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걱정토탈 걱정브리핑
     
광우병이 아니라 프리온병
육체의 아메리카화 - 프리온물질은 사라지지 않는다
제5차 한미FTA가 열리는 미국 몬태나 주에서 미국 민주당 상원의원 맥스 보커스가 미국 소고기를 먹으며 미국 소의 안전성을 선전하는 추태를 부렸다. 과연 그의 말대로 미국산 소고기는 ‘맛있기만’ 한 것일까?

과거에 영국의 전 농림부 장관 존 검머도 자기 딸에게 소고기가 든 햄버거를 먹이며 안전성을 과시했다. 그러나 그 후 영국에 광우병 파동이 일어났다. 검머에서 보커스에 이르는 과정에서 변한 것은 없다. 영화 <매트릭스>에서 모피어스가 네오에게 말하지 않았는가. “진실을 보지 못하게 만드는 것이 매트릭스”라고. 정치인이나 관료들은 예나 지금이나 ‘소고기 매트릭스’를 국민들의 정신에 덮어씌우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우리나라 정부나 농림부에게만 있지 않다. 오히려 미국 산 소고기 담론의 방향을 전환시키지 못한 채 정치인과 관료들이 생산해 내는 담론의 한계 안에 갖혀 있다는 것이다. 정부와 정치인 및 관료들은 미국 산 소고기의 경우 30개월 미만의 소고기는 괜찮고, 소위 말하는 SRM 즉 소고기위험부위인 배근신경절을 제거하면 안전하다고 주장한다.

광우병 바이러스가 축적되어 있는 미국 소의 척수, 뇌, 머리 등을 제거하면 미국 산 소는 광우병으로부터 안전하다는 주장을 거듭 홍보하고 있다. 언론은 광우병을 둘러싼 복잡한 문제를 단순화시켜 미국소의 뼈만 제거하면 아무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보도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 얼마 전 미국 산 소의 흉선이 소고기에서 발견되어 미국의 해당 생산업체에 조사 명령을 요구한 적이 있다. 우리의 경우에도 얼마 전 미국 산 소고기에서 뼛조각이 발견되어 언론보도를 통해 소개된 적이 있다.

그러나, 미국 산 소를 둘러싸고 이제껏 생산된 모든 담론들은 모두 ‘미국 산 소고기 매트릭스’를 구축하는데 기여하고 있을 뿐이다. 다시 말하면, 미국 산 소의 문제, 즉 광우병의 문제는 미국 산 소의 개월 수, 개월 수를 측정하는 소의 치아 검별법, 소고기의 부위가 SRM이냐 아니냐, 따위의 담론과 아무 관계가 없다는 말이다. 문제는 광우병의 근원인 ‘프리온물질’인데, 정부, 언론, 정치인 및 관료들은 담론생산에서 프리온물질에 대한 언급을 일부러 배제시키고 있다. 이것은 무지의 소산이라기 보다는 의도적인 것이다. 국민들의 머리를 엉뚱한 곳으로 돌려 - 프리온물질에서 ‘뼈와 살’의 문제로 - 숱한 환상과 소문만 무성하게 만들고 있다.

그렇다면 진보진영은 어떤가? 지난 번 <한미FTA저지 범국민운동본부>에서 만든 영상물에는 광우병의 근원인 프리온물질에 대한 언급이 있었다. 그러나 프리온물질이 400도 이상에서 bleach(유한락스)에 의해 소멸된다는 이야기를 듣고 실망을 감출 수 없었다. 프리온물질이 광우병의 근원이라고 말함으로써, 정부가 정치인 및 관료들, 그리고 언론과 함께 구축하고 있는 ‘미국 산 소고기 매트릭스’에서 빠져 나오는 것 같았지만, 프리온물질을 없앨 수 있다고 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정부가 생산해 내는 담론의 한계에 갖히고 말았다.

프리온물질이 과연 사라지는 것인가? 2002년 일본의 사와노 마사키는 한 논문에서 이렇게 말했다. “800도의 열로 4시간 태우지 않으면 독성이 사리지지 않는 물질이 나왔다면 대체 어떻게 될 것인가? 일단 우리의 몸 안에 들어오면 어찌할 도리가 없다. CJD(소가 걸리는 광우병은 BSE라 하고 사람이 걸린 광우병은 CJD, 줄여서 야콥병이라고 한다)가 발병하는 메카니즘하고도 연관된 것이지만, ‘정상 프리온’은 생성시간이 짧고 세포막 위에서 간단하게 분해된다. 그것에 대해 ‘이상 프리온’은 합성시간이 길고 단백질분해효소의 약발도 먹히지 않는다. 분해되지 않기 때문에 오로지 축적되어 가기만 할 뿐이다.”

문제는 분명하게 지적되어야 한다. 감히 말하건대, 에이즈를 일으키는 바이러스가 없는데도 에이즈가 있다고 하듯이, 프리온물질은 사라지지 않는데도 유한락스로 없앨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과학 수준으로는 DNA조차 없는 프리온물질, 즉 비정상 프리온에 대하여 아는 바가 전혀 없다. BSE 즉 우해면양뇌증이 어디서 어떻게 해서 출현했는지 누구도 확실하게 아는 바가 없다. 무서운 일이지만 양의 스크레피(병명으로서 긁다라는 scrape에서 왔다)에서 소로 전염되었다고 추측할 뿐이다. 그러나 이것도 대세를 차지하는 추측일 뿐이지 확실한 증거는 없다.

더 나아가 그렇다면 양의 스크레피병은 왜 생겼는가? 현재로서는 알 길이 없다. 오스트레일리아와 뉴질랜드에서만 양의 스크레피병이 발병하지 않고 있다는 관측통계만 알고 있을 뿐이다. 돼지도 마찬가지다. 돼지의 경우, 돼지로부터 감염된 예가 없을 뿐이지 돼지도 감염된다. 그 이유는 돼지라고 해서 프리온물질이 축적되지 않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고 돼지라고 해서 특별히 돼지의 단백질분해효소가 프리온물질을 분해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프리온물질의 위험성은 분명히 강조되어야 한다. 그러나 그것 만으로는 안된다. 유한락스로, 그리고 400도 이상의 고열로 프리온물질을 없앨 수 있다고 생각해선 안된다. 프리온물질은 사라지지 않고 동물들 몸에 축적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두 번째, 광우병은 프리온물질이 일으키는 많은 병들 중의 하나일 뿐이라는 인식이 필요하다. 가족성치사성신경증, 게르스트만 쉬트로이슬러 쟈인카증후군, 스크레피병, 전달성밍크뇌증(TME) 등 프리온물질이 일으키는 병들은 광우병(BSE) 말고도 많다. 따라서 미국 산 소고기를 뼈와 살, 개월 수의 문제로만 축소시키는 것도 문제를 호도하는 것이지만, 미국 산 소고기가 광우병만의 문제라고 생각하고 또 그렇게만 생각하도록 만드는 것도 ‘미국 산 소고기 매트릭스’를 구축해 문제를 호도하는 것이다.

무슨 말인가? 일본에서는 작년 2월 광우병이 발견되었고 미국 앨라바마 주에서 두 번째 광우병이 나타났지만, 2002년 현재 시간으로부터 현재까지 미국에서 광우병에 걸린 소는 한 마리도 나타나지 않았다. 그렇다면 미국 산 소고기는 안전한 것인가? 미국 산 소고기가 광우병만의 문제이고 프리온물질은 광우병만의 문제라고 생각하는 것이 옳다면, 미국 산 소고기는 안전하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미국 산 소고기는 광우병하고만 연관된 것이 아니고, 프리온물질은 광우병만 일으키는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이런 맥락에서 사실 ‘광우병’이란 말은 잘못된 것이다. ‘프리온병’이라고 해야 정확한 말일 것이다.

미국에는 현재 광우병 소가 나타나지 않았지만 전달성밍크병이 자주 나타나고 있다. 이 병은 잠복기간이 짧고 발병하면 일단 2내지 6주 안에 죽는 급성병이다. 이 병에서도 고기와 뼈를 간 ‘육골분사료’가 문제이지만, 어떤 병이든 프리온병은 한 번 걸리면 ‘처참하게 죽는다’는 점에서 공통된 특징을 갖고 있다. 그러면 혹자는 전달성밍크병이 인간에게 전염되냐고 문제를 제기할 것이다. 하지만 BSE에 감염되지 않은 쥐가 TME에 감염된 사례가 있다. 결국은 절반의 확률인 셈이다.

2001년 기준으로 전 지구의 면적 중 99만 헥타아르에서 유전자조작식물이 재배되고 있다. 그 면적 중 70%가 미국의 땅에서 재배되고 있다. 미국은 식물 ․ 동물 가리지 않고 전 세계를 오염시키고 있다. 미국 산 소고기는 맥스 보커스만 맛있게 먹을 음식이지 대한민국 사람들이 먹어야 할 음식은 아니다. 진실을 호도하는 숱한 담론들의 허구성을 고발하고, 미국 산 소고기 매트릭스에서 빨리 빠져 나오자. 미국 산 소고기는 어떤 경우에도 먹어서는 안된다. 프리온물질이 어떤 병을 발생시킬지 아무도 확실하게 모르기 때문이다. 모든 것이 아메리카화되어가는 세상에, 이제는 ‘육체적인 아메리카화’까지 받아들일 것인가?
이득재(편집위원) | 등록일 : 2006.12.06
     
모든 동물들에게 교차감염 가능한 프리온병  2006.12.07 07:31
돼지 닭 개 양 말 인간...모든 동물들은 잠재적 프리온병 환자군요...

그것을 30개월 미국소뼈 유무로 호도한 언론매트릭스들...참으로 대단합니다.

결국 채식만이 살길이요...
나도 한마디 블로그 의견쓰기 (트랙백)
작성자      비밀번호
제   목 
내   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