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구치소에서 난민여성들 강제로 자궁절제 당해

간호사가 내부고발…CNN, “전국적인 소문과 유사”

미국의 한 구치소에서 난민 여성 수감인들이 강제로 자궁절제술을 받은 사실이 폭로됐다.

미국 언론 CNN 15일(현지 시각) 보도에 따르면, 미국 조지아주 이민세관단속국(ICE) 교도소에서 일했던 한 간호사가 어윈카운티구치소에서 수감인의 동의 없이 자궁절제술을 하고 있다고 폭로했다. 고소장에는 산부인과 의사 이름, 강제로 시술을 받은 여성의 수, 발생 시기 등이 기록됐으나 공개되지는 않았다. 조지아주에 위치한 어윈카운티구치소는 ICE와 계약을 맺고 있는 민간 영리구금시설이다.

이 사건을 폭로한 내부고발자인 던 우텐 간호사는 “여성 난민 수감자들이 높은 비율로 자궁절제술을 받고 있다”며 “그(의사)가 본 모두가 자궁절제술을 받았다. 일부 여성이 자궁절제술을 요구한 것은 사실이지만 모두가 자궁에 문제를 가지고 있었던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또 “심지어 왼쪽 난소에 낭종이 있던 여성에게는 오른쪽 난소를 제거해 다시 왼쪽에 있는 난소를 제거하는 수술을 받아야 했다”고 덧붙였다.

[출처: Southern Povetry Law Center]

그는 이어 “그(한 여성 난민)는 아이를 원했지만 이제 집으로 돌아가 남편에게 아이를 낳을 수 없다고 말해야 한다”며 원치 않는 자궁절제술을 받은 한 여성 난민의 사례를 전했다. 또 “그(같은 여성 난민)는 마취에서 깨어나며 의사가 간호사에게 난소를 잘못 가져갔다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고 말했다”고도 밝혔다.

우텐은 내부고발자들을 지원하는 기관인 ‘정부책임프로젝트’와 인도주의 단체 ‘프로젝트 사우스’로부터 지원을 받고 있다. 현지 인권단체인 조지아 구금감시단, 조지아 라틴인권동맹, 사우스조지아이민지원네트워크도 이 사건에 연대하고 있다.

CNN 보도에 따르면, 한 여성 난민은 ‘프로젝트 사우스’에 2019년 10월에서 12월 사이 어윈카운티구치소에서 자궁절제 수술을 받은 5명의 여성과 대화를 나눴다며 “내가 모든 여성들을 만났을 때 그들은 수술을 받은 뒤여서 이곳이 실험이 수행되는 강제수용소인 줄 알았다. 그들은 우리 몸으로 실험을 하는 것 같았다”라고 밝혔다.

사우스조지아 이민지원네트워크의 공동의장인 리앤 컬브레쉬는 “놀라운 빈도로 산부인과 수술을 받은 여성들에 대해 듣게 된다”고 밝혔다.

던 우텐 간호사는 또 이 시설이 코로나19를 방치하고 증상이 있는 수감자에 대한 검사를 거부했고 과소평가했다고 말했다.

CNN은 이 사건을 보도하며 “법원 문서, 변호사 및 기타 내부고발자에 따르면, 우텐이 제기한 의혹은 ICE 시설에 수용된 난민들로부터 전국적으로 떠도는 소문과 유사하다”고 지적했다.

사건이 폭로된 후 미국 정계에선 예고된 문제였다는 반응이 나왔다.

베니 톰슨 미 연방하원 국토안보위원회 위원장은 “이 내부고발자가 고발한 의혹은 민간이 운영하는 ICE 시설이 안전하지 않은 상태로 운영돼온 패턴과 감독 부족의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고 밝혔다. 톰슨 위원장은 ICE 계약 시설의 상태를 조사하고 있다.

낸시 펠로시 연방하원의장은 국토안보부 감사관에게 우텐이 제기한 혐의를 조사할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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