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희락 해양경찰청장 차기 경찰청장 내정

경찰청 공보관 출신 등용으로 비난 여론 잠재우나

또 고려대에 경북이다. 용산 살인진압에 도의적 책임을 지겠다며 자진사퇴한 김석기 서울지방경찰청장 이후 차기 경찰청장으로 이명박 대통령에게 선택된 강희락 해양경찰청장 얘기다. 강희락 경찰청장 내정자는 경북 성주 출신으로 고려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사법고시 패스라는 경찰에서는 특이한 경력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강희락 청장의 내정으로 경찰청장을 비롯해 주상용 서울경찰청장과 조현오 경기경찰청장 등 고대 출신이 3명이나 경찰의 요직을 차지하게 되었다.

이에 야당들은 “아예 TK 공화국을 만들려고 하는 것”이라며 즉각 반발하고 있다. 김유정 민주당 대변인은 “TK 출신 김석기 전 청장이 과잉충성하다 불러온 대형 참사의 책임을 지고 사퇴한 후, 또 다시 TK 출신 찾기에 혈안이 되어 나타난 결과물”이라고 비판했다.

초장부터 찍힌 이번 인사가 위기에 빠진 경찰 조직을 구원할 것인가로 관심이 모이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경찰 조직 내에서 신망이 두터운 강희락 청장을 경찰청장으로 불러와 일단 경찰 내부 추스르기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김석기 청장의 자진사퇴로 인해 사기가 저하되었다는 경찰 조직을 먼저 추스르겠다는 것.

강희락 내정자는 경찰 내부에서 강직하고 청렴한 원칙주의자로 인정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문제는 내부 결속과는 거리가 멀다. 문제는 용산 살인진압에 대해 경찰의 ‘무죄’를 선언한 검찰의 편파수사 의혹이 여러 부분에서 증명되고 있고, 청와대 행정관이 보낸 이메일에 대해 경찰은 받은 적 없다 발뺌하다 청와대가 이를 시인하고 나서자 받았다고 입장을 번복하는 등 경찰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의 위기’가 하늘을 찌르고 있는 것.

이런 ‘신뢰의 위기’를 강희락 내정자가 극복할 것은 만무해 보인다. 오히려 청와대의 이번 내정은 경찰청 공보관 출신으로 언론의 생리를 잘 아는 강희락 청장을 내정해 각종 의혹과 비난 여론을 무마하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더 깊다.

강희락 내정자는 청주서부경찰서 수사과장을 시작으로, 경기지방경찰청 수사과 과장, 서울지방경찰청 수사부 형사과 과장 등을 거친 ‘수사통’이기도 하지만, 2000년 경찰청 공보관을 지낸 ‘언론통’이기도 하다.

강희락 내정자는 지난 2005년 친일행적 논란에 휩싸인 가수 백년설 씨를 옹호하는 ‘백년설 노래를 사랑하는 모임’에 참여해 논란이 된 이력도 눈에 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