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생존자 학부모 호소 “정부, 언론은 무엇을 하고 있나”

“경찰 저지로 실종자 가족도 섬에 갇혀...정부는 신속한 구조작업 나서야”

세월호 침몰 당시 구조된 안산 단원고 생존자의 학부모들이 대국민 호소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초동 대응 미흡과 늑장 대응으로 사태를 키운 정부를 규탄하고 신속한 구조작업을 촉구하고 나섰다. 아울러 언론의 편파 보도와 취재 경쟁으로 생존 학생들이 피해를 입고 있다며 언론의 취재경쟁 자제를 당부했다.

안산 단원고 생존자 학부모 10여 명은 22일 오전 10시, 경기도 안산교육지원청 정문 앞에서 대국민 호소문을 발표하고 “세월호가 침몰한 지, 실종자들이 바다에 갇힌 지 엿새가 지났다. 구조작업은 더디고, 지켜보는 부모의 가슴은 타들어간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서 경찰이 실종자 가족들의 청와대행을 가로막아 실종자 가족들 또한 섬에 갇힌 신세가 됐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학부모들은 “진도의 실종자 학부모들은 대통령을 만나고자 했다. 청와대로 가려고 했다. 그러나 경찰들에 저지당했다”며 “그들 또한 섬에 갇혀 있는 신세가 되고 말았다. 살아남은 아이들의 학부모로서 마음이 무겁다”고 전했다.

정부의 미흡한 초기대응과 부실한 재난관리시스템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높았다. 학부모들은 “지금 정부는 무엇을 하고 있나. 초기대응만 제대로 했어도 이렇게 큰 피해는 없었을 것”이라며 “재난관리 시스템이 이렇게 허술할 수 있나. 지금이라도 당장 민관의 역량을 총동원해 구조작업을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서 “정부는 모든 것을 총동원해 신속한 구조작업을 진행해 달라. 정부의 늑장대응에 대해 온 국민이 규탄하고 있다. 정확한 진상규명은 그 다음에 이루어져야 한다”고 호소했다.

언론의 편파보도와 속보경쟁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높았다. 학부모들은 “지금 언론은 무엇을 하고 있나. 그저 속보경쟁에 열 올리며 오보를 내기 일쑤이고, 살아남은 이들에 대한 과도한 취재 경쟁으로 아이들의 상처를 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언론은 이슈가 아닌 진실을 보도해 달라. 진도의 학부모들은 언론과 현실이 너무나 다르다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며 “그리고 살아남은 이들에 대한 취재경쟁을 멈춰주시길 바란다. 아이들은 창문을 바라보다 물이 들어올까 덜컥 겁이 난다고 한다. 지금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절대 안정”이라고 거듭 호소했다.

아울러 이들은 “살아남은 아이들마저 죄인이 된 심정”이라며 “생존 아이들에 대한 지속적인 보살핌을 위해서도 정부와 모든 각계각층, 전 시민사회가 애써주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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