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당 28일 당대회, 결집 도화선 될까 파국의 폭탄 터질까

공공운수 노동자 진보결집 예비 당원 선언 등 압박

지난 6월 4일 정의당, 노동당, 국민모임, 노동정치연대 통합 선언 이후 4개 조직 통합의 첫 번째 고비가 다가오고 있다. 4 조직 통합을 제대로 마무리하기 위해선 원외 진보정당의 큰 축을 맡은 노동당 결합이 절실한 상황이지만 당내 반발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오는 28일로 예정된 노동당 정기 당대회는 4개 조직의 진보결집 추진 문제를 놓고 찬성과 반대쪽 대의원들이 치열한 논쟁과 정면충돌을 예고하고 있다.

나경채 노동당 대표를 비롯한 당내 진보정치세력 결집을 추진하는 쪽에선 이날 당대회에 진보결집 추진을 위한 당원 총투표 안건을 부의하며 본격적인 드라이브를 걸었다. 나 대표가 부의한 총투표 관련 안건은 “4자 대표가 6월 4일 합의한 공동선언에 기초해 새로운 대중적 진보정당 건설을 추진한다”는 내용을 놓고 찬반을 묻는 방식이다. 당내 진보결집 추진 사업을 사사건건 반대하는 움직임이 있어서 통합 추진 여부를 당원들에게 묻겠다는 것이다.

반면 진보세력 결집에 반대하는 당내 의견 그룹들은 나 대표가 부의한 총투표 안건 통과를 막을 의사를 분명히 밝히고 있다. 노동당 내 의견 그룹인 ‘당의 미래’ 소속 윤현식 당원은 22일 당 홈페이지 게시판에 “진보결집에 관한 ‘논의를 할까요, 말까요?’는 총투표의 주제가 될 수 없다”며 “’000과 통합을 할까요, 말까요?‘라고 당원에게 묻는 총투표가 돼야 당원의 최종적 결정을 확인할 수 있다”고 ’당의 미래’ 결정 사항을 전했다.

윤현식 당원은 진보결집 추진 그룹의 행보가 이미 진보결집 4조직 대표자 선언을 통해 기정사실로 하고 민주노총 지도부 방문 등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추진 여부를 묻는 것은 다른 의도가 있다고 봤다.

윤 당원은 <참세상>과 통화에서 “이미 진보결집 쪽은 자기들끼리 협상을 하고 있고, 협상 결과가 4일 4자 연대 선언으로 나온 것이다. 또 공공운수노조 등에서 새로운 통합 정당 입당 선언을 계속 받고 있다”며 “대외적으로 진보결집을 하기로 했다는 프레임을 만들고 있는 상황에서 그 프레임을 당내로 들여와 기정사실화를 압박하는 과정인데, 새삼스레 진보결집 협상을 시작할 거냐 말 거냐를 묻는 건 기만”이라고 지적했다. 윤 당원은 “당원 총의를 묻는다고 하면서 그 총의가 아무 효력이 없다”며 “총투표 50% 이상 찬성이 나오면 (합당 여부를 결정하는) 당대회에서 ‘당원이 절반 넘게 찬성하는데 대의원들이 반대하느냐’는 압박 수단 정도의 목적의식으로 절차, 효력 규정 없이 자의적으로 판단해 총투표를 부의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윤현식 당원이 속한 ‘당의 미래’ 그룹은 당원 총투표 안건을 부결시킬 계획임을 분명히 했다.

당내 또 다른 그룹인 ‘신좌파 당원회의’도 이번 총투표 안건 반대를 분명히 했다. ‘신좌파 당원회의’ 나도원 당원은 지난 22일 당대회 쟁점 토론회에서 “당원 총투표는 당원 뜻을 묻는다는 명분으로 의결기구 압박 수단이 될 소지가 있고, (통합) 대상이 (총투표 안건에) 나열됐는데 대상자에 대한 합의가 없어 무책임한 안건”이라며 “총투표 부의 안건이 올라가면 하반기 내내 극한 대립과 혼란이 계속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나도원 당원은 “총투표를 하면 질 것 같아서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 잘못된 싸움을 걸어올 때 이길 수 있다고 해서 무조건 싸울 수는 없기 때문”이라며 “당원 의사를 묻는다는 것을 가장해 당내 혼란을 가져온 진보결집 사업에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한 거라 납득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반면 진보결집 전국 당원모임 대표인 김종철 당원은 “당원들은 당의 존재감이 사라지면서 당의 유의미성을 찾지 못해 탈당을 하거나 당비를 조용히 끊고 있다. 존재감의 위기가 토대의 위기, 당의 위기로 전화했다”며 “이 과정의 가속화를 막기 위해선 전체적인 당원의 의지를 한번은 확인해야 한다. 총투표가 꼼수니까 안되고, 명분이 없으니까 해야 하고, 이런 게 아니라 당원의 총체적인 위기라는 점을 깊이 공감했으면 한다”고 총투표 안건 가결을 당부했다.

‘당의 미래’와 ‘신좌파 당원회의’가 총투표 안건을 부결시킬 뜻을 분명히 하면서 6.28 당대회는 한치 앞을 보기 어려워 졌다. 총투표 부의 안건에 대한 해석에 따라 통과 기준을 놓고 대의원 과반 찬성이냐 2/3 찬성이냐부터 대립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현재로썬 대의원 성향 가늠이 어려워 어느 쪽도 결과를 장담하기 어렵다. 그러다 보니 더욱 강하게 밀어붙이고 끝까지 막아내려는 판으로 움직이고 있다.

여기에 진보결집 추진 그룹은 당 안팎에서 총투표 성사를 압박해 가는 형국이다. 우선 4조직 공동대표는 노동현장을 찾아가 진보결집 선언 운동을 진행하며 공중전을 벌이고 있다. 24일엔 142명의 교수와 연구자들이 진보결집 추진을 지지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같은 날 공공부문 노조 대표자 61명도 보도자료를 내고 “진보결집을 통한 새 정당을 창당하면 입당하겠다”며 ‘진보결집 새 정당 예비 입당’을 선언했다. 당내 ‘진보결집 전국 당원모임’도 홈페이지에 릴레이 기고와 지역별 당원선언으로 분위기를 끌어가고 있다.

한 당원은 이런 흐름을 두고 당 홈페이지에 “이렇게 안과 바깥에서 노동당을 포위-고립시키듯 하면 잘될 것으로 보이느냐”며 “당원 총투표 안건이 가결되든 부결되든 모두 다 파국의 폭탄에 불이 붙을 것 같아 걱정이다. 차근차근 시간이 걸려도 상처를 남기지 않고 온전하게 성사할 수 있는 지도력을 발휘해 달라”고 총투표 안건 철회를 요청했다.

노동당 운명의 전초전이 될 28일 당대회는 오후 2시 서울시 강서구민회관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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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목록
  • 행인

    본문에서 4자 공동선언이 발표된 날짜는 4월 4일이 아니라 6월 4일입니다.

  • 노동당은왜스탈린주의인가

    종파적이고 이질적이고 고립자초 추구해온 현노동당은 이미 대중사회 알고있는 사실이다 게다가 '기본소득 주장하는 사회당류(꼴수PD)까지 시골가 농사짓고 사는게 딱맞는 스타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