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에도 폭염에도 살아남은 닭들의 슬픔

[워커스] 사진


지난해 3월, 익산 참사랑 동물복지 농장의 닭 5천 마리가 살처분 명령을 받았다. 단지 농장이 AI 발병 농가 살처분 반경 3km 이내인 2.4km 지점에 있다는 이유였다. 공장식 사육농장과 달리 케이지가 아닌 축사 안을 자유롭게 돌아다니고, 횃대에서 쉴 수 있고, 두툼한 깔짚위에 사는 이 닭들은 병에 강했다.

참사랑 농장주는 몇 차례 AI 검사에서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고 건강하게 살고 있는 닭들을 죽일 수 없어 살처분을 거부했다. 익산시가 농장주를 고발하자 농장주는 살처분 명령 취소 소송으로 살처분 집행정지를 받아냈다. 그런데도 익산시는 해당 AI가 종식되고, 1년 넘게 본안소송이 진행되는 동안에도 살처분 명령을 취소하지 않았다. 지금은 단지 살처분 중단 상태다.

참사랑 농장의 닭들은 건강한 사육환경 덕에 살충제 계란 사태 때도 문제가 없었고, 유례없는 2018년 폭염에도 죽는 일 없이 건강하게 여름을 보냈다. 이렇게 잘 살고 있는데 살처분의 공포는 여전히 농장을 휘감고 있다.[워커스 47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