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재신청 하면 회사 그만둬야 돼요”

[연정의 바보같은사랑](127) 대구 일원 도시가스 검침·점검 노동자들의 파업 투쟁 이야기②

[필자주] 대구시와 경북 경산시·고령군 등에서 도시가스 검침·점검 안전관리 업무를 하고 있는 여성노동자(이하 ‘검침·점검 노동자, 공공운수노조 대구지부 대성에너지서비스센터지회 소속) 240명이 도시가스 검침기간인 4월 1일부터 8일까지 2차 총파업을 하고 있다. 검침·점검 노동자들은 같은 회사에서 근무하는 AS기사노동자들과 함께 열악한 노동조건을 개선하기 위해 지난해 11월 노동조합을 만들었다. 파업에 참여하는 노동자들은 연장근로수당 지급과 적정업무량, 유급병가 부여, 차량유지비 지급 등을 요구하고 있다. 또한, 지난 3월에 진행한 총파업·준법투쟁 관련해 삭감된 임금 반환과 회사 측의 사과도 요구하고 있다. 대구도시가스 검침·점검 노동자들이 노동조합을 만들고 파업을 하게 된 배경과 투쟁 과정, 그 두 번째 이야기를 독자들과 나누고자 한다.

  4월 2일, 이월드에서 대성에너지까지 행진하고 있는 대성에너지 검침·점검 노동자들 [출처: 연정]

12명이 124일 투쟁했습니다

4월 2일 오후, 대구 중구 남산동 대성에너지 앞. 대구 도시가스 검침·점검 노동자들의 2차 파업 두 번째 날 투쟁 결의대회에 특별한 손님들이 왔다. 울산 경동도시가스 점검노동자들(공공운수노조 경동도시가스서비스센터분회 소속)이 투쟁기금 전달과 함께 지지현수막을 걸어주며 대성에너지 노동자들을 격려한다.

“여러분들 만나 뵈니까 정말 반갑고 많이 부럽습니다. 저희는 12명이 124일 동안 투쟁했습니다. 저희도 회사에서 시키는 게 당연히 우리가 해야 될 일인 줄 알고 묵묵히 일을 해왔습니다. 회사에서는 말합니다. ‘낮에 사람 없는 시간에 집에서 잠시 쉬고 사람들 많은 시간에 가서 일을 해라.’ 여기도 마찬가지겠지만 고객은 자기 시간 있을 때 저희한테 전화 옵니다. ‘1시에 와주세요.’ ‘7시 반에 와주세요’ ‘9시에 오세요’ 힘들다고 얘기를 해도 회사는 외면했습니다. 그러다가 저희 점검원 동지 한명이 2019년 4월 달에 고객한테 성추행 위협과 감금을 당하면서 트라우마가 있었고, 그게 자살시도로 이어졌습니다. 이렇게 일만 하면 안 되겠다 싶어서 잠시 멈추고 시청에 돗자리 깔고 앉은 게 124일 동안 투쟁하게 되었습니다.”

경동도시가스서비스센터분회 김정희 분회장이 연대사를 한다. 경동도시가스서비스센터분회는 청와대, 국회, 세종시, 울산시의회 고공농성과 연행 끝에 탄력적 2인 1조 시행(위험세대의 경우 2인1조 안전점검 시행, 2인1조 월 2060건)과 건수 성과제 폐지 등의 합의를 끌어냈다.

“진상고객, 팬티만 입고 있는 분, 음담패설 하는 분 있잖아요. 자기가 기분 나쁜 거 저희한테 풀잖아요. 그래도 ‘예, 고객님’ 하고 점검 다니고 했었습니다. 그런데 회사는 자살시도까지 하는데도 이게 업무적인 게 아니라 개인적인 갈등 때문이라고 몰았습니다. 그래서 시청으로 몰려갔는데, 시청에서는 ‘이거는 시청에 올 일 아니다. 이건 노사관계 일이니까 회사에 가서 풀어라.’ 경동도시가스 본사에 갔더니 ‘느그는 우리 직원 아니다. 나가라.’ 정말 분노가 많이 일었습니다. 시청에 국장이란 사람이 ‘남자가 있으면 안 들어가면 되지 않느냐.’ 그렇게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진작에 얘기를 해주지. 그러면 저희가 왜 밤늦게 점검 한 건을 하기 위해서 일을 하러 다닙니까?”

  발언하고 있는 경동도시가스서비스센터분회 김정희 분회장 [출처: 연정]

울산은 2013년부터 검침(도급)과 점검(위탁) 업무가 분리되었고, 지금까지도 검침 업무는 도급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현재 울산 경동도시가스 점검 노동자들은 평일 9~18시 근무를 하면서 점검률 달성 강제 없이 방문 3회가 할당된 건수 처리의 기준이 되고 있다. 진상고객, 성폭력 문제, 산재, 병가 등 김정희 분회장의 한마디 한마디에 대성에너지 검침·점검노동자들도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한다. 이번 투쟁을 반드시 승리해서 노동조건을 바꾸어야겠다는 다짐도 해본다. 점검 업무만 하고 있는 울산 노동자들과 달리 대성에너지 노동자들은 검침·점검 업무와 고지서 송달 업무를 포함한 기타 업무들까지 다 하고 있다. 점검양만 해도 2인1조로 하는 울산 노동자들의 두 배 가까이 되고, 그러면서도 실질적으로 최저임금에도 미달되는 급여를 받고 있다.

하소연하고 싶은데 할 데가 없었어요

“너무 억울했는데 이렇게 잠시라도 풀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은 너무 억울하고 어딘가 하소연하고 싶은데 할 데가 없었거든요. 이렇게 하니까 반분은 풀립니다. 아직 갈 길은 멀었지만….”

입사한 지 4년이 되어가는 박진영(가명) 씨는 파업 집회를 통해 그동안 묵혀왔던 감정을 조금이나마 쏟아낼 수 있어 다행이라며 울먹였다. 그동안 진영 씨는 이 일을 계속 하는 것에 대한 갈등이 많았다고 했다.

“고객들의 안전을 위해 점검을 하는 건데도 문을 열어주면서 ‘우리 집에 왜 왔나?’ 하며 우리를 냉대하는 표정이나 투덜거리는 모습에서 상처를 많이 받아요. 저 같은 경우는 개한테도 두 번 물려봤어요. 시간이 지나면서 몸의 상처는 나았지만, 마음의 상처는 아직도 있어요. 늘 일 갈 때마다 개를 만나면 두려워요. 지금은 ‘분리해주십시오.’ 부탁하고 들어가지요. 요즘 코로나 때문에 방문을 싫어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그냥 좋게 ‘코로난데 안와도 됩니다’ 하면 좋은데, ‘이 시국에 온단 말이에요? 그런 분도 계시고 인식의 차이겠죠.”

진영 씨는 산재처리까진 아니어도 다행히 사무실에서 치료비를 받고 고객에게 사과도 받았지만, 치료비 한 푼 못 받고 오히려 큰소리치는 고객 때문에 상처받는 노동자들도 많다고 했다.

“좋은 분도 정말 많아요. 가면 정말 딸처럼 앉아서 쉬어서 가라 커피라도 한잔하고 가라 챙겨주시는 분들도 계세요. 아는 조카도 이 일을 하는데 애먹는다고 수고한다고 그럴 때 참 감사하고 고맙죠. 그런 좋은 고객님들 때문에 저희가 이 일을 장기적으로 할 수 있는 거겠죠. 근데 우리 기억에 상처 받은 게 더 오래 남는 건 어쩔 수가 없네요.” (박진영[가명], 검침·점검노동자)

  4월 2일, 파업 결의대회를 하기 위해 대성에너지 앞으로 행진해서 오고 있는 노동자들 [출처: 연정]

고객과 해결하라고 해요

“강아지가 있는 세대는 고객에게 ‘강아지 좀 안아 주세요’라고 얘기하고 방문을 해요. 그러면 그 세대는 ‘우리 애는 안 물어요’ 해요. 그 말과 함께 제 허벅지를 물더라고요. 그런데 고객 왈, ‘우리 애는 이런 애가 아닌데.’ 그렇죠. 제 허벅지가 그런 허벅지겠죠. 회사에서는 고객과 해결하라고 해요. 저는 제 돈 주고 제가 병원 갔습니다.”

4년째 근무하고 있는 마주현 씨는 그 고객 집을 6개월 후에 본인이 다시 방문해야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개인 비용으로 치료를 했다고 했다. 현재 같은 시스템에서는 해결책이 없다고 했다. 주현 씨는 고객에게 ‘작작 좀 하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열심히 일해 왔다고 했다. 그렇게 한 덕분에 점검률 100%를 서너 번 달성하기도 했다. 하지만, 수당이나 포상은커녕 ‘수고했다’는 말 한마디 듣지 못하고, 파업 4일 했다고 임금 삭감을 당했다.

대부분의 노동자가 일하다가 넘어지거나 개에게 물리는 등 다친 경험을 갖고 있었다. 점검률(92%, 코로나 이전 98%)을 맞추기 위해 늦은 밤과 휴일에 쉴 사이 없이 급하게 움직이는 과정에서 노동자들은 안전을 위협당했다. 보통 동네에 차를 세워놓고 걸어서 세대 방문을 하는데, 보통 하루에 걷는 양만 1만 5천 보에서 2만 보정도 된다.

“비가 오는 날에도 고객이랑 약속이 있으면 가야 되고요. 요새는 집에 계시는 분들 많이 없으니까 고객이 들어오는 밤 시간에 저희가 집중적으로 일을 할 수밖에 없다 보니 그 시간에 안전사고가 발생하기도 해요. 일을 하면서 계속 핸드폰 받고 PDA를 보면서 다니다가 미끄러져 낙상하는 분도 많으세요. 애완견이나 반려견 반려묘한테 할큄을 당하거나 물릴 수도 있고요. 그런 거에 대해서 저희는 산재를 받을 수가 없어요.” (유송희[가명], 4년 차 검침·점검 노동자)

  더운 날씨에 대성에너지 앞에서 파업 결의대회에 참여하고 있는 여성노동자들 [출처: 연정]

산재 신청하려면 퇴사해야

검침·점검노동자도 AS기사 노동자도 병가라는 개념 자체가 없고, 과중한 업무 때문에 연차는 유명무실하다. (최근에 회사는 연차 쓸 시간도 없는 노동자들에게 연차촉진제 서명을 강요했다. 그러나 정작 파업 기간에 연차 사용을 하려 하자 반려하고 임금 삭감을 했다.) 업무 중에 다쳐도 산재처리는 꿈도 꿀 수 없고, 산재 신청을 하려면 퇴사를 각오해야 한다. 위에 진영 씨처럼 회사에서 치료비라도 받으면 그나마 운이 좋은 케이스에 들어간다. 노동자의 의지로 산재신청을 하는 경우, 치료하고 복귀했더니 기존에 하던 자리를 없애버려 결국 퇴사하게 만들기도 한다. 지난 1월에는 암치료를 위해 병가를 요청하는 노동자에게 센터장이 사직을 강요하며 바닥에 넘어뜨리고 목을 조르는 폭력 사태가 발생해 사회적인 공분을 사기도 했다.

일하다 다치거나 질병 등으로 장기간 쉬어야 하는 경우 산재나 병가 처리가 안 되다 보니 퇴사를 할 수밖에 없다. 그렇게 되면 회사는 퇴사자에 대한 인력 충원을 하지 않고 기존 노동자들에게 이 노동자의 업무를 아무 보상 없이 나누어서 떠맡게 한다. 그러다 보니 현장에서 실제 활용되는 방법은 따로 있었다. 다친 노동자가 업무를 쉬고 치료하는 동안 다른 동료들이 이 노동자의 업무를 나누어서 해주면 이 노동자가 자신의 급여를 동료들에게 N분의 1로 나누어 주는 것이다. 퇴사자 발생으로 업무량이 계속 증가하는 것을 막으려는 노동자들의 자구책인 셈인데, 오히려 회사가 먼저 제안을 할 때도 있다.

  4월 6일 2차 파업 6일차, 대구고용노동청 인근에서 시민 선전전을 하고 있는 대성에너지 검침.점검 여성노동자들 [출처: 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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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기의 걸개

    중심 좀 잡아라 보스꼴통스키야. 꼭 꼴통이 스키를 타는 모습이다. 글이라는 것은 물 흐르듯이 써야지 우격다짐을 하듯 쓰면 안 되는 것이니라. 네 글은 발차기를 하는 느낌이 난 단 말이다. 유려하게 써보란 말이다. 발차기를 하더라도 나한테 배웠어야 하는데, 니 모르지. 내 발차기 실력 이래봐도 왕년에는 조교한테 칭찬을 들은 솜씨였다. 지금은 관절 약을 먹어야 옛 실력이 나오겠지만. 머리만 짜지 말고 가끔 니 손으로 니 머리를 군밤이라도 쳐란 말이야. 또 글 잘 나온다고 붕붕 뜨지 말고 자서가.

  • 세기의 걸개

    선거 결과 예상

    럭키 생각과는 다르게 투표권자들은 여론조사의 객관성과 오류를 알고 싶고, 자신들의 투표가 그대로 반영되었기를 바라. 자신들의 진심이 그대로 나타나기를 바라.

    럭키 생각과는 다르게 오히려 제3의 세력이 뜨지 못해서 썩은 보궐선거라는 말이 나오지 못한 듯.

  • 개나리

    무지막지한 사람들...일을 시켰으면 정당한 임금을 지불해야지!!!입장을 바꿔 생각해 보시지.자기 식구가 저런 취급 받으면 가만히 있으려나...묻고싶네!!

  • 코스모스

    제 동생이 검침,점검원입니다.가스 안전점검차 고객집에 방문했다가 계량기도 봐야하고 보일러도 점검해야해서 베란다에 나갔더니 짐이 산더미처럼 쌓여있길래 하나씩 치우고 있는중에 와르르 무너지면서 동생을 덮치는데 동생은 고객의 물건들이 망가질까봐 자기 몸으로 막다보니 강하게 벽에 부딪혀 갈비뼈가 골절당한적이 있었습니다.다친것도 걱정이지만 이놈의 회사는 산재는 당연히 안되며 대신 누가 그일을 해주는것도 아니고 다른 직원들도 자기 몫이 있어 힘들다고 부탁도 못한다며 병원에서는 극구 산재처리하고 쉬어야 한다고.. 잘못하면 골절된 뼈가 장기를 찌르면 정말 큰일난다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동생은 책임이 강해 그냥 보호대 하나에 위지하며 그일을 계속했습니다.진짜 목숨을 걸고 한것이지요.저의 상식으로는 도저히 이해가 안가는 일입니다.지금보니 이런 어처구니없는 회사의 사장이 자기배만 부르면된다식인거네요.직원들 피빨아 먹는 사장.얼굴 한번 보고싶네요.얼마나 잘났는지를..워낙 자기일에 철두철미한 동생이 왜 거리로 나가서 투쟁이란 단어를 외치는지 이해가 되네요.법이란 이름으로 심판해 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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