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산업 비정규직의 대표적 형태인 사내하청 노동자들이 '불법파견 정규직화'와 '해고자 원직복직' 등을 요구하며 오늘부터 23일간 장장 1500리에 이르는 전국 도보행진을 벌인다.

이번 도보행진은 지난 2003년 현대자동차 아산공장 비정규직이 월차를 쓰려다 관리자의 식칼테러로 아킬레스 건을 난자당한 사태 이래, 사내하청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전국적으로 조직되어 투쟁에 나서왔지만, 여전히 불법파견 문제와 비정규직 노동자·노동조합 탄압이 계속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특히 현대자동차의 경우 지난 2004년 불법파견 집단 진정에서 울산, 아산, 전주공장의 1만여 명 사내하청 노동자 전원이 '불법파견'이라는 판정이 나왔고, 수 년간 투쟁 끝에 올해 6월 1일 서울중앙지법이 '불법파견된 사내하청 노동자들은 현대자동차의 정규직 근로자 지위에 있다'는 판결을 내리기도 했지만, 원청인 현대자동차의 불법파견 시정 조치(정규직화)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 과정에서 사내하청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해고, 손배가압류, 벌금, 관리자에 의한 폭행 등 많은 탄압을 겪어 왔다. 이는 현대자동차 뿐만 아니라 하이닉스매그나칩, 지엠대우자동차, 현대하이스코, 기아자동차, 기륭전자 등 사내하청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조직된 곳 대부분에서 일어난 일이다.

현대자동차 사내하청 노동자들이 주축이 된 이번 도보행진은 오늘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을 출발하여 지엠대우자동차 창원공장, 기아자동차 광주공장, 현대자동차 전주공장, 현대자동차 아산공장, 기아자동차 화성공장, 지엠대우자동차 부평공장 등을 경유해 현대기아차 양재동 본사까지 23일간의 대장정으로 진행된다. 각 지역의 사내하청 노동자들과 일부 정규직 노동자도 경유지에 따라 도보행진에 참여할 예정이다.

도보행진단은 행진을 시작하는 27일이 배임 횡령 혐의로 기소된 정몽구 현대그룹 회장의 항소심 재판이 다시 시작되는 날임을 들어, "대한민국 대표재벌이 파렴치한 범죄를 저지르고도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는 장면과, 재벌의 불법파견을 고발하며 비정규직 정규직화라는 정단한 요구를 내걸고 싸웠다는 이유로 구속되고 해고된 노동자들의 1500리 도보행진이 시작되는 장면이 겹쳐진다"며 "이번 도보행진이 유전무죄 무전유죄와 사회양극화의 현실을 극명하게 보여주고, 기아자동차비정규직지회 등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처절한 투쟁의 의미를 전국적으로 알려내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불법파견 정규직화! 해고자 원직복직 쟁취를 위한 1,500리 도보행진 일정

■ 일 정 : 8월27일(월)부터 9월18일(화)까지로 23일간 대장정
■ 거 리 : 도보 총거리는 556.59 km ≒ 1천500리 대장정, 도보와 별도로 차량이동거리 234.48 km, 총 이동거리 약 790 km
① 현대차 울산공장 ~ GM대우차 창원공장 = 101.06 km
② GM대우차 창원공장 ~ 순천 하이스코 ~ 기아차 광주공장 (차량이동)
③ 기아차 광주공장 ~ 현대차 전주공장 = 133.71 km
④ 현대차 전주공장 ~ 현대차 아산공장 = 163.32 km
⑤ 현대차 아산공장 ~ 기아차 화성공장 = 33.31 km
⑥ 기아차 화성공장 ~ GM대우차 부평공장 = 87.55 km
⑦ GM대우차 부평공장 ~ 현대기아차 양재동 본사 = 37.64 km

■ 거리 및 거점에 따른 일정
① 8월27일(월) 울산공장 아침 선전전(07시) 후 도보 출발하여
29일 저녁 GM대우차 창원공장에 도착 간단한 간담회
② 8월 30일(목) 창원공장 아침 선전전 후 차량으로 오후에 순천에 도착하여 간담회
이후, 바로 출발하여 30일 밤까지 기아차 광주공장 도착 후 간담회진행
③ 8월 31일(금) 광주공장 아침 선전전 후 도보 출발하여
9월 5일 저녁까지(도보기간 6일)현대차 전주공장에 도착 간담회 진행
④ 9월 6일(목) 아침 전주공장 아침 선전전 후 도보 출발하여
12일 저녁까지(도보기간 7일) 아산공장 도착 및 간담회 진행
⑤ 9월 13일(목) 아침 아산공장 아침 선전전 후 도보 출발하여
13일(당일) 저녁까지 기아차 화성공장 도착 및 간담회 진행
⑥ 9월 14일(금) 아침 화성공장 아침 선전전 후 도보 출발하여
16일(도보기간 3일) 저녁까지 GM대우차 부평공장 도착 및 간담회 진행
⑦ 9월 17일(월) 아침 부평공장 아침 선전전 후 서울로 출발하여
양재동 현대기아차본사에서 18일 1,500리 대장정 마칠 예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