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장 ‘어뢰’ 맞은 듯..‘코리아 리스크’ 확대

환율폭등, 주가폭락...환율방어 어려울 듯

스페인 저축은행의 국유화 소식이 알려지면서 남유럽발 위기가 재현되는 조짐을 보인데다 천안함 발 ‘코리아 리스크’도 확대되면서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특히 환율급등에 따른 외국 자본의 유출 움직임이 두드러지고 있다.

25일 코스피는 50포인트 가까이 급락한 1550원대까지 내려갔고 원.달러 환율도 40원 이상 폭등한 1250원대 후반을 나타내고 있다. 환율은 한 때 1270원대까지 급등하기도 했다.

24일은 투신권을 중심으로 기관이 2천400억원어치 순매수했고 25일에는 개인투자자와 기관투자가는 각각 1799억원과 770억원의 순매수를 이어 나가고 있다. 반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24일 1000억원 이상 순매도한데 이어 25일에도 2000억원 이상 순매도하며 지수 하락을 이끌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벌써 7일째 순매도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천안함 사태와 남부유럽 위기 재현에 따라 정부도 23일 오후 3시 정부 과천청사에서 임종룡 기획재정부 1차관 주재로 관계기관 합동대책반 회의를 열고 상황변화에 대비한 대응계획을 재점검하고, 시나리오별 대응체제 구축방안을 논의했다.

정부 관계자는 “최근 금융 외환시장 변동성 확대는 남유럽 재정위기 등과 결합한데 따른 것으로 북한 관련 유사사례에 비춰 우리 경제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지정학적 리스크가 부각될 가능성이 있어 경제취약요인에 대한 점검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천안함 사태의 영향을 애써 축소시켜 보았다.

그러나 ‘코리아 리스크’는 예상보다 큰 파장으로 확산되고 있다. 주가는 기관투자자를 끌어들여 연일 순매수를 이어나갔지만 3%이상 급락했다. 환율은 더 큰 폭으로 요동치고 있어 환율 급등에 따라 외국자본이 주식시장에서 계속 빠져 나가고 있다. 조만간 환율 방어에 나서지 않으면 금융시장의 불안감은 더 커져갈 것으로 보인다.

외환당국도 “현재 환율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정부는 환율의 쏠림 현상이 바람직하지 않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해 조만간 조정에 들어갈 것을 시사했다.

하지만 ‘안보’문제로 발생한 리스크에 대해 적절한 환율방어 수단이 없다는 점에서 외환당국의 고민도 커져갈 수밖에 없다. 오늘도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전군과 예비군 등에 전투태세를 명령했다는 보도가 전해지면서 환율이 급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반도의 긴장상황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명박 대통령이 대북경제봉쇄와 한미 합동군사훈련 등 무력시위를 하겠다고 밝힌 상황에서, 북한도 이에 질세라 대북방송장비 격파 경고, 전투태세 명령으로 대응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6월7일 열리는 최고인민회의에서 최근 발표한 핵융합 실험성공에 대한 후속조치 발표로 자칫‘핵 위기’국면도 예상된다.

남유럽발 위기가 지속되고 있고, 가계부채 확대로 금리인상 등 출구전략을 피할 수 없는 상황에서 안보 리스크가 한국 경제에 더 큰 부담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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