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노동부 앞 결의대회 열고 “대안 없는” 노동부 규탄

이랜드 노사가 8차례 교섭을 진행했으나 별 성과 없이 중단된 상황에서 이랜드 사측의 불성실한 태도와 이번 사태의 근본적 원인인 비정규법에 대한 문제제기가 더욱 거세지고 있다.


민주노총은 오늘(9일) 오전, 과천정부종합청사에 위치한 노동부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비정규법의 문제점을 방기하고 있는 노동부”를 규탄했다. 이 날 집회에는 현재 비정규직 문제로 싸움 중인 뉴코아-이랜드노조 조합원들과 KTX-새마을호 승무원노조 조합원들이 함께 했다.

집회에서 민주노총은 “비정규악법을 재정한 주무부처인 노동부가 비정규법 시행 이후 이랜드를 비롯해 비정규직 해고사태가 발생하고 있음에도 속수무책으로 대안을 마련하고 있지 않다”라며 “정부와 이랜드 사측은 비정규 노동자들이 지쳐서 포기할 때 까지 시간만 끌고 있는 것”이라고 이랜드 사태가 장기화된 원인을 지적했다.

민주노총은 오는 16일, “이랜드 유통매장 영업중단 투쟁을 기동력 있게 진행하기 위해” 1천 여 명으로 구성된 타격대를 조직하고 발대식을 가질 예정이다. 또한 18일에는 전국동시다발 노동자대회를 예정하고 있다.

당 대표는 시민사회단체 대표 만나고, 지구당은 천막농성 돌입

또한 민주노동당도 오늘 “이랜드 투쟁의 새로운 국면을 시민사회단체와 함께 만들겠다”라며 “당의 사활을 걸고 이랜드 사태 해결, 비정규 악법 재개정 및 비정규 노동자들의 권리보장을 위한 투쟁에 나서겠다”라고 선언했다.

이에 문성현 민주노동당 대표는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와 남윤인순 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 등을 만나 “아웃소싱, 차별시정 등에 대한 모니터링 등 사회적 모니터링 시스템을 만들어나가고, 생산자 운동과 소비자 운동의 결합을 통한 운동의 새로운 전향을 만들어 내자”라고 제안했다. 문성현 대표는 이랜드 투쟁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는 민교협, YMCA 등 시민사회단체 대표들을 연속적으로 만나간다는 계획이다.

지구당들도 싸움에 나서고 있다. 민주노동당 경남도당은 어제(8일) 기자회견을 갖고 뉴코아 창원점 앞에서 천막농성에 돌입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이랜드 자본은 반드시 국민의 심판을 받을 것”이라며 “이랜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흘리는 피눈물을 헛되지 않기를 바라는 경남도민들과 끝까지 싸워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경욱 위원장, “잠이 오지 않는다”

현재 영등포구치소에 수감 중인 김경욱 이랜드일반노조 위원장의 옥중 편지가 공개되기도 했다.

김경욱 위원장은 지난 2일 보낸 편지를 통해 “한국인 인질 살해 소식에 이어 뉴코아 강남점에서 농성 중이던 우리 조합원들이 경찰에 의해 끌려 나가는 장면을 보고 가슴이 미어졌다”라며 “구치소에 갇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답답한 가슴만 치고 있는 저 자신이 한심해서, 발버둥 치며 저항하는 조합원들 모습이 눈에 밟혀서 잠이 오지 않는다”라고 심경을 밝혔다.

이어 김경욱 위원장은 사측에게 “내가 너희에게 진정으로 말한다. 보잘 것 없는 사람에게 한 일, 곧 너희가 이 형제들 중 가장 보잘 것 없는 사람에게 한 일이 곧 나에게 한 것이라”라는 성경구절을 전하기도 했다.

한편, 지난 6일 중단된 교섭은 오늘(9일) 오후 재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