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녀가 아니라 성노동자입니다”

[인터뷰] ‘성노동자’, 왜 그녀들은 자신을 노동자라고 말할까

글머리에 미리 밝히고 싶다. 이 글은 글쓴이의 확고한 생각과 주장이 드러나는 칼럼이 아니다. 그렇다고 현실을 명징하게 드러내는 르포르타주 역시 아니다. 이 글에서 다루는 주제에 대해 글쓴이의 입장은 여전히 혼란스럽고 다분히 불명확하다. 그래서 이 글은 차라리 ‘질문’이다. 이 글을 읽은 독자들이 다시금 고민을 꺼내들었으면 좋겠단 바람으로 던지는 질문이다. 타인에 의해 존재의 의미가 강제된, 그 강요된 존재라는 것이 ‘가장 불쌍’하거나, ‘가장 천박’한 극단의 선택만 있는, 그 존재들에 대한 질문이다. 이 글은 독자들에 던지는 질문이지만 그렇다고 독자들이 너무 섣부른 해답을 내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혼란스럽고 불명확한 가운데서도 기자가 알게 된 오직 한 가지는 “그동안 당연한 것이라 알고 믿어왔던 것 역시 그저 한 단면일 수 있다는 것”이다. 지켜보고 듣고 고민해야 할 ‘삶’이라는 것은 훨씬 더 다양하지 않을까.

‘그녀들’을 처음 접한 건 중학교 1학년 때였다. 이사 직후 아직은 낯선 동네 어름을 헤매다 들어선 골목, 헐거운(?) 옷차림의 그녀들이 삼삼오오 모여앉아 영업을 준비하고 있다가 심드렁하게 날 쳐다보던 모습이 ‘그녀들’에 대한 첫 인상이다. 있어선 안될 곳에 들어섰다는 생각만 들었다. 황급히 골목 밖으로 나서는 길을 찾으면서도 눈은 그녀들을 힐끔거렸다.

사춘기를 지나면서 ‘그녀들’을 언급하는 경우가 늘어났다. 왕성한 성적 호기심 때문이기도 했지만 그보다는 상대방을 비하할 목적으로 그녀들의 직업을 사용했다. 사춘기의 남자애들이 떠올릴 수 있는 직업군에서 상대에게 가장 모욕감을 줄 수 있는 직업은 그랬다. ‘창녀’, 욕설의 끝판왕.

많진 않았지만 머리가 좀 굵고 또래 보다 조금 일찍 철이든 아이 몇몇은 그녀들을 ‘동정의 대상’으로 인식했다. 어려운 가정환경과 잘 풀리지 않은 인생이 내던진 기구한 삶의 여성들. 나중에 대학에서 이런저런 책들을 읽고나선 ‘계급구조’나 ‘가부장제’ 같은 말들로 표현이 바뀌었지만 그 관점은 크게 다르지 않다. 안타까운 그녀들, 구제의 대상.

창녀, 성매매 피해여성, 성노동자

근대 이전 성적 서비스를 담당했던 여성들에 대한 이름으로는 기녀, 창녀, 유녀, 해어화, 갈보 등이 있었다. 이러한 이름들은 이들 여성에게 ‘노는 (娼)’여자라는 이름을 붙임으로 규방 여성들과 상반되는 지점에 있다는 것을 강조했다. ‘말 하는 꽃’이라는 의미의 해어화 같은 경우도 남성들에 의해 감상되는 꽃에 그녀들을 비유함으로 수동적 존재로 인식하고 있다.

근대 이후에도 그녀들을 지칭하는 언어는 그녀들을 수동적인 존재라 단정하고 있다. 성매매특별법에서는 “성매매를 강요당하거나, 마약 등에 중독됐거나, 청소년이거나, 사물을 판단할 능력이 없거나 혹은 미약한 자, 장애인, 인신매매된 자”까지 포함해서 ‘성매매 피해여성’이라고 보고 있다. 성특법의 관점대로면 성매매는 ‘하는 것’이 아니라 ‘하게 된 것’이며 성매매여성은 곧 성매매 피해여성이다.

반면 자신들을 ‘성노동자’라고 부르는 이들이 있다. ‘성매매 피해여성’이라는 이름은 성서비스를 거래하는 여성들을 적극적인 경제활동 주체, 일을 하는 노동자로 고려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어떻게 부르는가, 어떻게 불리는가, 누가 부르느냐는 문제는 중요하고 민감한 문제다. 그 이름 자체로 존재가 가시화되기도, 은폐되기도, 대상화, 타자화 되기도 한다. 지금 그녀들을 어떻게 불러야 할지는 명확하지 않다. 어떤 이는 분명히 인신매매나 빚더미에 억눌려 원치않는 성판매(‘성매매’라는 언어는 분명히 잘못됐다. 여성은 성을 매매(賣買)하지 않는다. 오직 판매한다. 성매매라는 말은 이 관계에 존재하는 명백한 남성권력을 은폐한다. 이 글에서는 ‘의미의 전달을 극히 방해하지 않는 한’ 성매매 대신 성판매라는 단어를 사용하기로 한다)를 강요받았을 것이다. 그러나 동시에 어떤 이는 성판매를 생계유지를 위한 자발적 수단으로 ‘선택’했을 수도 있다. 혹은 자발과 강제의 이분법 패러다임 바깥에 존재하는 이들도 있을 수 있다. 성급한 일반화가 문제를 지나치게 단순화한다. 혹은 문제가 아닌 것을 문제로 만들기도 한다.

영화 ‘레드 마리아’를 연출한 경순 감독은 ‘레드 마리아’ 상영 후 감독과의 대화 당시 있었던 일화를 언급하며 일방적으로 그녀들을 규정하는 언어의 실례를 들었다. 당시 ‘레드 마리아’를 단체관람 한 어느 여성단체의 활동가들은 감독과의 대화에 토론자로 참석한 성노동자들을 ‘성노동자’로 지칭하는 것을 거부했다. 활동가들은 그녀들을 ‘성노동자로 스스로를 칭하는 사람’이라고 불렀다. 경순 감독은 “당사자가 성노동자라고 하는데 그렇게 불러주는 것이 예의”라고 말했지만 활동가들은 한사코 그녀들을 ‘성노동자’로 부르지 않았다. 경순감독은 “근절론과 폐지주의에 입각한 이들 입장에선 성노동자를 노동자로 인정 할 수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성판매, 혹은 성서비스가 노동일 수 있는지 여부는 논란거리일 수 있고 또 저마다 다른 해석을 가질 수 있지만 다른 이들의 정체성을 마음대로 부정하고 인정하지 않는 태도를 그저 옳다고 말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레드 마리아’는 성노동자들을 비롯한 여성의 ‘몸’과 ‘노동’에 관한 영화다. 영화에는 한국과 필리핀의 성노동자들이 주요 등장인물로 등장한다. 영화는 성노동자들과 비정규직 여성 노동자들, 임노동 관계를 부정한 여성 홈리스 등을 통해 노동이 어떤 것이냐는, 특히 여성의 노동과 그에서 차지하는 몸의 역할, 여성의 몸과 노동이 어떤 사회적 지위를 갖고 있는지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한다.)

‘창녀’라는 말이 갖는 음란함과 ‘금지’에 낄낄거리던 사춘기의 남자 애들과 ‘피해여성’이라는 말로 동정과 구제대책을 얘기하는 이들. 또 ‘윤락’(윤락은 타락시키는 행위를 의미한다)이라는 말로 그녀들의 도덕적 해이를 강조하는 말까지. 이 모든 말에서 그녀들은 대상으로 존재한다. 다른 논의들을 잠시간은 차치해두더라도 자신들의 존재를 주체적으로 규정한 본인들의 언어로 그녀들을 지칭하는 것은 경순 감독의 말마따나 그저 ‘예의’수준의 일 일지도 모른다.

  영화 '레드마리아'의 한 장면 [출처: 시네마 달]

나를 동정하지 마Thㅔ요, 피해자가 아닙니다

취재과정에서 만난 성노동자들이 입을 모아 이야기하는 한 가지는 피해자가 아니므로 동정어린 눈길로 보지 말라는 것이다.

성노동자권리모임 GG의 활동가이자 성노동자인 혜리 씨는 “성 노동은 기자가 기사를 쓰고 타이핑을 해서 돈을 버는 것과 마찬가지로 일을 해서 돈을 버는 노동”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특별히 권장할 만한 직업은 아니겠지만, 그렇다고 특별히 죄의식을 가질만한 잘못도 아니”라고 했다. 그녀들에게 성판매란 자신의 노동력을 팔아 돈을 버는 경제행위, 그저 돈을 버는 일이다. 성노동자 연희 씨도 성노동이라는 ‘직업’을 특별히 불쌍하게 여기지 말라고 강조했다. 그녀는 오히려 아르바이트 하던 바(Bar)에서 사장에게 당했던 일들이나 등록금을 벌기 위해 했던 편의점 아르바이트가 더 ‘착취’에 가깝다고 했다.

“바에서 시급 5천원짜리 바텐더 알바를 하고 있었는데, 하루는 사장이 유리잔을 제 얼굴에 던졌어요. 손님이 하는 얘기에 틀린 부분이 있어서 지적해줬더니, 손님이 마구 화를 냈거든요” 연희 씨는 일하던 바에서 임금을 받지 못했다. 억지로 손님과 함께 술을 마셔서 매상을 올리라는 사장의 강요에 구토와 음주를 반복하며 건강까지 해친 다음이었다.

인신매매 같은 폭력으로 강제되는 성판매가 일부이듯, 일부의 사례겠지만 혜리 씨와 연희 씨는 성판매 업소의 ‘업주’들이 다른 업종의 사업주들보다 오히려 ‘인간적’이라고 말했다. 아파서 더 이상 술을 못마시겠다는 종업원에게 술을 먹이고 얼굴에 유리잔을 던지고 오히려 손님에게 사과를 강요하는 사장과 달리 끼니며 휴식시간을 챙겨주는데다 돈도 떼지 않고 일이 끝나면 바로바로 챙겾는 ‘이모’가 더 친절하고 가족 같았다고.

거듭 강조하지만 모든 성판매 업소의 업주들이 ‘이모’같은 친절함을 보이는 것은 아닐 것이다. 다만, 폭력배 같은 포주가 지키는 방에 감금당해 성판매를 강요받는 여성이라는 정형화된 이미지만 있는 것도 아닌 것이다.

혜리 씨가 성노동을 생계수단으로 선택한 것은 생활고 때문이었다. 비혼모인 혜리 씨는 “식당을 비롯한 갖은 시급 아르바이트를 해봤지만 아이들과 한께 생활을 유지하는데 턱없이 부족했다”고 한다. 그러나 성노동을 시작한 이후로는 “넉넉하진 않아도 아이들과 생활을 유지할 수 있는 정도”의 수입을 얻을 수 있게 됐단다. ‘허영심에 쉽게 돈을 벌려고 시작했다 거듭할수록 빚만 늘어가는 성매매 피해자’라는 낙인에 정면으로 대항하는 말이다.

도덕적 낙인 - 섹스의 의미에 대해서

성노동자들을 지칭하던 말 중에는 ‘갈보’라는 표현이 있었다. 그 어원에는 여러 짐작이 있지만 대체로 두 가지로 압축된다. 하나는 ‘전갈처럼 피를 빨아먹는 존재’라는 뜻이다. 그리고 또 하나는 ‘상대를 갈아가며 성교를 맺는 사람을 비하하는 말’. 결국 둘 모두 성행위에 대한 비하에 그 근간을 두고 있다. 그렇게 ‘성’ 자체를 음습하고 불결한 것, 드러내지 말아야 할 것으로 치부한다.

성판매, 매춘 행위가 “스스로 타락하여 몸을 버리는” ‘윤락’이라는 이름으로 정의된 것은 그 때문이다. 성노동자들은 이를 ‘결혼제도와 남성중심적 성권력의 작동’이라고 지적한다. 기존의 가부장적 관계에서는 인간생산을 전제로 하는 성행위, 즉 부부관계에서의 성행위만이 허용됐으며 쾌락생산을 위한 성행위는 철저히 통제받으며 터부시 됐다는 것이다. 그렇게 임신, 출산 등이 신성시되고 결혼제도 바깥의 불특정인과의 성행위는 불결한 것으로 취급됐다.

혜리 씨는 “섹스가 그렇게 신성하고 특별한 것 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사람들은 자위하면서 그 일을 신성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그녀는 “섹스도 그저 욕망을 해소하는 일상적인 행위일 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

연희 씨는 “성적 관계라는 것이 전적으로 당사자 간의 합의에서 이루어지는 개인적인 일인데 그 행위의 옳고 그름을 제 3자가 왈가왈부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그녀들은 입을 모아 “연인관계에서 이뤄지는 성관계와 손님과 하는 섹스는 엄연히 다르다”고 했다. 섹스란 것이 감정과 사랑을 바탕으로 이뤄지는 일일 수도 있고 동시에 오직 욕망을 해소하거나 ‘일을 하는’수준에서 이뤄지는 일 모두 가능하다는 것이다. 연희 씨는 가끔 “섹스하고 싶으니까 빨리 손님이 오라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혜리 씨는 두 아이를 키우는 ‘엄마’다. 동시에 엄마와 함께 사는 ‘딸’이다. 출산과 육아의 최전선에 살고 있으며, 양방향으로 ‘모성’을 체험하고 있는 여성. 그녀는 임신과 출산의 신비함을 경험했으며 동시에 돈벌이 수단으로써의, 쾌락 생산을 위한 섹스를 모두 겪었으며 긍정한다.

“내게 재봉틀에 대해 말하지 말라, 내게 노동자의 권리에 대해 말하라”

전직 매춘인 마고 세인트 제임스는 “한 시간의 서비스에 대해 돈을 받는 것과, 한 시간 타이핑에 돈을 받는 것, 무대에서 한 시간 연극함으로써 돈을 받는 것을 구분한다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 구분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무엇을 통한 노동이든 중요한 것은 ‘무엇’이 아니라 ‘노동’이라는 의미.

‘레드 마리아’의 경순 감독은 “비단 성노동뿐 아니라 여성의 몸과 노동에 대한 통제”를 이야기한다. “가부장제 사회에서 여성들이 자신의 몸에 대한 통제권을 이미 잃어버리고 있기 때문에 성노동을 비롯한 모든 노동에서 제대로 된 권리를 찾을 수 없다”는 것이다.

경순 감독의 영화 ‘레드 마리아’에는 기존의 임노동관계를 거부한 여성들의 ‘노동’이 등장한다. 영화를 통해 경순 감독은 기존의 생산/재생산 담론을 벗어나 출산, 육아, 요양, 섹스 까지의 모든 활동을 ‘노동’으로 규정한다.

경순 감독은 “성노동을 단지 성판매, 매춘 뿐 아니라 여성의 몸과 노동전반에 대한 관점에서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레드 마리아’에 기륭전자의 여성 비정규직 노동자와 필리핀의 성노동자, 일본의 ‘(임)노동거부자’가 동시에 등장하며 동시에 노동자로 규정지어지는 것은 같은 맥락이다.

‘성매매근절주의’에는 남성중심 가부장주의 사회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성판매, 매춘의 착취 / 피착취의 구조와 억압구조에 대한 우려도 있다. 그러나 GG의 밀사 씨는 “다른 분야의 노동에서도 억압과 착취구조가 발생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 노동과 산업이 잘못됐다고 이야기 하지는 않는다”고 말한다. “성노동만을 특별히 다른 층위에서 취급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녀는 “각 노동이 각각의 특성을 가지고 있듯 성노동에도 대항해야 할 특성과 인정해야 할 특성이 있는 것”이라며 성노동을 특별히 사유해선 안된다고 주장했다.

결국 성노동도 여타의 노동과 마찬가지로 몸을 써서 일을 하고 돈을 버는 ‘노동’이라는 것. 또한 동시에 ‘성노동’을 포함한 여성의 노동에 대한 보다 폭넓은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지난 노동절 행진에 참가한 성노동자들 [출처: 참세상 자료사진]

피해자 아니면 범법자, 그 이분법 ‘넘어’ 어딘가

성노동자들은 현존의 ‘성매매방지특별법’을 넘어 성노동의 ‘비범죄화’를 주장한다. 한국여성연구원의 정의에 따르면 “성매매행위 자체를 처벌하는 규정은 없는 것, 규제하지도 합법적으로 인정하지도 않는 것”이라고 비범죄화를 규정하고 있다. 핀란드나 호주, 뉴질랜드 등의 국가가 채택하고 있는 비범죄화는 성판매 행위를 국가가 불법화 하지 않는 것에 초점을 둔다. 이들 국가에는 매춘관련법이 없으며, 동시에 처벌조항도 없다.

GG의 밀사와 연희 등은 뉴질랜드 등의 사례를 언급하며 “4대보험이나 의료보험도 되는 케이스도 있다”며 국내에서도 ‘성판매 비범죄화’가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성특법은 ‘성매매 금지주의’를 법의 근간으로 하기 때문에 모든 형태의 성매매가 불법이며 그에 대한 처벌조항이 명시돼 있다. 즉, 성판매자를 재교육되거나 처벌받아야 하는 범죄자 혹은 일탈자로 인식한다.

성노동자를 범법자, 일탈자로 인식하지 않더라도 ‘보호와 구제의 대상’으로 인식하는 경우도 있다. 대표적인 것이 “매춘은 강간과 같다”는 미국의 여성주의자 케슬린 베리와 같은 입장이다. 국내의 대표적인페미니즘 연구자 정희진 씨도 “성매매는 강간할 권리를 사는 것과 같다”고 주장한다.

이같은 입장에 대해서도 성노동자들은 “성노동과 강간은 완전히 다른 차원의 이야기”라고 주장한다. 금품이든 재산상 이익이든 어떤 약속도 전제되지 않는 것이 강간이라면 성판매에는 약속이 전제돼 있다는 것이다. 성노동자들은 금전을 대가로 성인들에게 허용된 행위를 하는 것은 사실상 인간의 ‘목숨’과 관련된 살해, 상해 등이 아닌 이상 문제화 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금전을 대가로 받기로 약속하고 성서비스를 판매하는 판매자이지, 피해자가 아니라는 것이다.

성노동자들은 “비범죄화가 단순한 입법조처의 변화를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가 성판매, 매춘을 바라보는 시각의 근본적인 전환을 목표로 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성노동자에게 일방적으로 범법자라는 윤리적 낙인을 찍는 것, 피해자라는 동정주의적 시선을 보내는 것을 ‘넘어선’ 시각을 요구하는 것이다.

여성의 몸과 노동 - 경순 감독과의 대화

“섣불리 정답을 내려하지 마세요”

‘레드 마리아’의 마지막 장면은 영화에 출연한 모든 여성들이 자신의 ‘배’를 내보이는 장면이다. 그동안 가려지고 은폐됐던 여성의 몸과 노동을 드러내는 상징과도 같았던 장면.

경순 감독은 “레드 마리아가 성노동자들만을 위한 영화처럼 전유되고 있지만 사실 성노동자들을 포함한 모든 여성들의 몸과 노동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전한다. 실제로 레드 마리아에서 가장 많은 분량을 차지하는 인물은 성노동자들 보단 일본의 ‘(임)노동거부자’이자 홈리스인 이치무라 씨다. 세상이 규정한 노동행위를 거부하고 살아가지만 분명히 노동하고 있는 이치무라 씨의 이야기를 통해 노동에 대한 규정과 그 규정에서 여성들이 배제되고 있는 과정을 살펴보고 싶었던 것.

“출산, 육아, 감정, 정서, 섹스까지 모두 노동이 되는 것이라는 거죠”

경순 감독은 이러한 구조가 오랫동안 지속돼온 ‘가족주의’에 기인한다고 정의했다.

“아직도 뚫지 못한 가족주의의 굴레가 일방적으로 노동의 의미를 규정하고 거기서 가장 피해를 보는 것은 여성, 그리고 여성의 몸”이라는 것이다. 그녀는 “이 여성들의 몸을 통제하는 것은 무엇인가 하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것”이라고 밝혔다. 영화 ‘레드 마리아’성노동자 뿐 아니라 성노동을 포함한 여성의 노동을 규제하는 가족주의, 가부장제에 대한 본질적인 질문이었던 것.

그녀는 규정된 사실만을 강조하며 납득시키고 동시에 납득하는 교육과 태도가 본질적 문제라고 지적한다. “정답을 상정하고 정답만을 가르치는 일이 모든 것을 망치고 있다”는 것. “가족주의와 성담론, 노동에 대한 규정 등 모든 것에 대한 정답을 상정해 놀고 그것만을 답습하고 있기 때문에 고정된 규정이 깨어지지 않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성노동, 성판매, 성매매도 “모두 본인이 규정해놓은 상태에서 바라보기 때문에 인식을 전환 할 수도 납득할 수도 없는 태도가 발생”하는 것이라고.

“어른들은 돌아가시기 전, 결국 정답은 없었다고 말해요. 섣불리 정답을 규정해선 안돼요”

경순 감독은 “답을 아직 모를수도 아직 접하지 못했을 수도 있음을 인정하지 못하니 논의가 진전되지 않는 것”이라며 의심하고 또 고민하는 태도를 주문한다. 그녀의 주문은 결국 타인에 대한, 규정된 정답에 대한 겸손하고 진지한 태도.

성노동자를 취재하고 인터뷰하게 된 계기는 취재나갔던 투쟁사업장에 연대하러 온 혜리 씨를 만나면서다. 그녀는 ‘노동자’로서 투쟁하는 노동자들에 연대하고 있다. 혜리 씨의 소개로 찾았던 성노동자 권리모임 후원 파티에서는 춤추고 노래하며 자신의 삶을 내보이는 그녀들을 만날 수 있었다. 파티 장소에는 ‘업소’전경과 그녀들이 일하는 모습을 스케치한 사진전이 열리고 있었다. 자신의 삶을 부끄러워않는 태도.

취재를 하며 부딪힌 노동의 개념과 여성주의적 관점, 여러 주장들에 대한 입장을 명징하게 정리할 순 없었지만 삶의 층위는 다양하게 존재하고 있다는 점, 그리고 ‘그녀들’이 자신의 삶을 주체적으로 구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점은 명확했다.
덧붙이는 말

참고한 글

성노동, 여성문화이론연구소 성노동연구팀
성이론, 고정갑희
페미니즘의 도전, 정희진

태그

여성주의 , 성노동자 , 레드마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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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난 그래..

    성노동자라..

    '일하는 사람' 혹은 '뭔가를 만들거나 파는 사람'이라고 해서 모두가 '노동자'라고 이야기하지 않는다. 또한 자기 자신 스스로 '노동자'라 규정한다고 해서 노동자인 것도 아니다.

    본문에서 성매매 여성 스스로 언급하고 있듯이 성매매 여성들은 성이라는 상품, 상품화된 성을 파는 것이지 노동력을 파는 것이 아니다. '성'이라는 것이 자신의 몸과 일체화되어 있기 때문에 마치 노동력을 파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엄연히 다른 것이다.

    성매매 여성과 포주와의 관계 역시 언뜻 '임노동관계'인가?라고 착각할 수도 있겠지만, 사실은 현대판 노예제인 것이다.

    언제부턴가 성매매 여성을 노동자로 규정하고 '성매매의 비범죄화'를 요구하면서 성매매 여성을 운동의 주체(?)로 바라봐야 한다는 논리가 횡행하고 있다. 이러한 담론과 요구들이 마치 진보적인 것처럼, 혹은 성매매여성들의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처럼 얘기되고, 그렇게 보지 않는 사람에 대해서는 '꼴통'이라는 딱지를 맘대로 붙여댄다.

    그런데 성노동자라는 담론도, '성매매의 비범죄화'라는 요구도 사실은 성매매를 옹호하고, 이로써 포주들의 이해를 대변하며, 현대판 노예제를 그것도 성노예제를 유지하는 쓰레기 담론이요 쓰레기 요구에 불과하다.

    자꾸 이런 담론을 생산해 내는 인간들은 뭐하는 인간들일까? 또 이들의 뒤에 있는 것들은 누굴까?

  • 난 그래..

    관리자님..
    댓글 폰트 사이즈가 너무 작아서 댓글이 잘 안보여요

    키워주세요..

  • 주햔셩

    섹스

  • 밑에 꼴통 맞네

    맨 위;; 헐;
    노예제라... 훗. 그런식으로 확대해석하면서 따지면 임금 받는 노동자도 임금 노예라 하지 그러냐?
    이들 뒤에 있는것들이 누굴까냐고? 어디서 어설픈 음모론을 들이미는 것도 딱 꼴통이네. 당사자들이 저리 나서면 귀담아 들어라 꼴통아.

  • 나도 그래..

    '힘듦'과 '노동'은 좀 다르지 않을까요? 힘든 일을 노동이라 부르지만 '사회적'으로 인정되는 '노동'은 어느 정도 규정됩니다. 이에 대해 불만을 가지는 분들이 많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곧장 내 노동에 대해 댓가를 줘! 라고 주장해본 들 아무도 임금을 주지는 않을 것입니다. 60-70년대 가사노동 논쟁에서 가사노동에 대한 임금을! 요구했던 주장들이 왜 수그러들었는 지, 오히려 가사노동이 사회화되면서, 임금이 지급되게 되었는 지를 생각해보면 어느 정도 답은 나올 것이라 생각됩니다만.

  • -_-

    이게 무슨 개드립... 성매매 자체가 한 여성의 인권을 돈으로 사고파는 근절되어야 할 악질적인 관습인데.... 이걸 노동으로 인정하자는건 뭔가요. 그럼 강도나 도둑 깡패도 노동으로 인정해주세요.

  • 성노동운동

    위 기사는 성노동/성노동자 운동에 대한 매우 소중한 기록입니다.
    비판은 상당한 논거를 두고 해야 합니다만, 지금 달린 댓글들은 화풀이형 단순한 비난에 지나지 않아 안타깝습니다.

    본문에 어울리는 좋은 문건이 있어 소개합니다.
    http://www.k-hnews.com/home/bbs/view.php?id=citijournal&no=79

    생산적인 비판을 기대합니다.

  • 지나가고픈

    성노동운동은 조합주의 운동을 하려는 것인가? 아니면 해방운동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것인가? 만약 후자라면 자기운동의 근거로서 `노동에 대한 정당화`는 그만 두어야 할 것이다. 만약 전자라면, 현대차의 보수적 정규직 노조와 같은 조합주의 운동일 뿐, 별 다른 기대를 가질 필요가 없을 것이다.

  • 성노동운동

    <지나가고픈>님은 "성노동운동은 조합주의 운동을 하려는 것인가? 아니면 해방운동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것인가? 만약 후자라면 자기운동의 근거로서 `노동에 대한 정당화`는 그만 두어야 할 것이다. 만약 전자라면, 현대차의 보수적 정규직 노조와 같은 조합주의 운동일 뿐, 별 다른 기대를 가질 필요가 없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한 답변이다.

    성노동/성노동자 운동에 대한 이같은 접근은 성급하기 이를데 없다.
    현대차 등 사례는 20년 이상 민주노조운동의 실패를 종합적으로 보여준다.
    그러나 성노동/성노동자 운동은 제대로 시작하지도 않았고
    선진적인 활동가들에 의해 매우 작은 현장을 기반으로 이론화 중이다.
    이는 그들의 생존권과 건강권을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단결권 이야기다.
    조합주의를 넘어 해방운동으로 나아가는데 당연히 동의한다.
    그러나 그 시작은 말로만 되는 게 아니다. 일단 모여야 뭐든 시작 가능하다.

  • 성노동운동

    시야를 세계로 넓혀보자.
    『프로콘』은 비판적 사고를 위한 자원을 제공하며 편견 없는 교육을 지향하는 미국의 비영리 공익단체로, 논쟁적인 문제를 제시하고 이와 함께 정보시민권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성범죄>와 유관한『프로콘』의 100개국 매춘(성매매)정책 조사에 따르면, 전면적인 금지주의 정책을 취하고 있는 곳은 이슬람 등 종교성이 강한 국가와 구 공산권 지역 그리고 저개발 국가에서 집중적(39%)으로 나타난다. 상대적으로 선진적인 나라들에서는 합법화나 제한 적법(비범죄화 포함 61%)을 통해 국가가 성인들 사이의 자발적인 성생활에 개입하지 않으려는 경향을 보인다. 그러나 오늘 남북한 모두는 흥미롭게도 사이좋게 금지주의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자료] 100 개국과 그들의 매춘 정책 - ProCon.org

    1. 아프가니스탄 : 모두 불법
    2. 알바니아 : 모두 불법
    3. 앙골라 : 모두 불법
    4. 앤티가바부다 : 모두 불법
    5. 아르헨티나 : 매춘 합법 - 업 소유 불법 - 알선 불법
    6. 아르메니아 : 매춘 합법 - 업 소유 불법 - 알선 불법
    7. 호주 : 매춘 제한 적법 - 업 소유 제한 적법 - 알선 제한 적법
    8. 오스트리아 : 매춘 합법 - 업 소유 불법 - 알선 불법
    9. 바하마 : 모두 불법
    10. 방글라데시 : 매춘 제한 적법 - 업 소유 합법 - 알선 적법

    11. 바베이도스 : 모두 불법
    12. 벨기에 : 매춘 합법 - 업 소유 합법 - 알선 불법
    13. 벨리즈 : 매춘 합법 - 업 소유 불법 - 알선 불법
    14. 볼리비아 : 매춘 합법 - 업 소유 불법 - 알선 불법
    15. 브라질 : 매춘 합법 - 업 소유 불법 - 알선 불법
    16. 불가리아 : 매춘 제한 적법 - 업 소유 불법 - 알선 불법
    17. 캄보디아 : 모두 불법
    18. 캐나다 : 매춘 합법 - 업 소유 불법 - 알선 불법
    19. 칠레 : 매춘 합법 - 업 소유 불법 - 알선 불법
    20. 중국 : 모두 불법

    21. 콜롬비아 : 매춘 합법 - 업 소유 합법 - 알선 불법
    22. 코스타리카 : 매춘 합법 - 업 소유 합법 - 알선 불법
    23. 크로아티아 : 모두 불법
    24. 쿠바 : 모두 불법
    25. 키프로스 : 매춘 합법 - 업 소유 불법 - 알선 불법
    26. 체코 공화국 : 매춘 합법 - 업 소유 불법 - 알선 불법
    27. 덴마크 : 매춘 합법 - 업 소유 불법 - 알선 불법
    28. 도미니카 연방 : 모두 불법
    29. 도미니카 공화국 : 매춘 합법 - 업 소유 불법 - 알선 불법
    30. 에콰도르 : 매춘 합법 - 업 소유 합법 - 알선 합법

    31. 이집트 : 모두 불법
    32. 엘살바도르 : 매춘 합법 - 업 소유 합법 - 알선 불법
    33. 에스토니아 : 매춘 합법 - 업 소유 불법 - 알선 불법
    34. 에티오피아 : 매춘 합법 - 업 소유 불법 - 알선 불법
    35. 핀란드 : 매춘 합법 - 업 소유 불법 - 알선 불법
    36. 프랑스 : 매춘 합법 - 업 소유 불법 - 알선 불법
    37. 독일 : 매춘 합법 - 업 소유 합법 - 알선 합법
    38. 그리스 : 매춘 합법 - 업 소유 합법 - 알선 합법
    39. 그라나다 : 모두 불법
    40. 과테말라 : 매춘 합법 - 업 소유 합법 - 알선 불법

    41. 가이아나 : 모두 불법
    42. 아이티 : 모두 불법
    43. 온두라스 : 매춘 합법 - 업 소유 불법 - 알선 불법
    44. 헝가리 : 매춘 합법 - 업 소유 불법 - 알선 불법
    45. 아이슬란드 : 매춘 제한 적법 - 업 소유 불법 - 알선 불법
    46. 인도 : 매춘 제한 적법 - 업 소유 불법 - 알선 불법
    47. 인도네시아 : 매춘 합법 - 업 소유 합법 - 알선 합법
    48. 이란 : 모두 불법
    49. 이라크 : 모두 불법
    50. 아일랜드 : 매춘 합법 - 업 소유 불법 - 알선 불법

    51. 이스라엘 : 매춘 합법 - 업 소유 불법 - 알선 불법
    52. 이탈리아 : 매춘 합법 - 업 소유 불법 - 알선 불법
    53. 자메이카 : 모두 불법
    54. 일본 : 매춘 제한 적법 - 업 소유 불법 - 알선 불법
    55. 요르단 : 모두 불법
    56. 케냐 : 모두 불법
    57. 북한 : 모두 불법
    58. 한국 : 모두 불법
    59. 키르기스스탄 : 매춘 비범죄 - 업 소유 불법 - 알선 불법
    60. 라트비아 : 매춘 합법 - 업 소유 불법 - 알선 불법

    61. 라이베리아 : 모두 불법
    62. 리투아니아 : 모두 불법
    63. 룩셈부르크 : 매춘 합법 - 업 소유 불법 - 알선 불법
    64. 말레이시아 : 매춘 비범죄 - 업 소유 불법 - 알선 불법
    65. 몰타 : 모두 불법
    66. 멕시코 : 매춘 비범죄 - 업 소유 불법 - 알선 불법
    67. 네덜란드 : 매춘 합법 - 업 소유 합법 - 알선 합법
    68. 뉴질랜드 : 매춘 합법 - 업 소유 합법 - 알선 합법
    69. 니카라과 : 매춘 합법 - 업 소유 합법 - 알선 합법
    70. 노르웨이 : 매춘 제한 적법 - 업 소유 불법 - 알선 불법

    71. 파나마 : 매춘 합법 - 업 소유 합법 - 알선 불법
    72. 파라과이 : 매춘 합법 - 업 소유 불법 - 알선 불법
    73. 페루 : 매춘 합법 - 업 소유 합법 - 알선 불법
    74. 필리핀 : 모두 불법
    75. 폴란드 : 매춘 비범죄 - 업 소유 불법 - 알선 불법
    76. 포르투갈 : 매춘 합법 - 업 소유 불법 - 알선 불법
    77. 루마니아 : 모두 불법
    78. 르완다 : 모두 불법
    79. 세인트 키츠 네비스 : 모두 불법
    80. 세인트 루시아 : 모두 불법

    81. 세인트 빈센트 그레나딘 : 모두 불법
    82. 사우디 아라비아 : 모두 불법
    83. 세네갈 : 매춘 합법 - 업 소유 불법 - 알선 불법
    84. 싱가포르 : 매춘 합법 - 업 소유 합법 - 알선 불법
    85. 슬로바키아 : 매춘 합법 - 업 소유 불법 - 알선 불법
    86. 슬로베니아 : 모두 불법
    87. 남아프리카 공화국 : 모두 불법
    88. 스페인 : 매춘 비범죄 - 업 소유 일부지역 불법 - 알선 불법
    89. 수리남 : 모두 불법
    90. 스웨덴 : 매춘 제한 적법(구매 범죄) - 업 소유 불법 - 알선 불법

    91. 스위스 : 매춘 합법 - 업 소유 합법 - 알선 불법
    92. 태국 : 모두 불법
    93. 트리니다드 토바고 : 모두 불법
    94. 터키 : 매춘 합법 - 업 소유 제한 적법 - 알선 불법
    95. 우간다 : 모두 불법
    96. 아랍 에미리트 : 모두 불법
    97. 영국 (스코틀랜드 포함) : 매춘 비범죄 - 업 소유 불법 - 알선 불법
    98. 미국 : 매춘 제한 적법 - 업 소유 불법 - 알선 불법 (네바다주 합법)
    99. 우루과이 : 매춘 합법 - 업 소유 불법 - 알선 불법
    100. 베네수엘라 : 매춘 합법 - 업 소유 합법 - 알선 합범

  • 지나가고픈

    기사 본문에 의하면, “성 노동은 기자가 기사를 쓰고 타이핑을 해서 돈을 버는 것과 마찬가지로 일을 해서 돈을 버는 노동”이며, "성노동이라는 ‘직업’을 특별히 불쌍하게 여기지 말라고 강조"한다.

    즉 기사는 성노동을 다른 자본주의적 노동과 동급으로 놓는데만 초점을 맞춰, 자본주의적 노동 자체에 대한 비판의 길을 보여주지 않는다. 이러한 운동은 '성노동의 자본주의적 노동으로의 인정'을 위한 투쟁이지, 자본주의적 노동을 지양하기 위한 투쟁이 아니다. (물론 성노동자운동은 가부장적 체제의 문제를 건드리긴 한다.)

    성노동자의 생존권과 건강권을 위한 투쟁이라 하더라도, '성노동의 자본주의적 노동으로의 인정'을 당면목표로 투쟁할 필요는 없다. 이런 의미에서 (일부) 성노동자운동은 처음부터 자기운동의 근거를 잘못 설정했고, 조합주의적 방향의 길을 열었다고 볼 수 있다.

    게다가 <성노동운동>님의 답글에 의하면, 조합주의운동 단계 이후에 해방운동 단계로 진입할 수 있을 것 같이 서술하는데, 이러한 단계론은 근거가 없다.

  • 성노동운동

    강경표(한국철학사상연구회)의 글 중에서
    프레시안(2010-10-22) 서평기사 발췌
    - 성범죄의 '진짜' 원인은 '성욕'이 아니다?
    [철학자의 서재] 프란츠 부케티츠의 <왜 우리는 악에 끌리는가>

    강력한 법규가 등장을 하고 처벌 수위를 높여도 해결 되지 않는 외도와 불륜은 혹시 우리가 잘못 규정한 인간 본성의 문제는 아닐까? 프란츠 부케티츠의 <왜 우리는 악에 끌리는가>(염정용 옮김, 21세기북스 펴냄)는 이러한 문제에 대한 진화윤리학의 답변서다. 부케티츠는 말한다.

    "경험적으로 보아 도덕 원칙을 받아들이는 것은 정확히 그것이 생물학적으로 규정된 인간의 행동 방식과 조화를 이룰 때 가능해 진다. 이 때문에 성윤리의 어려움도 생기는 것이다." (8쪽)

    그러나 성윤리의 문제는 생물학적으로 규정된 인간의 행동 방식이 반영되지 못한 것일 뿐만 아니라 우리의 시각이 너무나 왜곡되어 있다는 것에 있다.

    ... 부케티츠는 이러한 부류의 사람들을 '도덕지상주의자'(161쪽)라고 부른다. 도덕주의자들은 항상 옳은 편에 서 있다. 그들은 항상 스스로를 선하다고 생각하며 다른 사람들에게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가르치려고 한다. 특히나 '거룩한 말씀'을 운운 하며 누군가에게 도덕적 행위를 요구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위선자일 확률이 높다. 월리엄 브레이크는 이렇게 말한다.

    "선하기만 한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신이 아니면 위선자다."

    이런 측면에서 부케티츠의 <왜 우리는 악에 끌리는가>는 도덕주의자들에게 보내는 경고장과 같은 역할을 한다. 진화윤리학의 입장에서 부케티츠는 추상적 개념의 윤리학을 단호히 거부한다. 이상주의를 바탕으로 하는 도덕주의는 더더욱 반대한다. 인간의 생물학적 기초가 반영되지 못한 윤리학은 윤리학으로서의 기능을 제대로 수행할 수 없다. 이에 부케티츠는 윤리학자가 나아가야 할 길을 다음과 같이 말한다.

    "윤리학자는 사람들이 실제로 어떻게 살아가는지, 그들이 무엇을 하고 무엇을 하지 않는지 관찰하는 것에서, 비로소 실제로 어떤 도덕적 원칙들이 성공을 거두고 어떤 것이 그렇지 않는지 깨달을 수 있다. 추상적(이상주의적) 인간상에 매달리지 않고 인간과 인간의 본성, 발전 과정, 특정 사회적 상황에서의 행동에 관한 인식들을 진지하게 받아들인다면 윤리학은 응용과학으로 다루어 질수 있다." (9쪽)

    이 이야기는 아마 윤리학자들에게는 상당히 기분 나쁜 소리임에 틀림없다. 소크라테스는 플라톤을 끌어안고 통곡하며, 공자는 또 다시 방황하며, 예수는 광야로 돌아가고, 부처는 화병으로 자리보존을 할지도 모른다. 그 동안 이상주의적 인간형 개발에 몰두해온 온갓 노력은 수포로 돌아가고 윤리학의 거대한 야망이 응용과학 따위로 전락할 줄이야.

    그러나 여기서 우리는 다시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기존의 성윤리를 바탕으로 해서 만들어진 성 관련 범죄들에 대한 강력한 처벌이 과연 성범죄를 얼마나 감소시켰는가? 생물학적 본능에 가까운 성(性)이라는 것이 처벌 수위만을 높인다고 해서 사라질까? 또는 무작정 "착하게 살자!"라는 구호만으로 또는 교육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가?

  • 다라

    저는 성노동자라고 지칭하는 사람들이 제가생각하기엔,
    다른 여성들에게 피해를 주기때문에 온건하게 보이지 않습니다. 금전적이든뭐든 약속된것이 없는 성행위가 강간이라고요...아니요. 강간은 피해자의 자의를 무시하고 벌어지는 폭력일 뿐입니다. 그걸 성매매에 비유한다는것 자체가 잘못되었습니다. 강간피해자들을 마치 받을걸 못받은 사람들처럼 묘사한부분은 심히 거슬리네요. 이런 인식의 호도부터 시작해서, 성매매여성의 존재 자체로, 여성성은 돈을주면 살수있는 무가치한것으로 여겨지게한다고 생각합니다.
    안그래도 여성인권후진국인 우리나라에서 그 체계를 더욱 답습하면서요.
    성인들끼리 금전적 대가로 살인,상해가 아닌 행위를 자유롭게 해도 된다...?그게 어떤 가정의 파탄으로 이어질수도 있는건 왜 고려 안하시는지...
    일부 몰상식한 남성들은 성구매가 비범죄화되는순간 집밖에 첩을 두고사는 기분이 될겁니다.

  • 참나

    창녀 (娼女)
    [창녀] [명사] 돈을 받고 몸을 파는 일을 직업으로 하는 여자.
    [유의어] 매춘부, 사창2, 유녀3.

    사전에도 창녀라고 나와있고 실제로 하는 일도 동일하다.

    먼저 성 노동자가 정확하게 어떤 일을 하는지를 알려주기를 바란다.
    몸을 파는 일을 한다? 그러면 나는 그대로 창녀라고 부를 생각이다.
    성 노동자라고 불리려면, 여성은 여성만이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남성은 남성만이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이 진정한 성 노동이라고 생각한다.
    뭐, 그런 일은 아무리 찾아봐도 나오지 않겠지만.

    성 노동자 OUT!

  • 심영

    이게 무슨소리야...!! 이게 다 무슨소리야~!!! 의사양반!!

  • 나도 그래

    그럼 세금도 내세요

  • 하아...

    부모:우리 딸은 커서 뭐가 될거니?
    딸 :성 노동자요!
    이런 미래가 되고싶나

  • CDCD

    병신같은 창녀들주제에 무슨 권리람? 기사제목만 읽고 바로내렸다. 권리 줄놈들도 많다 살인자부터..어휴

  • 들풀꽃

    기자님의 말씀데로 노동의 한 분야라고 한다면,
    나의 가족이 그런 직업을 가져도 되는 지,
    (어머니가, 누이가, 나의 딸이...)
    혜리씨가 비혼모이나 자신의 자녀가 그렇게 해도 좋은지...
    지속적으로 사회에 뿌리내릴 만한 직업인지...
    직업으로서 요건을 갖추고 있는 것인지...
    사회에 도움이 되고, 보람을 느끼는 일인지 한 번 고민해 볼 필요가 있는 일입니다.
    먼저 생각해 볼 문제 입니다.

  • 바람

    창녀, 창남이 비범죄화된다.
    비범죄화는 오히려 논란을 가중시킬 뿐이다.
    성이 상품화된다. 즉 합법화된다고 가정한다.
    쾌락을 주고 돈을 얻는다는 점에서 연예인들과 비슷해 보인다.
    분명 유명한 창녀, 창남이 등장할 것이다.
    무분별한 성매매가 분명히 발생하게 된다. 로리타, 변태성애자 등등
    성인식이 개방되면 자연스레 그 성행위를 시작하는 연령이 낮아진다. 8살난 아들래미가 돈 10만원 생겼다고 창녀랑 관계를 맺는다. 그리고 지 친구랑 관계를 시작한다.
    지금보면 당황스럽지만 그리 비윤리적이라 할 수도 없는 이야기다. 갓난아이가 섹스를 하든 백골이 섹스를 하든 그게 무어가 중요한가?
    요점은 세상은 변하게 되어있고, 그 변화가 과연 유익한 것인가 하는 것이다.
    어떠한 변화도 결국엔 적응하게 되어있다.
    다부다처제가 되든 전부전처제가 되든
    종족번식을 위하여 발달되어진 성기능이, 그 목적을 달성하였다.
    남은건 그 성기능이 세상을 이롭게 하는데 유용한가 하는 것이다.
    종족번식을 위하여 마약이 이로운 것이었다면, 그것은 수단으로써 이로운 것이지 그 자체는 그저 사람을 취하게 하는 마약일 뿐인것이다.
    고통과 스트레스를 해소한다?
    우리가 당면한 하나의 과제를 풀어야할 중요한 시점이라고 본다.
    성은 상품화가 되서는 안된다.
    일시적으로 그러한 일이 생기는 것은 부작용의 현상일뿐
    그것을 지속적인 법규로 제정하는 일은 없어야함이 마땅한 것이다.

  • 한다영

    완전히 다 읽지는 않았는데요.. 제 생각에 이것은 말장난인것같아요. 왜냐면 넓은 관점이라는 말은 좋지만 애인과 집창촌여인들과의 관계가 다르다..그건 합리화입니다.만약 구분지어 둘다 용인된다면 예를 들어 아빠가 딸과 성관계를 가졌을때 너는 딸이면서도 그저 서로 욕구를 해소하기위한 대상이기도하다.이런식의 말도 받아들여져야하지 않나요?노는 창이라는 뜻이랬죠?저는 사실 이유없이 그 말이 만들어졌다고 생각하지않습니다.쉽게 번돈은 아니라고 하실지 몰라도, 다른 여타 노동에 비해 급여가 너무 세고..너도나도 놀면서 일하려고만 한다면?그 뒤에는 다시 성매매를 불법화하는 사태가 벌어질겁니다..그리고 성매매를 합법화하면 집창촌여성들의 권익은 지켜질지 모르나, 대다수 여성들에 대한 남성들의 시각은 어떻게 변해갈까요?남성도 성매매를 합법화한다면 마찬가지일거고요.성은 더러운것은 아니지만, 소중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스킨쉽은 친밀감이죠.그러면서도 많은 이들과의 반복된 스킨쉽은 감각이 무뎌집니다.어쩌다 하는 성관계가 더 흥분되는 그 맛도 인간이 자신을 통제해서 얻는 가장 극도의 쾌락이라고 생각합니다.뭐 이 기사글을 통해 새롭게 배운것도 많고..몰라서 어둡게만 생각한 성매매하는 여성들이 이렇게 당당하고 생각보다 좋은 환경에서 일하는 사람도 많다는게 참 좋기도한데요..개인적인 거래관계라서 간섭하지말라는 것처럼 그렇기에 암암리에만 이루어지는게 맞다고 봐요.드러내놓고 인정해달라..이 말에 반박하실지라도 결국 합법화를 원하시는거 아닌가요?글쎄 성매매..아니 말씀하신대로의 성판매에 종사하시는 분들이 있으시니 조심스럽지않을수없지만 성매매(전 이렇게 부를래요.사고 또 파는거.이 말은 그냥 말 그대로인건데요)에 종사하다가 다른 의미의 임금착취업계로 다시 돌아와 행복과 안도의 한숨을 쉬는 분들의 말도 들어봐야한다고 생각하구요.
    아무튼 저는 뜻은 잘 들었지만 반대입니다.성매매를 인정하는것이 넓은 사고방식인것처럼 언뜻보이겠지만 조금만 더 깊이 생각한다면 규제하고 통제하는 엄격한 영국같은 나라가 사실은 더 그 뒤를 걱정하는 것이 아닐런지요?물론 좀 독특한 인생관을 가지신 분들이 이런 운동을 하시는게 아닐까 생각합니다만, 자기의 인생을 존중받기위해서 대다수의 사람들이 소중하게 생각하는 부분도 침해하지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이렇게 내세울 일은 아니라고 보는거죠..
    암튼 어려운 문제인것같습니다만.. 제 바람은 그저 성폭력이 없다면 하는것입니다.성을 친밀한 사람하고만 공유해야한다고 믿는 이를 강제로 상처로 주는 일말이죠..근데 이런 성폭력을 행하는 범죄자들이 실로 집창촌을 잘 드나들지 않는가요..?정말 사회를 위한다면 제 생각에는..이렇게 드러내놓고 합법화얘길 안하셨으면..아니 합법화가 아니더라도 긍정적으로 생각하라..라는 식의 공개적 기사는 안나왔으면 하는겁니다..내 딸이 정말 이런 성활용선택이 자유로운 나라에서 살수있게하려면 말입니다..
    그래서 사실 이런 글이..화가 납니다..좀 건너 건너 얘기인지는 모르나 성폭력을 당한 분들 입장에서 이런 글을 보면 굉장히 거북할 것입니다..이런 성매매를 긍정, 합법화하는 시각의 주장들은..그저 본인들은 단순한 이야기를 하려는걸지 모르나..이것이 기사화되어서 얼핏보고듣는 대중에게 주는 영향은 엄청나게 다른쪽으로 해석될수있고요..구체적으로 나이가 어린 남성들에게 성매매의 합법화가 주는 영향이 사회적으로 어떨지 한번 생각해보셨나요..쾌락만을 안그래도 생각하는 나이인데 자신의 부모님들의 사랑도 그렇게 매매한건 아닐까 생각이 들수있겠죠..이 글 쓰신 분들처럼 그렇게 딱딱 구분이 안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힘듭니다.성관계와 친밀감, 사랑을 별개로 구분짓는다는게..혼란스러워야되는거예요.그게 자연스러운거라고 봅니다.어려운 문제같아요 정말.하지만 뭐 어차피 제 생각이니까 두서없이 나열해보았어요.저는 사회적으로 지금같이 암암리에 이루어지는건 아닌것같고, 자신의 성관계 절박함을 어느정도 증빙해서 반공개적으로 이루어지는?그런 양쪽 절충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음..지금까지 제 말에 기분나쁜 분들이 있으면 사과할게요..그냥 개인적인 의견이니까요..아무튼 자신의 입장만이 아닌 타인과 또 다른 나잇대, 처지 등등이 다른 사람들까지 고려해서 이런 문제는 진지하게 생각하고 의견어필해야되지 않나 생각합니다..어차피 목적은 다함께 더불어 잘살자는거잖아요?뭐 제 입장에서는 일방적인 기사글 주장을 보기만해야되니까 또 다른 입장이다보니 반대의견을 내놓게 된거고요..아무튼 서로가 상처주고받지않았음 좋겠네요...저라는 사람이 볼때는 성매매는 상처매매같거든요..주는사람,받는사람 다 상처받는거..원해서한다고 서로 말하고 시작해도..그렇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