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이름으로 장애여성의 독립을 말한다”

[38여성의날]장애여성공감 ‘장애여성 독립을 가로막는 물귀신 퇴치작전’

98주년 3.8 세계 여성의 날을 맞은 우리는 소수 여성의 목소리를 얼마나 찾아보고 있을까? 현 3.8여성의 날 행사들이 주류 여성들만의 행사로 전락되었다며 스스로의 목소리를 들려주기 위해 나선 여성이 있었다. 민주노총 행사가 진행되는 4일 같은 시각, 장애여성공감의 활동가들이 바로 그들이다. 비장애인 중심의 사회구조 속에서 배제당한 장애인들, 여성장애인들이 독립생활운동에서의 자신의 권리를 찾기 위한 외침이 천호역 역사 주변으로 퍼져가고 있었다.


이날 행사에 모인 참석자들은 남성만의 권리처럼 인식되어 있는 ‘독립’이라는 것이 장애인 독립생활에도 직결되는 것을 부정한다. 이들은 “장애여성이 장애를 가진 여성이라는 이유로 결혼을 하거나 혈연가족에게 더부살이를 해야 하는 의존적, 종속적 존재라 규정한다”며 “장애여성의 독립을 말할 때 사회 전반에서 왜곡된 시선으로 바라보고, 사회 관계망 속에서 어떤 형태로든 장애여성의 독립을 가로막고 있는 또 다른 장애가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이 꼽는 1순위 편견은 바로 ‘장애여성이 생활에 필요한 모든 활동을 혼자 해낼 수 없는 것’, 이들은 오히려 역설적으로 이러한 편견 때문에 장애여성의 독립을 방해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에 이날 집회 참석자들은 △장애여성의 독립권 보장 △장애여성 독립생활센터 필요성 인정 △장애여성의 독립지원금 제도 마련 △활동보조인 서비스 제도화 △여성을 대상하는 폭력의 대책 마련 등을 요구했다.

“장애여성에게 독립은 말이야~”

장애여성공감은 “장애여성의 경험과 차이가 존중 받지 못하며, 장애여성독립생활센터는 필요성조차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며 “우리가 말하는 장애여성의 독립이란 결혼을 하거나, 혼자 살거나, 집을 사거나, 무엇이나 혼자 척척 해내야 하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장애여성의 독립이라는 것은 장애여성이 자신의 삶의 방식과 파트너를 스스로 선택하며, 삶의 결정권을 가지는 것.

  김순정 장애여성공감 회원
김순정 장애여성공감 회원은 “처음 이사하게 되면 집구조를 나한테 맞춰 바꿔야 하는 어려움이 있고, 집을 알아보러 다니는 것도 쉽지 않다”며 “휠체어를 탔기 때문에 내부구조 볼 수 없어 항상 다른 사람을 대동해서 집안 구조를 살펴봐주기를 요구해 결정한다”고 밝혔다. 그렇더라도 그녀는 “일상화되어서 힘든 줄은 모르겠다”고 말한다.

김순정 회원은 “모든 것이 나라는 개인의 결정권을 갖고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항상 가족 중심으로 되어야 하고, 나의 생각이 무시되는 경우가 있었다”며 “독립해서 좋은 점은 친구들 만나고 싶을 때 만나고, 어떤 결정을 할 때 주위에 물어보기도 하지만 최종결정은 스스로 내려 거기에 따른 책임도 스스로 지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물론 독립은 김순정 회원의 말처럼 누구에게나 “힘들기도 하고 좋기도 하다”

독립한 지 2년 째인 홍혜경 회원도 독립의 장단점에 대해 이야기한다. 홍혜경 회원은 “독립해서 좋은 점은 혼자 사니까 나가고 싶을 때 나가고 들어오고 싶을 때 들어오고 그런 것들이 제일 좋다”며 “식구들하고 있으면 부탁해야 되고 하니까. 나가고 싶어도 혼자 잘 못 나가고 했었다”고 말했다. 또한 독립해서 어려운 점도 있다. “힘든 점은 쓰레기를 갖다 버리기, 혼자서 문을 잠그기, 집안에 높은 곳을 청소하기 등 활동보조가 필요한 것”

장애여성으로 산다는 것

  홍혜경 장애여성공감 회원
“장애여성으로 산다는 건 참 힘들다. 그것을 어떻게 말로 표현할지 모르겠다. 늘 어린아이 같은 취급을 당하고 아예 직업전선에서 배제되어 있고...” 홍혜경 활동가의 꿈은 “당당하게 화려한 싱글로 사는 것”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사회에서 장애여성이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어떤 차별을 경함하는지 알리기 위한 이들의 행진은 천호동 4거리에서 길동 4거리까지 진행되었다. 박영희 장애여성공감 대표는 “장애여성의 현실을 얘기하면, 마치 장애여성은 여성도 아니고 사람도 아닌 것처럼 존재하지 않는 사람”이라며 “장애인은 있어도, 여성은 있어도 장애여성은 없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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