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링 주빌리, 이번엔 등록금 빚 탕감...40억원 폐기

2,700명 빚 탕감....“집단적인 힘 행사 위해 채무자가 단결해야”

벨 골드만은 2012년 미국 에베레스트대 의료지원프로그램을 2달 반 만에 이수했다. 하지만 이 영리대학은 이 짧은 기간에도 그에게 무거운 빚을 남겼다. 그는 연방정부가 보증하는 기관에는 수천 달러, 사립은행에는 2천 달러의 빚을 졌다. 처음에는 에베레스트대학에서 전화가 오더니 그 다음에는 채권 추심원들이 여러 번 찾아와 그의 재산을 압류하겠다며 협박했다. 그러나 며칠 전 그는 은행에 진 빚이 폐지됐다는 연락을 받았다.

벨 골드만이 빚을 탕감 받게 된 것은 월가점거운동으로 시작된 ‘롤링 주빌리(Rolling Jubilee)’의 빚파업(Strike Debt) 운동의 일환으로 이뤄진 일이다.

[출처: 가디언 화면캡처]

<가디언>에 따르면, 롤링 주빌리는 17일(현지시각) 월가점거운동 3주년을 기념해 에베레스트대학으로부터 385만 달러(약 40억원)의 등록금 채권을 10만 달러(약 1억원)에 구입해 이를 폐기했다. 골드만뿐 아니라 2,700명의 등록금 채무 증서가 폐기됐다.

‘롤링 주빌리’라는 말은 애초 일정 기간마다 죄나 부채를 탕감해주는 기독교 전통인 ‘희년’에서 유래됐다. 그리고 이들의 ‘빚파업’ 프로젝트는 장기 채무자의 채권을 금융회사로부터 매입, 폐기해 채권 추심에 시달리는 채무자를 해방시키는 빚 탕감 운동이자 ‘탐욕’의 금융시장에 대한 시민교육운동으로 2012년 11월 중순 시작됐다. 활동가들은 미국 채권유통시장에서 수금원(debt collector)이 은행에 묶여 있는 개인 빚을 최대 100분의 1의 비율로 살 수 있다는 점을 활용해 이 같은 운동을 벌여 왔다. 롤링주빌리의 토마스 고케이는 “사실 채무의 가치는 훨씬 낮다. 1%는 세일가로 서로 빚을 판매한다. 당신은 실제로는 이 빚을 지지는 않은 셈”이라고 설명한다.

이제까지 롤링 주빌리는 주로 의료비로 빚을 진 채무자들의 약 1500만 달러 가치의 빚을 해결했다. 기금은 후원으로 모으고 있으며 액수는 현재까지 약 70만 달러에 달한다.

하지만 이 그룹 성원들에게 이 전술은 등록금 빚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아니다. 미국에서 등록금 빚은 올해 1조2000천억 달러(1천243조원)로 일부 개인이 탕감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이 때문에 롤링주빌리는 빚파업 프로젝트가 학생들에게 등록금 빚의 문제에 대한 의식을 확대하고 학생 채무자들을 정치화시키기 위한 활동으로 본다.

고케이는 “의회가 해결하도록 기다리기만 하면 해답은 없다”며 “우리 채무자들은 사회적 운동이 필요하며 집단적인 힘을 행사할 수 있도록 단결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롤링 주빌리에 따르면, 미국에서 등록금으로인해 빚을 진 사람의 수는 37만 명에 달한다. 이 가운데 10명 중 1명은 파산 상태다. 미국 정부가 소유한 등록금 빚은 8640억 달러며 민간이 소유한 빚은 1500억 달러다. 그리고 민간이 소유한 빚 중 7대 거대 은행이 소유한 등록금 빚의 비율은 87%에 달한다. 이외에도 미국 학생들의 평균 등록금 빚의 규모는 24,301달러(약 25백만원)로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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