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채널, ‘우리 모두가 구본주다’ 방영 보류 결정

하이닉스 ‘우리는 일하고 싶습니다’ 공방 이어 또다시 보류

하이닉스-매그나칩 사내하청지회 영상팀에서 기획 제작한 <우리는 일하고 싶습니다 - 하이닉스 매그나칩 사내하청지회 180일 간의 투쟁기록>이 KBS 열린채널 방영 이틀전인 7월 21일 방송 보류 판정을 받은데 이어 태준식 감독의 ‘우리 모두가 구본주다’가 또다시 방영보류 결정이 났다. 이는 지난 8월 12일 시청자참여프로그램 운영협의회가 9월 10일로 방송 편성 결정을 내린 것을 뒤집은 것이다.

방송 보류 판정...냄새가 났다

[출처: KBS]

태준식 감독이 제작한 ‘우리 모두가 구본주다’는 현재 재판에 계류 중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태준식 감독은 이와 같은 사실이 “이미 KBS 프로그램에서도 다루어졌던 소재이므로 문제가 될 것이 없다”고 판단하여 지난 8월 4일 열린채널에 접수했으며 ‘우리 모두가 구본주다’는 시청자참여프로그램 운영협의회에 의해 방송 편성 판정을 받는다.

그러나 이후 KBS의 석연찮은 태도가 이어졌다.

태준식 감독은 “8월 16일 담당 PD가 전화를 걸어 방영날짜를 통보하면서 자기가 보기에 논란이 있을 거 같다며 삼성화재나 이건희 회장 측에서 방영 후 손해배상 또는 명예훼손으로 건다면 개인인 제작자가 책임질 수 있는가?라며 소송에 휘말릴 가능성에 대해 언급했다”고 밝혔다. 수상한 낌새는 이때부터였다.

담당 PD는 25일 태준식 감독에게 또다시 전화를 걸었다. 태준식 감독은 “이날 당담 PD가 ‘우리 모두가 구본주다’라는 제목을 수정할 것을 부탁했으나 이를 거절했고 담당 PD는 최종 결정은 심의실에서 한다라는 의미심장한 말을 남기고 끊었다”고 전했다. 이미 9월 10일 시청자참여프로그램 운영협의회에서 편성 결정 내린 것을 KBS 심의실에서 뒤집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내용이다. 일종의 월권을 행사하겠다는 것.

결국 9일 오전 태준식 감독은 최종 방송 보류 결정을 통보받았다. 보류 이유는 재판이 계속 중인 사건이라는 것. 이는 통보 전날인 8일 삼성화재 측이 직접 KBS를 찾아와 공문을 전달하는 등의 정황으로 보아 삼성 측의 입김이 작용한 것으로 추측된다.

‘우리 모두가 구본주다’

故 구본주씨는 민중미술 조각가로 2003년 9월 29일 교통사고로 사망했다. 이때 가해자 측 자동차보험회사인 삼성화재가 보험금 산정 과정에서 예술가의 노동가치를 제대로 인정하지 않고 무직자 처리하면서 논란이 된바 있다. 구본주씨의 사건과 관련해 소송 1심 판결이 내려졌으며 故구본주씨의 유가족들은 재판결과를 받아들였으나 삼성화재 측이 불복, 항소를 하면서 이 사건은 현재 계류 중에 있다. 이에 조각가故구본주소송해결을위한예술인대책위원회(대책위)’는 삼성화재 측이 항소를 취하하고 유가족 등에게 사과할 것을 요구하며 1인 시위 및 사이버 서명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7월 22일 삼성본관에서 진행된 김윤환 씨의 퍼포먼스 ‘이~건희 보다 못한 오리야’가 그것.

태준식 감독은 “열린채널 담당PD는 KBS에 방영되는 모든 프로그램은 KBS의 심의실을 거쳐 최종 방영 판정이 난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KBS 심의실은 시청자참여프로그램 운영협의회의 결정을 뒤집을 실질적 권한이 없다”고 밝혔다.

또한 태준식 감독은 “작품 내용에 재판과 관련된 내용이 거의 없고 이미 시사투나잇 등 KBS 자사 프로그램에서 방영된 바 잇는 소재인데 이를 방영할 수 없다는 심의실의 판단은 모순”이라고 지적하며 “처음 열린채널에 접수할 때 담당PD와 이와 같은 사실을 교류했는데 이제와서 문제가 되는 것도 이해할 수 없는 처사”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태준식 감독은 “하이닉스에 이어 또다시 이런 일이 발생하게 되어 유감”이라며 “이러한 문제가 계속 발생하는 것은 ‘열린채널’이 제대로 운영되고 있지 않은 시스템적 문제이므로 앞으로 이런 문제들이 시정될 수 있도록 대응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하이닉스 매그나칩 사내하청지회에서 기획, 제작한 <우리는 일하고 싶습니다-하이닉스 매그나칩 사내하청지회 180일 간의 투쟁기록>은 8월 6일 KBS1TV 시청자참여프로그램인 열린채널에 결국 방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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