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국가(IS), 미제국이 낳은 성전주의자

[해외] 미국이 초래한 이슬람 근본주의, 유럽의 파시즘과 같은 현대의 현상

[편집자 주]미국이 이라크 내전에 대한 군사 개입을 확대하면서 이의 악영향에 대한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영국과 프랑스는 쿠르드군에 무기를 공급하는 한편, 독일 또한 무기 지원을 금지했던 전후 시대의 전통을 깨고 이라크에 무기를 지원할 계획이다. 그러나 이러한 서구의 이라크 내전 개입은 11년 전 이라크 침공과 점령에 이어 이라크의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로어매그>의 제롬 로스는 이슬람국가의 부상이 서구가 야기한 단적인 사례라고 경고한다.


[출처: 로어매그]

근본주의의 부상은 미국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 오늘날의 현상이다. 이슬람국가도 예외는 아니다.

이슬람국가(IS, 이전 ISIS 혹은 ISIL로서 알려진)의 지하드(성전) 무장세력이 이교도를 무참히 참수하고 수많은 이들을 피난길로 내몰면서 시리아와 이라크를 휩쓸 때, 서구의 많은 이들은 여전히 너무 열성이어서 수니파와 시아파 사이의 종파주의 싸움 그리고 이슬람과 타 종교, 이슬람과 무신론자 또는 이슬람과 현대 세계의 문명들 사이에서의 더욱 넓은 충돌을 해소하지 못하고 있다.

서구 고유의 관행과 이데올로기를 제쳐 놓고 보면, 이슬람국가는 무지한 과거 종교로부터 유래된 일종의 야만적인 유물이 아니다. 중동에서 계속되는 전쟁도 이분법식 이야기 전개로 지나치게 단순화하여 축소될 수 없다. 유럽의 파시즘처럼, 이슬람의 근본주의는 확실히 현대적 현상이다. 그리고 현대 역사를 들여다보건 아니건 우리는 서구 권력이 항상 이의 부상에 주요 역할을 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이슬람국가도 예외는 아니다.

이슬람국가 지하디스트(성전주의자)와 이의 선행 그룹은 애초 미국 주도의 이라크 침략과 점령 아래에서 태어났다. 미국이 2003년 사담 후세인을 쓰러뜨렸을 때, 그들은 사담의 바트당 동맹이 꾸린 국가기구를 축출했을 뿐 아니라 사담이 속한 소수의 수니파 전체의 기구도 제거했다. 가장 극적으로는, 주류였던 수니파 군이 해체되면서 수만 명의 젊은 전투군은 급료도 받지 못한 채 그리고 미국이 후원하는 시아파의 새 정치 기구에 대해서는 어떠한 의미있는 영향력도 얻지 못한 채 좌절해갔다.

종파주의 갈등, 국가 해체의 원인이 아니라 결과

과거 많은 이들에게는 이미 명백했듯, 미국은 이라크에 재앙적인 반발의 토대를 만들어놓았다. 사담의 전 수니파 군인 다수는 결국 미국 점령에 맞선 성전주의의 반란에 가담했고 이 때문에 이전에는 어떠한 실질적인 영향력도 없던 알 카에다는 이라크에 진입할 수 있게 됐었다. 잇따른 유혈의 종파주의적 갈등은, 수십만 명의 이라크인을 살해하며 극단주의의 토대는 굳어져 갔다. 그러나 이는 점령군 손에 있던 이라크 국가 해체의 원인이 아니라 점령이 낳은 국가 해체의 결과였다.

사실, 미국의 이라크 점령과 이슬람 근본주의의 부상은 직접적으로 관련돼 있다. 지난주, <뉴욕타임스>는 이슬람 성직자이자 이슬람국가의 무자비한 지도자인 아부 바크르 알 바그다디에 대한 대단히 흥미로운 배경 기사를 실었었다. 이 언론은 “바그다디의 부상은 언제나 미국의 이라크 개입 속에서 형성됐다. 그의 싸움을 부채질한 또는 그의 활동을 초래한 대부분의 정치적 변화는 일부 미국의 조처로부터 직접 탄생했다”고 지적한다.

미군이 2004년 초 팔루자에서 처음으로 바그다디를 잡아 가뒀을 때, 그는 ‘거리 깡패’ 이상은 아닌 것으로 간주됐다. 하지만 이라크 정보기관과 관련된 바그다디의 배경을 연구했던 이라크 학자 히샴 알 하시미니에 따르면, 그는 미국 구금시설에서의 5년 동안의 징역 기간 근본주의적으로 변신했다. 타임지의 한 필자는 “그의 극단주의적 이데올로기는 미국 점령의 도가니 속에서 형성됐고 정제됐다”고 기록한다.

이후 몇 년 동안, 바그다디는, 근본 이슬람주의자로서의 자격이 부족한 데도 이라크 알 카에다 기관의 핵심 동맹(초기 ISIS)으로 역할했던 사담 바트당의 전 조직원과 함께 한다. 그리고 이들은 지하디스트의 고유 군대, 고유의 세금 기반(또는 강탈), 시리아에서 억류해 관리하는 산유지에서의 수입, 그리고 그들의 통제 아래 늘어가는 (지역 교통과 종교 교육과 같은) 고유의 공공서비스를 충분히 확보한 반란운동 그리고 준 국가로서 자리 잡았다.

세계는 이슬람국가가 비약적으로 전진하고 지난 6월에는 이라크 서부에서 잔혹한 캠페인에 나선 데 병적인 흥미를 보이고 있지만, 이 지하디스트 그룹은 시리아에서 전략적 요충지를 확보하고, 자유시리아군을 뿌리 뽑으며, 쿠르드 저항을 포위하고 자급하는 준 국가로서의 자신을 공고히 하기 위한 다양한 추가 수입원을 확보하면서 전열을 가다듬고 있었다.

한편, ISIS는 반 시아파라는 증명서를 휘두르면서, 이 지역 미국의 주요 동맹 중의 하나인 사우디아라비아로부터 막대한 재정을 지원받았다. 카타르, 쿠웨이트와 아랍에미리트와 같은 다른 걸프국들도 시리아에서의 알 카에다 제휴세력이자 ISIS 다음으로 가장 큰 파벌인 알 누스라를 포함해 시리아의 다양한 극단주의 그룹을 직간접적으로 후원했다. 카타르 고위 당국자는 “ISIS는 사우디의 프로젝트였다”고 밝힌다. 오랫동안 중동 특파원으로 활동했던 패트릭 콕번은 “사우디아라비아는 프랑켄슈타인이라는 괴물을 창조했으며 이 나라는 이제 이에 대한 통제력을 빠르게 잃고 있다”고 지적한다.

무자헤딘, 알 카에다 이제는 이슬람국가

미국은 역사적으로 극단주의 그룹을 지원해왔다. 가장 현저하게는 아프가니스탄 공산주의에 맞선 투쟁을 위해 무자헤딘을 후원했으며 이는 탈레반과 알 카에다가 부상하는 데에도 영향을 미쳤다. 작금의 시기에, 미국이 ISIS의 부상에 직접 개입돼 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사실, 이는 공화당 존 매케인 상원 의원을 포함한 미국의 주요 의원이 시리아 야당을 지원하고 아사드를 축출하기 위해 그들의 동맹을 적극적으로 압박하면서 시작됐다. 매케인은 2014년 2월 “사우디인들과 반다르 왕자에게 그리고 우리의 카타르 친구에게 감사하다”고 밝힌 바 있다(사우디 반다르 왕자는 ISIS의 주요 후원인으로 추정되고 있다).

동시에, 미국의 또 다른 주요 동맹인 터키(나토 가입국)는 ISIS를 위한 중대한 허브로 자리잡고 있다. 터키는 자신의 영토로 물러나려는 시리아 반군을 허용하고 시리아의 동지와 합류하려는, 유럽, 오스트레일리아와 미국 출신의 소외된 젊은 무슬림 서방 지하디스트들을 수용하기 위해 500마일에 걸친 국경을 의도적으로 개방했다. 에르도안 터키 총리가 총애하는 터키 정보기관 수장 하칸 피단이 ISIS를 은밀히 지원했다는 소문도 있다.

ISIS는 걸프의 자금 지원과 외국 전투원의 유입으로 대단히 강화됐다. 이들에게 터키는 매우 중요한 후방기지를 제공했고, 오바마 행정부는 시리아인들의 저항을 적극적으로 지원하지 않으면서 이들은 온건한 야당을 빠르게 파괴하고 퇴색시켰다. ISIS는 이라크에서 심각한 저항에 부딪히지 않고 티크리트로 바로 행진하기에 충분히 강하다고 여겨질 때까지 시리아 주요 반란 그룹으로 견고하게 성장했고 시리아 혁명의 마지막 근거지를 잠식했다.

이제, 가장 아이러니한 것 중의 하나는, 미국이 자신의 탱크와 포병, 장갑차로 공격한 본래의 침공 11년 후 이라크로 되돌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무기는 8년 동안의 점령 기간 이라크군에게 제공했던 것들이나 이슬람국가가 이라크 서부로 진군하면서 간단하게 취한 바 있다. 이렇게 다시 한 번, 미국과 그의 동맹은 그들이 더는 통제할 수 없는 괴물을 만들고 있다. 다시 한 번, 그들은 이를 근절하기 위한 전쟁에 나서고 있다. 그리고 다시 한 번, 그들은 아마도 이 과정에서 보다 더 큰 혼란을 야기할 것이다.


[원문]http://roarmag.org/2014/08/islamic-state-invasion-iraq/
[원제]The Islamic State: a monster US empire created
[필자]제롬 로스(Jerome Roos, 로어매그 편집자)
[번역]정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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