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전국성노동자준비위

"성노동자의 주체적 운동 위해 성매매특별법 폐기해야"

29일 전국성노동자준비위가 공식 출범행사를 가졌다. 작년 9월 성매매특별법 시행이후 "생존권을 보장하라"며 거리로 나선 성매매 여성들이 있었다. 그녀들을 바라보며 여성단체들, 운동세력들 사이에서 다양한 논쟁이 존재한다. 피해여성지원을 중심으로 활동해왔던 여성운동세력들은 "성매매는 여성들에 대한 폭력이며 이른 근절하기 위해 성매매특별법을 개정 또는 더욱 강력하게 시행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으며, 성매매 여성들의 움직임을 지원하는 여성운동세력의 경우 "성매매 여성들의 주체적 운동을 위해 그녀들을 성노동자로 인정해야하며 성매매특별법을 폐기하고 비범죄화 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여성운동세력들에서의 논쟁은 성매매를 노동으로 인정할 수 있는가에서부터 성매매를 근절하기 위한 운동의 방식은 어떠해야 하는가에 이르기 까지 다양한 부분에서 이루어 지고 있다. 참세상은 이러한 다양한 논쟁들을 담기위해 전국성노동자준비위와 다시함께센터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29일 잠실 체조경기장 앞에서 진행한 '성노동자축제'

다음은 전국성노동자준비위에 기자가 보낸 인터뷰 질문에 서면으로 보낸 답변의 전문이다.

성매매 여성들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 왜 모이게 되었는가? 그리고 스스로를 노동자라고 규정하는 것은 어떤 의미를 가지는가?

우리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러하듯이 자발적으로 일하고 그 임금으로 생활한다. 단지 일이 성적서비스 분야일 따름이다.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은 '노동자라 함은 직업의 종류를 불문하고 임금·급료, 기타 이에 준하는 수입에 의해 생활하는자'로 규정하고 있지 않은가. 노동자는 사회적으로 오명과 낙인을 벗고, 고용주인 자본가에 대해서는 법률적으로 대등한 입장에 설수 있다는 점에서 당당한 인간이다. 그래서 우리는 스스로를 노동자라고 규정한다.

성매매 여성들이 스스로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것이 성매매 특별법 이후로 알고 있다. 성매매 특별법이 재정된지 9개월이 넘어가는데 성매매 특별법에 대한 평가는 어떠한가? 성매매 특별법 폐기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사실 사람들은 성매매 특별법이 그동안 겉으로 드러난 성매매를 없애는데 많은 기여를 했다고 평가하기도 한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성매매 특별법은 절대 다수 국민들이 실효성을 인정하지 않은 비민주적인 악법이다. 그럼에도 국회에서 만장일치로 통과된 이유는 국회의원들의 계급성이 민의와 동떨어져 있기 때문이며, 특히 급진주의 페미지스트들의 순결 이데올로기에 협박당한 결과이다. 성매매 특별법은 이미 실패했다. 집결지에서 나간 성노동자들은 국내외 음성 성매매 시장에서 목숨 건 생활을 하고 있으며, 이 무서운 성매매 특별법 하에서도 생존이 어려운 여성들이 집결지에 들어오는 것은 무엇의미하는가. 성노동은 빈익빈 부익부로 인한 사회구조의 산물이다.

성노동자준비위에서는 성매매의 비범죄화를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성매매를 비범죄화 한다는 의미는 무엇이며, 비범죄화의 구체적인 모습은 어떤 것인가? 비범죄화를 주장하면 성매매 특별법을 없애자는 주장이고, 그러면 합법화 아니냐는 제기가 있는데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당연히 성매매 특별법은 폐지되어야 한다. 이를 두고 비범죄하를 말하는 여성계 권력은 심한 자기 모순에 빠져있다. 그들의 비범죄화란 우리 성노동자들을 성매매 피해여성이라는 이름으로 법망에서 안전하게 보호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피해여성이 아니라 당당히 일하는 노동자다. 따라서 우리를 찾는 고객인 남성들을 제외한 비범죄화에 동의할 수 없다. 남성 고객에게는 형벌을 가하도록 두고 우리만 빠져나올 정도로 성노동자들은 파렴치한 존재가 아니다. 따라서 우리가 말하는 비범죄화란 성매매를 인정도 부인도 하지 않는 유럽식을 말하는 것이다. 합법화는 네덜란드나 독일식인데 공창과 사창사이에 계급이 생겨 단점이 있다.

성매매는 기본적으로 여성의 성을 상품화 하는 자본주의 모습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것이 아닌가 한다. 그리고 가부장제 속에서 여성의 성이라는 것은 온전히 인정받을 수 없고 언제나 상품화 되고 폭력에 노출되어 있다. 이것이 극대화 되고 있는 것이 성매매로 극단적으로 드러난 것이 아닌가 하는데, 성노동자 준비위에서는 성매매에 대한 기본적인 인식이 어떠한지?

자본주의와 상품화 얘기는 맞기도 하고 틀리기도 하다. 성노동은 고대 이집트 신전매춘처럼 역사적으로 기원이 오래된 직업이다. 단지 신자유주의 하에서 벼랑에 내몰린 여성들이 급증하는 추세다. 성의 상품화는 이미지 쪽이 더 무섭다. 대자본은 방송사를 중심으로 한 연예계에 집중하며 섹슈얼 이미지를 판매한다. 상대적으로 집결지는 영세한 성산업인들이 모여있는 것이고 고객들 또한 성적으로 비교적 가난한 사람들이다. 젠더 계급 못지 않게 섹슈얼리티 계급을 말해야 한다. 우리 성노동자들은 가난한 남성이 부유한 여성이 부유한 여성보다 더 호감이 가는게 사실이다. 집창촌 방식은 폭력으로부터 가장 안전한 성노동 방식이다.

그동안 성매매 여성들을 지원하기 위한 많은 프로그램과 단체들이 있는데, 이런 단체들의 활동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근본적으로 성매매 여성들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성매매 여성 지원 프로그램은 기본적으로 여성 권력의 치장용이다. 여성단체들은 이를 통해 자신들의 일거리를 확보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한 여성이 성노동자가 되기까지에는 견딜 수 없을 만큼의 열악한 경제환경, 즉 집안생계나 병마나 과도한 부채 등이 원인으로 작용한 것이다. 여성 권력이 주는 37만원의 긴급 생계 보조비와 학원비는 현실적으로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미 시범지역에서 성노동자들이 반납한 사례도 종종 목격되고 있다. 우리들이 자활하는 문제는 상당한 기간을 필요로 한다. 성노동자들의 다수가 실제 가장이다. 탈성매매 문제는 성인인 우리들 자신이 판단해서 해결할 일이다. 정부는 사회복지차원의 지원을 해주면 된다. 예컨대 우리들의 부모님과 동생들 생게를 정부가 돕는 시스템이 있다면 성노동자들은 좀 더 자유롭게 직업선택의 기회를 갖을 것이다.

성노동자들은 주체적으로 자신의 생존권을 이야기 하고, 노동할 수 있는 권리를 이야기하는 운동을 만들어 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업주와의 관계에 대한 많은 사람들이 의문을 가지는데, 사실 노동자의 투쟁에서 업주, 사업주는 임금인상투쟁 등에서 대립하는 관계이기 때문이다. 이후 업주와의 관계를 어떻게 만들어 갈 것 인지?

업주는 뿔달린 사람들이 아니다. 그 사람들 또한 한국사회구조에서 소외되 떠밀려 온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극히 일부 돈 번 사람들은 이미 음성 성매매 쪽으로 이동했다. 성노동자들의 질적 양적 성장은 그들에게 심리적으로 당장은 부담이 될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중장기적으로 업주들이 사회에서 인정받을 수 있는 훌륭한 방법이기도 하다. 임금협상 문제는 그리 문제가 크지 않다. 지금은 각 지역별로 이미 양측이 서로 양해할 정도로 분배 수준이 정해져 있다. 사회인들이 보는 것보다 우리가 일하는 현장에서는 업주보다 외려 성노동자들의 위상이 더 높다고 보면 된다.

이후 활동계획은 무엇인지?

전국성노동자준비위는 기존의 현장 생존권 투쟁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그리고 시간과 경비 등을 절약하면서 좀 더 생산적인 투쟁을 위해 사이버 팀을 꾸렸다. 온오프 라인을 넘나드는 투쟁을 통해 젠더 계급 못지 않게 섹슈얼리티 계급을 논할 정도의 동지들이라면 언제든지 연대운동을 펼칠 것이다. 우리들 성노동자들이 여성으로서 논의할 페미니즘은 문화주의 및 사회주의 수준이 되리라 본다. 우리는 서울국제영화제 및 세계여성학대회 등 참가를 통해 성노동과 관련한 국제적 사조를 많이 접하고 있다. 계속 공부하면서 투쟁하다보면 좋은 성과가 있으리라 본다. 최근 사회진보연대의 연대투쟁 호응에 많이 고무되고 있다. 관심있는 민주단체들의 연대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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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매매 , 성노동자 , 성매매특별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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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노동자준비위는 집장촌 업주의 입장을 대변하는 조직같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