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비연, "한국노총, 비정규직 목숨 놓고 도박하는가“

한국노총 기자회견장에서 최종안 규탄 행동 진행해

“한국노총 최종안은 비정규직 기만하는 것“

한국노총이 비정규법안과 관련해 최종안을 내놓은 가운데 비정규노동주체들과의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한국노총은 29일 기자회견을 열어 비정규법안 관련한 최종안을 내놓으려 했으나 민주노총과의 논의 끝에 하루 연기한 30일 오전 11시 기자회견을 열였다.


기자회견이 열리기로 예정되어 있던 한국노총 7층 대회의실에는 기자회견이 시작되기 전부터 전국비정규노조연대회의(전비연) 대표자들을 비롯한 많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기자회견을 참관하기 위해 자리를 채웠다. 기자회견 시간이 임박해오자 비정규직 노조 대표자들은 “한국노총은 비정규직 기만하는 기자회견을 취소하고 함께 투쟁하자”고 호소하고 나섰다. 주봉희 방송사비정규노조 위원장은 “비정규 열사들의 한이 들리지 않는가. 그들은 개인문제로 죽은 것이 아니다”며 “한국노총, 정부, 김대환 누구든지 비정규개악법안을 통과시킨다면 목숨을 담보로 한 투쟁을 할 것이다”고 경고했다.

한국노총, 현실을 감안해 최종안 발표


기자회견이 시작되고 이용득 한국노총 위원장을 비롯한 산별대표자들이 입장하자 참관하러온 비정규직 노조 대표자들은 비정규법안을 막아내기 위한 투쟁의 절박함과 한국노총 최종안이 미칠 영향에 대해 발언하기 시작했다. 기자회견 시작이 힘들어 지자 이용득 한국노총 위원장은 “왜 남의 집에 와서 난리냐”며 항의행동을 비난했다. 이에 구권서 전비연 의장이 한국노총에 대한 규탄 발언을 하자 “너희들이 비정규직 대표야? 나보다 노동운동 많이 했어?”라며 화를 내기도 했다. 기자회견 이후 비정규직 노조 대표자들이 이용득 한국노총 위원장의 무례한 태도에 대해 사과를 요구하자 이용득 위원장은 “나보다 나이도 어린 것 같은데 막 말을 하는 것 같아 흥분한 것 같다”고 해명하기도 했다.

기자회견에서는 이미 알려진 대로 ‘기간제 사용기간 2년’과 ‘파견제 현행유지’, ‘불법파견 고용의무’를 중심으로 한 한국노총의 최종안이 발표되었다. 이에 비정규직 노조 대표자들과 활동가들은 강력히 반발했다. 구권서 전국비정규노조연대회의 의장은 “이는 850만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목숨이 달린 일이며, 1500만 노동자들의 목숨이 달린 일이다. 한국노총의 안은 비정규개악법안과 한치도 다르지 않다. 이는 기만이고 사기극이다”며 “한국노총은 한 손에는 비정규직의 피를 묻히고, 한 손으로는 보호라는 이름의 개악을 하고 있는 노무현 정권에 동조하는 것이다”며 강력히 비판했다.

  이용득 위원장이 "너희가 비정규직 대표야?"라는 발언을 하자 비정규직 대표자들이 강력하게 반발했다.

  한국노총의 최종안이 발표하자 비정규직노조 대표자들은 강력하게 반발했다.

한국노총비정규직연대회의, “우리와 단 한 번도 논의하지 않았다”

기자회견에서는 한국노총비정규직연대회의(한비연)의 반발도 이어졌다. 한비연 관계자들에 따르면 발표된 한국노총 최종안을 오늘 처음 봤으며, 단 한 번도 공식적으로 논의한 적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배삼영 한비연 부의장은 기자회견 장소에서 마이크를 잡고 “한국노총 위원장은 이 중요한 문제를 비정규직 당사자인 한비연과 논의한 적 있는가. 누구와 이것을 이야기하고 결정 했는가”라며 강력히 반발했다. 이에 대해 이용득 한국노총 위원장은 “협상과정에서 다른 안을 논의한다는 것은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위원장이 모든 사람을 다 만나서 논의할 만큼 여유가 없었다”고 해명했다. 한비연은 이후 전비연과 함께 투쟁할 것을 선언했다.


기자회견 이후 전비연은 한국노총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김태환 열사를 기억하라! 한국노총은 최종안을 즉각 폐기하라”고 요구했다.

임세병 한국산업인력공단 비정규직노조 위원장은 “이제 한국에 정규직은 없다. 한국노총의 최종안대로라면 이제 새롭게 취직하는 모든 노동자들은 비정규직으로 전락할 것이다”고 한국노총의 최종안을 강력히 규탄하고 “비정규직 노동자들 다 죽는데 이제 누가 책임질 것인가. 방법은 대가리 박고 싸우는 수 밖에 없다”며 강력한 투쟁에 나설 것을 결의했다.

이어 유철수 한국노총비정규직연대회의 의장은 “한국노총 위원장이 어떻게 이렇게 기만적인 비정규개악안을 통과시키려 할 수 있는가”라며 “전비연과 끝까지 함께 하겠다”고 선언했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목숨을 걸고 도박을 하는가”

구권서 전비연 의장은 기자회견문을 발표하며 “정말 침통하고 참담하다. 노동자의 간과 쓸개를 다 빼먹고 이제 뭘 하겠다는 것인가. 우리는 이제 바닥을 보았다”며 “이용득 위원장은 현실이 이러하니 투쟁만 할 수는 없다고 했다. 현실이 이러하니 더욱 치열하게 고민하고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투쟁해야 하는 것 아닌가. 이 역사의 책임을 어찌할 것인가.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지금 노동자들의 목숨을 가지고 도박하는 것인가. 분노한 만큼 투쟁 하겠다”며 이후 투쟁을 결의했다.

  한국노총 최종안이 기존의 비정규권리보호입법과는 거리가 먼 것으로 드러나자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참담하다"라는 말을 남겼다.

전비연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비정규권리보장에 관한 노동자들의 요구는 비정규직 노동자의 피와 눈물로 얼룩진 투쟁의 요구이자 비정규직 노동자도 인간이라는 선언이다. 이 요구를 걸고 싸우는 과정에서 근로복지공단비정규노조 이용석 열사를 비롯한 수많은 비정규직이 목숨을 바쳤다”며 “이른바 비정규 권리입법 연내 마무리를 위한 한국노총의 결단은 투쟁전선에서 이탈하여 노동계의 항복 선언을 하는 것이 되어서는 안된다. 다시금 한국노총에 비정규직 노동자와 함께 권리입법 쟁취투쟁에 나설 것을 촉구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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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노총 , 비정규법안 , 전비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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