) 420공투단 참가자는 반포동에 있는 복지부 장관 집 앞에서 경찰과 대치 중이다.

연행자는 ‘버스타기’ 투쟁 중 경찰의 무리한 저지에 항의하던 대학생 참가자를 비롯해 총 세 명으로 알려졌다.





[1신] 420 장애인차별철폐의 날, "죽음의 사회 바꾸자"
20일 서울고속터미널서 420장애인차별철폐투쟁대회 진행
10대 요구, 복지부 장관 사과 촉구


지난 17일 세상을 떠난 송국현(53, 중복장애 3급) 씨와 같이 수많은 이들을 죽음으로 내모는 사회를 바꾸고자, 수많은 이들이 올해로 13회를 맞이한 장애인차별철폐의날을 맞아 투쟁을 선포했다.

장애등급제 희생자 故 송국현 동지 추모 및 420장애인차별철폐 투쟁결의대회가 20일 이른 10시 서울 강남고속버스터미널 광장에서 420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단(아래 420공투단) 등 3개 단체 주최로 열렸다.

이날 420공투단 등은 송 씨를 비롯해 무고하게 죽어간 세월호 희생자를 추모하면서,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가 죽음으로 내몰리지 않도록 10대 요구안을 내걸며 투쟁을 선포했다.


10대 요구안은 구체적으로 △장애등급제 폐지, 장애인권리보장법 제정 △부양의무제 폐지, 국민기초생활 보장법(아래 기초법) 개악 저지 △활동지원 24시간 보장 △발달장애인법 제정 △수화언어법 제정 △탈시설 권리 쟁취 △이동권 쟁취 △노동권 쟁취 △교육권 쟁취 △장애인 정보, 문화권 보장을 위한 법 제정 등이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박경석 상임공동대표는 “헌법에서는 법 앞에 평등을 이야기하고 또 모든 영역에서 차별받지 않을 권리를 이야기한다”라며 “그러나 장애인들은 모든 삶의 영역에서 차별받고 무시당하며, 시설에 박혀 삶을 낭비하고 있는 게 지금 이 땅에서 벌어지고 있는 작태”라고 지적했다.

박 상임공동대표는 “여기에 그 헌법 조항을 지키고자 여러분들이 모여있다”라며 “오히려 법과 질서를 무시하는 정부와 우리의 정당한 요구를 폭력으로 진압하려는 공권력에 맞서 함께 싸우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노총 유기수 사무총장은 “전에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 동지들이 부당한 정리해고에 맞서 ‘함께 살자’라고 했다. 우리는 오늘 함께 살기 위해 여기 모였다.”라며 “죽지 않아도 될 사람들을 이 사회가 죽음으로 내몰고 있는데, 장애인, 노동자, 농민들이 각각 투쟁해서는 세상을 바꿀 수 없다. 함께 차별 없는 세상 향해 투쟁했으면 한다.”라고 호소했다.

민들레장애인야학 박길연 교장은 “정부는 (복지 서비스) 문을 두드리지 못해 서비스를 받지 못한다는데, 정작 문을 두드려도 아무 지원도 하지 않고 있다”라며 “인천에 사는 어떤 동지도 장애 등급이 떨어져 주민센터, 계양구청, 인천시청, 국민연금공단 문을 계속 두드렸지만, 장애 등급이 낮다는 이유로 아무 서비스도 받지 못했다”라고 꼬집었다.

박 교장은 “송국현 씨가 돌아가고 우리가 분노에 차서 찾아가니 그제야 바로 달려왔다. 언제나 사고가 생겨야만, 우리가 목소리를 내야만 움직이다가, 시간이 지나면 또 언제 그랬냐는 식이다.”라며 “이제는 장애등급제가 사람을 죽음으로 내모는 일은 없어야 한다”라고 단언했다.

빈곤사회연대 강동진 집행위원장은 “박근혜 대통령이 불필요한 규제 철폐를 이야기하며 ‘암 덩어리를 제거해야 한다’라고 하는데, 정작 건강에 필요한 살점만 도려내는 것 같다”라며 “부양의무제는 가난한 사람이 최저생계비 아래에서 살아가는데도 기초생활을 누리지 못하게 하는 암 덩어리다. 100만 명 이상이 이로 인해 수급자가 되지 못해 죽어가는데, 정부는 고작 부양의무자 기준을 완화한다며 암 덩어리를 그대로 남기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강 집행위원장은 “정부에서 기초법 개정안을 논의하고 있지만, 최저생계비를 없애고 장관 마음대로 급여를 결정하는 개악안이자 급여를 쪼개 (수급자) 삶을 조각내는 개악안에 불과하다”라며 “국회에서는 기초법 개악안 논의를 중단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한국뇌병변장애인인권협회 박홍구 부회장은 “장애인들은 거주시설에서 나오고 싶어도 나올 수 없다. 지역사회에 나오려면 활동보조, 집, 소득이 있어야 하지만 우리나라에는 이런 게 거의 없다.”라며 “탈시설, 자립생활을 선언만 하지 말았으면 한다. 시설을 짓고 운영하는데 비용을 들이지 않고 그 돈으로 활동보조, 장애인 연금을 지원했다면 송국현 동지와 같은 죽음은 없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경기장애인차별철폐연대 이도건 집행위원장은 “10년 전에 교통약자 이동편의증진법이 만들어졌다. 하지만 말뿐인 법 속에서 장애인들은 절망하고 있다”라며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법으로 저상버스 도입해야 한다고 하지만, 10년이 지난 지금 전국 저상버스 대체율은 20%에 불과하다”라고 꼬집었다.

이 집행위원장은 “언제까지 보고 있을 수는 없다. 장애인도 이동권을 함께 누리도록 해야 한다.”라며 “우리는 절망의 시대를 접기 위해 희망 고속버스를 타자. 그래서 내일이건 다음달이건 함께 이동하고, 웃고, 행복할 수 있는 공동체를 만들자.”라고 호소했다.

이날 결의대회 중에 장애인노래패 시선, 노동가수 이혜규 씨 공연이 진행되기도 했다.

이어 420공투단 등은 투쟁결의서에서 △보건복지부 문형표 장관이 故 송국현 씨 죽음을 공식 사죄하고 대책 마련 촉구 △10대 요구안 쟁취 △장애인, 사회적 약자에 대한 차별없는 평등세상 만들기 위한 강력한 민중연대 등을 결의한다고 밝히며 결의대회를 마쳤다.

한편 이날 결의대회는 민주노총, 빈곤사회연대 등 수많은 빈민·노동·시민사회단체 등이 함께 한 가운데 500여 명이 참여했다.

420공투단 등은 결의대회에 이어 낮 12시 고속버스터미널 각 승차장에서 ‘장애인차별철폐 희망고속버스타기’를 진행한 뒤, 보건복지부 문형표 장관 집까지 행진해 늦은 4시 보건복지부 문형표 장관 사과촉구대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태그

장애인 , 420 , 장애차별대회

로그인하시면 태그를 입력하실 수 있습니다.
비마이너 편집실의 다른 기사
관련기사
  • 관련기사가 없습니다.
많이본기사

의견 쓰기

덧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