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전쟁, 자본의 반격

[99%의 경제] 우크라이나, 기업하기 좋은 한국을 따라라?


전쟁의 원인에는 정치, 군사적 요인도 있지만 경제적 유인도 있기 때문에 전쟁으로 얻게 되는 경제적 이득과 목표를 전쟁의 동력으로 따지곤 한다. 이때 전쟁의 직접적인 경제적 이득은 다름 아닌 전쟁 당사국과 관련 국가의 군수업체가 얻게 된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군사적 침략이 시작된 이래로 레이시온(Raytheon), 보잉(Boeing), 록히드마틴(Lockheed Martin)과 같은 미국의 무기 및 탄약 생산업체의 이윤과 주가는 급상승했다. 전쟁은 모든 종류의 무기와 장비를 생산하는 기업에 가장 좋은 시기이며 특히 기존의 재래식 무기를 처분하고 새로운 값비싼 무기를 생산하는 데 적기이다.

군수업체들의 이윤 증대는 전쟁을 통한 무기 소비 증대와 관련 국가의 국방비 증가로 인한 것이다. 2022년 미국 국방예산은 7,780억 달러(약 1000조 원)이며, 내년에는 미국 역사상 가장 큰 국방 예산인 8,130억 달러가 계획돼 있다. 미국 군수업체들은 이 국방 예산의 절반을 얻게 된다. 유럽도 비슷한데 특히, 독일은 기존 군 장비를 현대화하고 새로운 군사 장비를 구매하는 데 사용될 1000억 유로(약 130조 원)의 군수 자금을 한 번에 증액했다.

또한 경제적으로 볼 때, 코로나19로 인한 공급망 교란과 함께 전쟁의 여파가 에너지, 식량의 글로벌 공급부족을 야기해 가격을 끌어올리면서 관련 기업들은 역대급 이윤을 얻고 있다. 세계적으로 식품, 에너지, 자동차 및 주택과 같은 특정 상품이 엄청난 가격(비용) 충격을 받아 소비자 가격을 더 올렸고 전반적인 인플레이션 수준을 상당히 높이고 있다. 기업은 비용(원가) 인상보다 더 높은 이윤 인상으로 대응했다. 즉, 마크업(markup)을 더 늘려 공급부족에도 수익성을 유지 또는 확장하도록 대응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은 제국주의적 특징 속에서도 시장쟁탈의 성격을 갖고 있기 때문에, 전쟁 또는 전쟁 승리를 통해 미국과 유럽의 초국적 대자본,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국내 독점자본에 더없이 좋은 이윤 창출의 기회를 부여한다. 특히 서방에서는 이 전쟁을 통해 우크라이나의 신자유주의화를 촉진하고 유럽연합(시장)과의 통합을 가속해 우크라이나 경제의 금융적, 산업적, 물리적 착취·종속 구조를 심화한다는 점에서 이 경제전쟁의 목표를 확인할 수 있다.

민영화, 민영화, 민영화

애초 우크라이나는 1990년대 소비에트 해체 이후 자본주의화의 길을 걸어왔고 2004년 오렌지 혁명으로 친서구 성향의 유셴코 정부가 들어서면서 신자유주의 경제개혁을 본격화했다. 그 과정에서 수많은 국유기업의 민영화에도 신흥재벌이자 과두정치 세력인 올리가르히의 경제독점은 더 커졌다. 외국인 투자나 금융시장도 어느 정도 성장했으나 이내 한계를 드러내고 말았다. 2004년 오렌지 혁명과 친서구 정부의 집권, 2010년 친러 정부의 집권, 2014년 마이단 봉기와 친서구 정권의 집권, 러시아의 크림반도 합병, 돈바스 전쟁 발발 등 정치적 격변 과정에서 경제는 지속적으로 몰락했다.

우크라이나는 2017년부터 유럽연합, 나토 회원국 및 G7 국가들과 함께 매년 ‘우크라이나 개혁회의(Ukraine Reform Conference)’를 개최하면서 체계적인 신자유주의 개혁을 추구해 왔다. 우크라이나 개혁회의는 우크라이나의 산업과 경제구조를 신자유주의로 재편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개혁회의는 “시장 경제 강화, 사회 안정, 유럽과 대서양 통합을 향한 과정, 민주주의와 법치주의, 부패 퇴치”가 우크라이나 발전의 통합적 부분이라며, 이를 위해 “민영화, 국유기업 개혁, 토지 개혁, 에너지 부문, 국가 행정 및 사법 시스템 개혁” 등의 목표를 개혁의제(Agenda of reforms)로 제시했다.(1)

이 개혁의제는 2018년 우크라이나 개혁회의의 후속 조치로, 다른 무엇보다 민영화가 핵심이다. 개혁회의는 “정부는 우크라이나의 가장 큰 자산 보유자”라며 “1991년 이후에도 정부 부문이 크게 변하지 않았기 때문에 민영화와 공기업 개혁은 오랫동안 기다려 온 과제”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렇게 공공부문 민영화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개혁의 궁극적인 목표는 국유기업을 민간 투자자에게 매각하는 것”이라며, 더 많은 “민영화, 규제 완화, 에너지 개혁, 조세 개혁”을 목표로 삼았다.

이처럼 2018년 이후 우크라이나의 민영화는 올리가르히를 견제하고 신자유주의 개혁을 진행하는 핵심 과제로 부상했다. 하지만 민영화와 신자유주의적 개혁은 올리가르히를 견제하기는커녕 독점을 더 심화했을 뿐 아니라 시장개방, 규제 완화 등으로 해외 투기자본의 진출까지 확대하면서 경제구조를 더욱 독점적, 종속적으로 이끌어 갔다. 마치 1997년 한국 외환위기 당시 IMF가 한국경제 개혁의 일환으로 재벌규제와 민영화, 금융개방을 촉진했던 것과 똑같은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외환위기를 빌미로 한 IMF 관리경제의 결과는 재벌독점 해체나 완화로 이어지지 않았고 오히려 더 심화했다. 또 민영화로 은행과 각종 공기업, 국유기업들이 재벌과 해외의 대자본에 팔려나갔다.

우크라이나 올리가르히들이 막대한 부를 쌓고 경제를 독점한 것은 소비에트 연방 해체 후 독립한 각국이 국영기업을 민영화하는 과정에서 비롯됐다. 1990년대 초반 러시아나 우크라이나 모두 민영화에 대한 법적 규제조차 미비한 가운데 권력층의 비호 속에 국가 자산이 이들에게 헐값에 팔려나갔다. 2018년 3월 국유자산 민영화법(Law #2269)의 발효로 민영화에 대한 법적 규제와 시스템을 일정하게 마련했지만, 이미 알짜 공기업들은 대부분 올리가르히 손에 떨어지고 난 뒤의 일이다. 국유자산 민영화법을 계기로 민영화의 투명성을 높이게 되지만 동시에 해외 자본에도 민영화의 길을 터주게 된다.

국유자산 민영화법에 따르면, 국유기업은 물론이고 국유토지 등 국유자산은 모두 민영화 대상인데, 자산 가치 2억 5천만UAH(흐리우냐), 즉 약 1천만 달러를 기준으로 ‘대규모 민영화’와 ‘소규모 민영화’로 나눴다. 소규모 민영화는 2억 5천만UAH 미만의 국유 자산을 대상으로 하는데, ProZorro.Sale의 경매를 통해 매각된다. 대규모 민영화는 2억 5천만UAH 이상의 국유 자산이 대상인데, 대형 컨설팅 회사나 투자회사가 매각 자문사로 참여해 구매자를 물색해 매각이 이뤄진다.

2018년 이후 3천 건 이상의 소규모 민영화 경매가 진행됐지만, 민영화에서 핵심인 대규모 민영화는 거의 이뤄지지 못했다. 앞서 말했듯 이미 대형 알짜 공기업들은 민영화돼 올리가르히의 손으로 떨어진 이후이며 남아 있는 대형 국유기업들은 그다지 수익성이 나지 않는 기업이 많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2020년 코로나19로 촉발된 경제위기 당시 부실매각 우려 때문에 대규모 민영화가 일시적으로 중단됐다. 2021년 3월 이를 다시 해제했으나 올해 2월 전쟁 발발로 다시 중단됐다.

유럽의 곡창지대, 토지의 사유화

우크라이나 경제에서 가장 중요한 산업은 농업이다. 이 때문에 생산수단으로서 농경지의 시장거래, 이를 통한 독점과 사유화가 국유기업의 민영화 못지않게 신자유주의 재편의 중요 과제로 등장한다. 우크라이나의 농경지는 유럽연합 전체 농경지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3200만ha(헥타르)로 우리나라 농경지의 약 20배에 달한다. 비옥한 흑토지대(cernozem) 경작지를 갖고 있어 우크라이나는 유럽의 ‘빵 바구니’로 불렸다. 또 세계 3대 곡물 수출국으로 해바라기씨유 수출량 세계 1위, 옥수수·보리 수출량 세계 3위, 밀 수출량 세계 6위를 기록하는 등 연간 6,400만 톤의 곡물과 종자를 생산했다. 영토의 70.8%가 농경지인 우크라이나에서 농업은 경제의 근간이라고 할 수 있다.


우크라이나의 토지 사유화는 1990년대에 사회주의 체제가 붕괴되고 집단농장(콜호즈) 및 국영농장(소포호즈)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재산권과 토지관리권을 이전한 후에 시작됐다. 당시 700만 명이 옛 집단농장 토지의 일부를 소유하게 됐다. 그러나 전국적인 경제 붕괴 속에서 많은 사람이 분배받은 토지를 올리가르히에게 재판매했고, 올리가르히의 손에 점점 더 많은 토지가 집중됐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토지 독점을 막기 위해 2001년부터 국유 토지의 추가 사유화를 막고 농지 거래를 금지(Moratorium)했다. 내국인은 물론이고 외국인에 대한 토지 판매도 중단됐다. 우크라이나 농지의 약 96%인 4100만 헥타르가 거래 중단됐으며, 해당 토지의 약 68%인 2,800만 헥타르는 개인 소유였다.

하지만 정부의 농지 매매 금지 정책에도, 자본은 수십 년간 기형적인 방식으로 토지를 독점하고 사유화했다. 소수의 기업이 수백만 명의 개인 농지를 싼 가격에 임대해, 경작지와 농업 시장, 생산 및 유통망을 독점하는 방식이었다. 실제로 기업에 토지를 임대하는 농지 소유주는 70%(470만 명)에 달한다. 이를 통해 상위 10개의 농업 기업이 전체 농지의 약 10%를 차지했다. 상위 100개 기업이 차지한 농지는 전체의 4분의 1에 달한다. 우크라이나 농업 시장의 60%는 거대 자본이 점유하고 있다. 국가는 이들에게 보조금 혜택까지 제공한다. 시장 경쟁력을 잃은 소작농들은 농사를 포기하고, 울며 겨자 먹기로 싼 가격에 토지를 내놓는다. 이로 인해 우크라이나 농촌 빈곤은 극심해졌고, 농민 30.1%가 기준 생계 이하의 생활을 하고 있다.

2001년 농지 거래 중단 이후로 서방 자본은 이 규칙을 폐지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2013년 세계은행(World Bank)은 국유 및 협동 토지의 상업화에 필요한 증서 및 토지 소유권 프로그램 개발을 위해 8,900만 달러의 대출을 우크라이나에 제공했다. 세계은행 보고서에 따르면 이 대출의 목표는 “농업에 대한 민간 투자의 가속화”에 있었다. 당시 러시아가 서방 다국적 기업의 진입을 촉진하는 ‘뒷구멍(backdoor)’이라고 비난한 이 대출 협정에는 “생명공학 사용을 포함한 현대 농업 생산”의 촉진이 포함돼 있었다. 이에 따라 외국인 농지 거래 중단에도 불구하고 2016년까지 10개의 다국적 농업 기업이 이미 280만 헥타르의 토지를 관리하게 됐다. 하지만 여전히 제한적인 수준이다.

이런 상황에서 2020년 6월 국제통화기금 IMF는 우크라이나에 50억 달러 대출 프로그램을 승인했다. 그 대가로 우크라이나 정부는 국제금융기관의 지속적인 압력에도 19년간 유지했던 농지 거래 중단을 해제했다. 2020년 4월 30일, 농지 매매를 허용하는 ‘토지개혁법’이 제정돼 2021년 7월부터 시행됐다. 토지개혁법으로 1인당 최대 100헥타르까지 매매가 가능해졌다. 우크라이나계 법인은 2024년부터 1개 법인당 최대 1만 헥타르까지 매매할 수 있게 됐다. 우크라이나 농촌개발네트워크의 올레나 보로디나(Olena Borodina)는 “올리가르히들이 이 개혁의 주요 수혜자가 될 것”이라며 “소규모 자작농을 더욱 소외시키고 가장 귀중한 자원에서 그들을 단절시킬 위험이 있다”라고 우려했다.

한편, 토지개혁법 시행에도 여러 논란 끝에 외국인의 농지 매매는 계속 금지됐다. 이에 세계은행은 토지개혁법을 지지하지만 애초 논의되던 외국인 및 외국계 기업의 매매가 불허된 데에 아쉬움을 표하며 외국인 매매 허용, 토지자원 관리 강화, 토지 이전 절차 가속화, 소작농 자금조달 가능성 제공 등의 내용을 위해 추가적인 법적 기반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우크라이나 재건, 기업하기 좋은 한국을 따르라?

지난 7월 우크라이나 재건회의(URC 2022)가 스위스 루가노에서 열렸다. 우크라이나 재건회의는 2017년부터 매년 개최하던 우크라이나 개혁회의를 그대로 계승했다. 원래 제5차 우크라이나 개혁회의가 열릴 예정이었으나 전쟁 발발로 개혁(Reform)에서 재건(Recovery)으로 이름을 바꾸고, 참가 국가였던 유럽연합과 NATO 회원국 및 G7에 더해 고맙게도(!) 한국을 추가해 초청했다. (한국이 유일하게 새로 초청된 것은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신자유주의 재편이 가장 확실하게 이뤄진 국가라는 이유 때문일 것이다. 뒤에 설명하겠지만, 우크라이나 국가재건계획에선 가장 모범적인 신자유주의 국가의 사례로 한국을 들고 있다.)


우크라이나 재건회의는 젤렌스키 정부의 전폭적인 지지와 함께 우크라이나 경제를 신자유주의로 재편하려는 계획을 다시 강조했다. 회의가 끝날 때 참석한 모든 정부와 기관은 ‘루가노(Lugano) 선언’이라는 공동 성명을 승인했다. 이 선언은 우크라이나 정부가 준비한 ‘국가 재건 계획(National Recovery Plan)’에 의해 보완됐다.(2)

우크라이나 재건 원칙은 ‘(재건 사업의) 개시와 점진적 증가’, ‘공정한 번영 성장’, ‘유럽연합으로의 통합’, ‘더 나은 미래 재건’ 그리고 ‘민간투자와 기업가정신의 허용(private investment&entrepreneurship)’을 들고 있다. 이를 통해 우크라이나 재건의 비전을 “유럽과 강하게 통합된 우크라이나는 국제 투자를 이끈다”라고 제시했다.

또한 이런 비전을 현실화하기 위한 사전 조치로 “자본투자를 위한 제도적 기반 강화”를 내세울 뿐 아니라 “탈 재벌(de-oligarchization)”을 요구하고 있다. 이는 한국에서 1997년 외환위기 당시 IMF가 구제금융의 조건으로 금융개혁과 재벌개혁을 요구했던 맥락과도 똑같은 것이다. 결론적으로 재건회의에서 제시된 국가재건계획(National Recovery Plan)의 14개 심층 과제는 기업환경 개선, 탈규제, 조세 및 관세 개혁, 노동시장 개혁, 농업 중심의 산업 지원, 유럽과의 물류 시스템 개혁 등 우크라이나 경제의 신자유주의 재편의 완성으로 제시됐다.

국가재건계획은 “비핵심 기업의 민영화” 및 민영화의 전 단계로 알려진 “국유기업의 기업화 마무리”를 포함한 일련의 신자유주의 개혁 조치를 제시하고 있다. “민간 자본을 은행 시스템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국유 은행의 민영화”도 요구했다. “민간 투자와 전국적인 기업가 정신 촉진”을 위해 국가재건계획은 상당한 수준의 “규제 완화”를 촉구하고 “민간 투자를 우선순위 부문에 적용하기 위한 ‘촉진 프로젝트’ 창설”을 제안했다.


무엇보다 국가재건계획은 기업 환경과 관련해 우크라이나 상황을 폴란드, 한국과 비교해서 설명하고 있다. 탈규제, 조세 개혁, 기업 지원, 기반시설, 노동보호 완화 등 우크라이나보다 한국이 모든 점에서 기업 친화적으로 형성돼 있다는 것을 강조해서 보여준다. 그도 그럴 것이, 세계은행이 발간한 ‘기업하기 좋은 나라 2020(Ease of doing business 2020)’에 따르면 한국은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기업하기 좋은 나라다.

특히 노동보호 철폐(완화)에 대해서 우크라이나에 남아 있는 친노동자 법을 공격하며 “고용과 해고 절차가 복잡하고 초과 노동에 대한 규제가 뒤따르는 구식 노동법”이라고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이 ‘구식 노동법’의 예로 우크라이나의 1년 경력 노동자에게 9주의 ‘해고 통지 기간’이 부여된다는 점을 개탄했는데, 모범적인 폴란드와 한국은 단 4주에 불과하다고 칭송한다. 다시 말해 국가재건계획은 노동보호의 철폐 또는 완화와 노동유연화 확대를 통해 기업이 돈을 더 벌 수 있게 하라고 주문하고 있다.

국가재건계획에 따르면, 노동자의 권리는 박탈되지만 고용주, 자본가의 권리는 확대되고 기업과 부유층의 세금 부담은 완화된다. 국가재건계획은 또 우크라이나 국내총생산(GDP)의 40%가 세수로 들어간다며, 한국의 모범 사례에 비해 ‘상당히 높은 세금 부담’이라고 불평하고 있다. 따라서 “조세 서비스를 전환”하고 “GDP에서 조세 수입이 차지하는 비중 감소” 가능성을 검토하라고 주문하고 있다. 다시 말해, 조세 수입을 줄여 국가 기능을 최소화하는 작은 정부로 활동하라는 주문이며, 감세를 통해 부자들의 소득 증가를 도와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EU 통합 및 시장 접근’이라는 이름으로 “모든 우크라이나 상품에 대한 관세 및 비관세, 비기술적 장벽의 제거”를 제안한다. 동시에 “외국 기업을 위한 ‘특별 투자 인센티브’”와 함께 가장 큰 국제 기업을 우크라이나로 유치하기 위한 해외 직접 투자(FDI) 유치를 촉진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우크라이나 재건회의는 개혁 추적기(Reform Tracker)라는 이름의 보고서를 내고 우크라이나 국민을 위한 사회 프로그램에 자원을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초국적 기업의 “해외 직접 투자를 늘리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보고서는 금융 부문 발전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과도한 규제와 관세 철폐”를 촉구했다. 또한 외국인 투자를 유치하고 국내 기업가 정신을 장려하기 위해 더 많은 ‘농업 자유화’를 요구하고 외국인 투자자가 전쟁 이후 시장 진출에 용이하도록 절차의 간소화를 강조하는 한편, 이들이 국유자산의 구매 및 투자를 확장할 수 있도록 할 것을 주문했다.

전쟁, 신자유주의 몰아치는 쇼킹요법

전쟁은 우크라이나의 신자유주의화, 신자유주의로 가는 지름길을 열었다. 전쟁이 지속되면서 서방 정부와 기업은 우크라이나와 자원을 서방 자본주의 경제에 통합하려는 계획을 강화하고 신자유주의 세계화로의 편입을 가속화하고 있다. 전쟁을 이용해 신자유주의 재편에 따른 국내의 반발을 무력화하고, 우크라이나 재건회의의 비전에 따른 신자유주의 재편을 지속하고 있다.

앞서 우크라이나 개혁 추적기는 “전쟁 직후, 외국인을 포함한 농지 매매 허용을 확대하는 것은 어려운 농지개혁을 완성할 기회가 될 수 있다”라며 “초국적 자본이 우크라이나 농업으로 유입될 수 있는 경로를 열면 해당 부문의 생산성이 향상돼 EU 시장에서 경쟁력이 높아질 것”이라고 강조한다. 또 “전쟁이 끝나면 정부는 또한 국가 최대 대출 기관인 Privatbank와 연금 및 사회 지불의 대규모 프로세서인 Oshchadbank의 민영화와 함께 국유 은행의 몫을 상당히 줄이는 것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처럼 전쟁은 신자유주의 재편을 이룰 수 있는 가장 좋은 정치적 기회가 될 수 있다.

또한, 우크라이나 의회(Verkhovna Rada)는 7월 28일 계엄 기간 민영화를 가속하기 위한 법률을 채택했다. 또한 의회는 민영화 금지 목록에서 다수의 국영 기업을 제외해 민영화 규모를 확대했다. 결국 지난 8월 20일, 슈미할 우크라이나 총리는 전쟁으로 중단된 대규모 민영화 재개를 위해 관련 규정 개정을 마쳤다며, 9월 1일부터 대규모 민영화 프로그램을 재개한다고 밝혔다.

더불어 개전 직후인 지난 3월, 우크라이나 의회는 고용주가 단체협약을 중단할 수 있는 긴급 법안을 채택했다. 이후 5월에는 대다수의 우크라이나 노동자(200인 미만 사업장)를 우크라이나 노동법에서 사실상 영구적으로 배제할 수 있는 노동법 개악안을 통과시켰다. 전쟁과 함께 대다수 노동자의 권리를 박탈 또는 중지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한국에서 외환위기와 IMF 관리체제라는 충격(쇼킹)요법을 통해 신자유주의 재편을 일거에 확대했던 것과 같이, 우크라이나 전쟁은 우크라이나의 신자유주의 재편을 가속화 할 쇼킹요법으로 등장하고 있다. 민영화와 외국 자본의 농지 소유 확대, 노동권 말살 등 우크라이나 경제 재건을 빌미로 한 신자유주의 재편에 반발할 수 없는 상황을 전쟁 속에서 만들어 가고 있다. 이에 따라 전쟁의 과정과 전쟁이 끝난 후, 노동자와 국민의 기본권은 계속 억압되고 국가재건계획과 같이 신자유주의 재편은 더욱 가속화할 것이다.

(1) 2021년 우크라이나 개혁회의
(2) https://uploadsssl.webflow.com/621f88db25fbf24758792dd8/62c166751fcf41105380a733_NRC%20Ukraine%27s%20Recovery%20Plan%20blueprint_ENG.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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