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 한국사회포럼 2006 총괄보고

*2006년 3월 23-25일에 대방동 여성플라자에서 치루어진 한국사회포럼 2006의 토론내용을 총괄보고하도록 하겠습니다. 주지하다시피 한국사회포럼은 ‘한국사회운동 공동체의 연례 소통과 교육의 장’입니다. 한국사회포럼 2006은 연인원 1,000여명에 이르는 많은 분들이 참여해서 열띈 토론과 진지한 소통을 하는 자리가 되었습니다.

*‘한국사회운동은 위기인가’라는 전체토론회의 제목이 상징하듯이 한국사회포럼2006은 현단계 한국사회운동이 직면하는 전환적 진통을 성찰적으로 점검하는 자리였습니다. 한국사회포럼 2006은 위기를 확인하고 절망하는 자리가 아니라 위기라고도 표현되어지는 한국사회운동을 둘러싼 전환적 현상들을 성찰적으로 점검하고 대안적 토론을 진행함으로써 새로운 희망으로 가는 출구를 찾고자 하는 자리였습니다.

*위기를 위기라고 하건 않하건 전환적 상황, 전환적 과제들이 사회운동 앞에 놓여지고 있다는 점에는 많은 분들이 공감했던 것 같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전체적으로 다음과 같은 4가지 점에서 토론의 집중점이 존재했던 것으로 보여집니다.

1. 첫째, 87년 6월 민주항쟁 이후의 민주화와 개혁의 진전에도 불구하고 미해결된 과제들이 한국사회운동의 이른바 위기적 양상의 한 부분을 이루고 있다는 점입니다. 중앙정치의 민주화와 개혁에도 불구하고 풀뿌리보수주의는 여전히 의연하며 해방 이후 우리 사회를 질곡해온 반공주의, 또한 개발독재 하에서 고착된 성장주의와 개발주의가 극복되지 않은 채로, 제도적인 형태로, 보수적 운동의 활성화의 형태로, 새로운 개발주의의 형태로, 우리사회의 진보를 질곡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중요한 점은, 이러한 미해결된 과제들이 새로운 형태로 우리운동 앞에 제기된다고 하는 점입니다. 이런 점에서 뉴라이트의 등장이나 비이성적 집단주의의 출현에 대한 토론도 있었습니다. 여기서 뉴라이트에 대한 비판은 단순한 외재적 비판만이 아니라 진보의 내재적 문제점에 대한 성찰과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는 견해에서부터, 신자유주의가 대중의 사회심리에 파고드는 지점들을 주목하고 대중적 설득력을 갖는 대안적 실천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논의도 있었습니다.

2. 다음으로 민주화와 개혁이라는 이름으로 진행되어온 변화의 이면에서 혹은 개혁과 결합되면서, 혹은 민주화나 개혁을 외피로 하여 진행된, 90년대 이후 신자유주적 지구화의 파괴적 결과들입니다. 많은 토론에서, 민주화와 개혁을 지향한다고 하는 이른바 ‘민주’정부가 신자유주의적 지구화의 첨병이 되고 있는--한미FTA의 추진에서 보여지듯이--현실이 이전과는 다른 파괴적인 모습으로 민중들의 삶의 고통을 증대시키고 있다는 점이 주목되었습니다. 여기서 이러한 대중들의 고통과 잠재적인 저항성을 진보운동이 적극적인 저항적 에너지로 만들지 못하고 있다는 반성도 있었습니다. 이는 반신자유주의투쟁과 대중의 거리, 사회공공성 투쟁과 대중의 거리를 진보운동이 앞으로 어떻게 극복해갈 것인가하는 새로운 과제를 확인해주었던 것 같습니다. 이를 위해서 시민운동이 사회공공성 의제에 대한 보다 적극적인 관심들, 예컨대 철도노동자들이 자신들의 경제적 이해 대신에 공공적 의제들=--시민단체들이 했었어야 할 의제들--을 가지고 싸웠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연대가 이루어지지 못하였던 상황 등에 대해서 함께 고민해보아야 한다는 점도 제기되었습니다. 보다 적극적으로 반(反)자본주의적 의제들을 제기하고 대중들과 결합하려는 노력이 중요하다는 지적도 있었습니다.

3. 세 번째 전환적 상황에 대응하여, 대안적 실천의 방향을 찾아가기 위한 다양하고 진지한 토론들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사회공공성을 어떻게 대중화할 것인가하는 토론도 있었습니다. 공공성 의제가 진보진영의 보다 적극적인 ‘사회적 의제’로 제출되기 보다는 고용방어를 위한 협소한 ‘노동의제’로 제출된 것에 대한 반성적 토론도 있었습니다. 변화하는 현실 속에서 새로운 재구성되고 있는 여성운동의 전환적 과제를 둘러싼 열띈 토론들도 있었습니다.

아울러 새로운 전환적 과제들에 대한 토론도 있었습니다. 민주노동당이 원내정당이 된 현실, 환경정치운동이 제도정치권 진입을 시도하는 상황에서 비(非)제도정치적 사회운동이 진보정당과 어떤 관계를 맺어야 하는가하는 문제, 시장화와 사유화의 물결이 더욱 도도해지고, 한미FTA와 같은 전면적인 공세로 다가오는 상상황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하는 점도 중요한 토론주제였습니다. 이라크전 반대를 중심으로 하여 지난 3년 동안 전개된 반전평화운동의 새로운 과제들, 연대질서의 재편을 둘러싼 단일전선체 논의들, 전략적 유연성을 둘러싼 한미동맹의 새로운 재편, 대안경제운동으로서의 사회적 일자리의 현황과 전망 등에 대한 다양한 토론들이 이어졌습니다.

4. 아울러 생태주의・생명의 세계관과 운동관이 진보진영 전체에 여전히 주변적인 의제로 남아 있다는 것에 대한 문제제기형 지적도 있었습니다. 현재의 신자유주의가 맹위를 떨치는 현실도 우리 사회의 뿌리깊은 개발주의가 존재한다고 할 때, 진보진영 내에서부터 이를 공유하고 이를 국민화하는 과제가 여전히 중요함이 지적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한가지 한국사회포럼의 진행과 관련하여, 한국사회포럼 2006의 성과를 기반으로 하여, 한국사회포럼이 현재의 활동가 중심의 포럼에서, 수천수만의 시민단체의 회원, 노동조합의 조합원들, 여성들, 전교조 교사들, 일반시민들이 참여하는 진보적 운동축제 및 교육과 학습축제의 장으로 발전해가야 한다는 논의들이 있었습니다. 활동가들과 대중들이 만나는 부문운동의 장(예컨대 노동자대회, 교사대회 등)은 있으나, 활동가들과 대중이 만나는 한국사회운동공동체의 전체장은 존재하지 않고 있습니다. 활동가들과 대중들이 만나는 거리투쟁의 현장은 존재하지만, 활동가들과 대중이 만나는 교육적 토론의 장은 존재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래서 현재와 같이 상근활동가들, 그것도 일부만이 만나는 장이 아니라, 활동가 차원을 넘어서서 대중들이 참여하는, 한국사회운동공동체의 교육과 운동축제의 장으로 발전해가야 한다는 이야기들이 많이 이루어졌습니다. 이러한 발전의 꿈을 현실로 만드는 과제가 한국사회포럼 2006 폐막 후 한국사회운동공동체의 새로운 토론주제가 되기를 바라면서 보고를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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