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진보 통합, 잠자던 민감한 쟁점 살짝 드러나

정성희, “좌우편향 모두 극복”, 이홍후, “급진 아닌 현실주의 정당”
정종권, “진보라면 반자본주의”, 천호선, “노동자 중심성 재구성”

자유-진보 통합 정당 합당이 며칠 앞으로 다가온 1일, 정성희 민주노동당 최고위원(전 통합추진위원장), 이홍우 통합연대 집행위원장, 천호선 국민참여당 전 최고위원 등 통합을 추진한 핵심 당사자들과 정종권 전 진보신당 부대표가 한 토론회 자리에 앉았다.

3회 코리아 국제포럼은 연세대 빌링슬링관 110호에서 ‘진보대통합과 선거연합, 2012년 정국전망’ 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토론회는 국제포럼이라 통역을 거치면서 사실상 1시간여의 입장 발표 수준으로 진행 됐지만 그 동안 수면 아래에 있던 자유-진보 통합정당의 쟁점이 조금 드러났다.

천호선 참여당 전 최고위원의 전통 진보정당의 노동중심성에 대한 평가와 토론자로 참여한 김혜영 민주노동당 충남도당 위원장의 반박은 통합 실무협상 아래 가려 드러나지 않았던 민감한 쟁점을 보여줬고 추후 분열의 씨앗도 존재한다는 것을 드러냈다.

또 이날 토론회에선 진보신당 내 대표적인 통합파로 9월4일 진보신당 당대회에서 민주노동당과 합당 안이 부결 된 이후 칩거 중이던 정종권 전 부대표가 “진보통합정당에 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정성희, “좌편향의 분열세력과 민주당과 하려는 우편향 모두 극복”

첫 번째 발표자인 정성희 최고위원은 “진보정치 세력에는 좌편향의 분열세력과 민주당과 하려는 우편향이 있는데 둘 다 극복해야 한다”며 “무엇보다 우편향 세력이 진보세력을 중도자유에 헌납 할 수 있어 이를 매우 경계하고 있다”고 뜨거운 쟁점을 던졌다.

정성희 최고위원은 “내년 4월 총선에서 새 통합정당은 최소 원내 교섭단체 의석을 확보하고 야권통합당과 원칙과 비전이 부합하는 선거연합을 통해 의회권력을 교체하고자 한다”며 “그 성과를 모아 단순한 여야 정권교체가 아니라 진보적인 정권교체를 반드시 실현해 민생민주 평화 통일 생태 환경을 위해 노력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정 최고위원은 “내년 총선 때 가능한 모든 지역구에 통합 진보정당 후보를 내고 야권통합당과 선거 연합 테이블을 형성해 논의할 것”이라며 “이때 민중참여형 방식의 경선을 통해 국민에게 감동과 관심을 높이는 총선 대응을 해야한다”고 밝혔다.

정성희 최고위원은 “일각에서 대선 방침을 놓고 공동정부나 연합정부 같은 과도한 목표를 벌써 설정하는 경향이 있는데 그래선 안된다”며 “대선에선 통합 진보정당의 독자적 대통령 후보가 출마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중도 자유주의 세력과 올바른 원칙으로 대선 연합을 하겠지만 그 결과가 공동정부일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며 “지금부터 연합정권에 매몰 되선 안된다고 강조하는 것은 내외정세가 중도 자유주의 세력의 정권이 한계를 가질 것을 보여주고 있어 우리 태도를 매우 신중하게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홍우, “대중에 대한 책임을 최우선으로 하는 현실주의 정당”

이홍우 통합연대 집행위원장은 “진보대통합의 의미는 노동현장을 중심으로 분열되고 희망을 상실한 현 상황에서 필연적으로 민중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진보대통합은 필요했다”고 밝혔다. 이홍우 집행위원장은 “지금은 촛불이나 희망버스 등 시민들의 자발적 사회연대 복원시도를 통해 광범위한 민심의 진보화가 진행되고 있다”며 “전통 진보파가 광범한 시대의 민심에 답해야하는 시기인데 늦은감이 있다. 지금이라도 진행돼서 다행”이라고 의미를 설명했다.

이홍우 집행위원장은 이어 “국민참여당 문제를 노동현장의 동지들이 비판하고 있지만 우리의 정체성을 명확히 하면서 진보의 외연이 확장되는 정도로 긍정적으로 봐달라”며 “통합은 진보정치에 의지하고자 하는 대중에 실질적 희망 가능성을 열었다”고 의미를 뒀다.

이 집행위원장은 “이후 진보정치 발전방향은 진보대중정당으로 나아가자”며 “관념적이거나 지금 진보의 요구가 있는데 현실과 동떨어진 비현실적 상황을 고수할 것이 아니라 대중을 책임지는 현실적 문제로 노선을 정립 하자는 것이 핵심 고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발제문에서 “근로 빈곤층의 현실적 삶을 변화시키지 못하면서 사회주의 이념만을 주장하는 것은 이념을 이데올로기화하는 것”이라며 “그 이념이 이해 당사자들의 현실을 반영하고 이행 당사자에게 납득 될 수 있게 구체화 되고 그들이 이념을 무기로 투쟁에 참여 할 수 있도록 할 때 현실에서 작동 가능한 이념이 될 것” 이라고 밝혔다.

또 “지금까지의 진보정당 운동의 혁신과 반성, 성찰이 필요하다”며 “혁신의 의미는 대중에 대한 책임을 최우선으로 하는 정당으로 급진주의 정당이 아닌 현실주의 정당으로 가야한다”고 강조했다.

정종권, “통합정당 참여 안한다...진보나 좌파는 반자본주의가 기본 정체성”

정종권 진보신당 전 부대표는 “저는 진보통합정당에 참여하지 않을 것 같지만, 통합정당이 진보의 정체성을 견지하면서 한국정치에서 의미 있는 정치 집단으로 성장 발전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정종권 전 부대표는 통합정당의 강령 문제를 우회적으로 비판하며 진보의 정체성 문제를 짚었다. 그는 “우리가 지향하는 진보정당, 좌파정당의 핵심적 기본을 공유했으면 한다”며 “진보정당, 좌파정당은 사회주의자만의 정당은 아니지만 사회주의에 친화적이고 우호적인 정당임을 분명히 해야 하며 야만적인, 천민적인 자본주의 반대가 아닌 자본주의 그 자체에 공격적이고 비판적 태도를 명확히 해야 한다”고 못박았다.

이어 “반자본주의가 없으면 거기에 진보정당이나 좌파정당이라는 이름을 붙일 수 있는지 되물어야 한다”며 “혹자는 신자유주의의 대안이 반자본주의가 아니라고 하는데, 현 시기 자본주의 표현의 방식인 신자유주의에 반대하면서 자본주의에 반대하지 않는 것은 논리적 모순”이라고 덧붙였다.

또 “신자유주의의 결과가 양극화나 노동 불안정화, 유연화, 금융자본주의 탐욕으로 나타나는 것이라 생각하기에 진보나 좌파의 자기 정체성이 무엇이냐가 중요한 기준이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2012년 선거 연합 문제를 두고 정종권 전 부대표는 “내년 총대선에서 광범위한 정치연합이나 선거연합이 필요하지만 연합을 위해선 좌파와 진보의 독자성을 분명히 해야 한다. 그게 없으면 투항”이라며 “연합의 목표와 방향은 민주당 정부 10년의 비전과 한나라당 5년과 질적으로 다른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는 연합이 돼야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미 복지국가 담론은 진보의 전유물도 아니고 박근혜도 수용한 담론”이라며 “복지국가는 신자유주의 시스템 개혁 개조와 맞물려야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정종권 전 부대표는 또 “선거연합을 통한 공동 연립정부 얘기가 나오고 있는데 지방선거 이후 아직까지 공동정부가 의미 있게 이뤄지는 것을 보질 못했다”며 “이에 대한 평가 없이 공동정부 관행으로 가게 되면 진보와 좌파의 실정으로 되돌아올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천호선, “노동자 계급 구성 변화, 노동자 중심성 재구성”

천호선 국민참여당 전 최고위원은 전통적 진보정당의 이념적 축을 노동자 중심성과 민족자주입장으로 해석하고 노동자 중심성의 재구성을 강조했다.

천호선 전 최고위원은 “노동자 중심성을 약화시키자는 것은 아니지만, 노동자 중심성을 현대사회에 맞게 재구성해야 한다”며 “노동자 계급 구성이 변했다”고 밝혔다.

천 전 최고위원은 “금융자본주의가 주도하는 상황에서 계급 규정성이 약화돼 작업장 또는 노동현장성의 존재규정성이 약화됐고, 노동자가 소비자가 되고, 투자자가 되고 지역주민, 시민으로서의 다면적 정체성을 갖게 됐다는 점을 생각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비노동계급 또는 계층의 확대와 다양화가 이뤄졌고, 보다 주목할 것은 정보화와 세계화로 인해 공간적인 거리를 뛰어넘는 자발적 관계망 확장으로 개개인의 노동자 계급적 요구만아니라 다양한 요구를 표출하는 것이 가능해져 분산된 소수의 작은 연대가 실현된다”면서 “전통적인 노조는 이런 요구를 수용하고 담아내기에 벅찬 상태이며, 여기에 노조와 정통 진보정당의 위기의 측면이 있다는 사실을 직시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천 전 최고위원은 “이로 인한 노동자 의식의 변화를 보수화로 봐선 안되고 그 자체가 노동자의 객관적 상황이고 노동자 의식에 반영된 것”이라며 “노조 조직률이 떨어지는 것은 이러한 변화를 수용하지 못하는 노동운동으 전략의 결과로 봐야 한다”고 평가했다.

그는 “정성희 최고위원이 우경적인 오류로 야권대통합을 주장한다고 말씀 하셨는데 저를 보고 한 얘기라고 본다. 제가 야권대통합을 능동적으로 검토하자고 주장한 적이 있다”며 “이 논의를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지금은 민주통합과 진보통합 두 축이 형성되는 과정이다. 우리도 힘을 붙였지마 민주통합도 자기 확장성을 갖췄다. 이야기를 거낼 필요는 있다고 본다. 일단 논의를 해 보고 다수가 동의를 안 하면 그냥 가는 거다. 이런 유연함으로 봐 달라”고 밝혔다.

김혜영, “참여당 과거 반성 없으면 다시 분열”

토론자로 나온 김혜영 민주노동당 전 충남도당 위원장은 “진보통합 정당이 내년 선거에서 다시 노무현 정권으로 가는게 아니라는 것을 분명히 해야한다”며 “노무현 정권 당시 신자유주의 정책을 놓고 국민참여당을 이끄는 분들이 당시 한 일을 분명히 반성해야 해야 한다. 이것(반성)이 안되면 다시 분열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국참당이 통합정당 안에서 민중 속으로 들어가려는 자세를 갖지 않는다면 힘들다. 이건 다시 분열로 간다”고 재차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