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장애인인권 영화제 '초심에 흑심을 품다'

3일 개막식 열어...대학로CGV에서 '파인더' 등 총 26편 상영

  11회 서울장애인인권영화제는 3일 늦은 6시 광화문 북측 광장에서 개막식을 열었다.

11회 서울장애인인권영화제(아래 서울영화제)가 3일 늦은 6시 광화문 북측 광장에서 개막식을 열고 나흘간의 상영에 들어갔다.

이날 개막식에서 서울영화제 최재호 집행위원장은 “매년 개막 소감을 하는데 나올 때마다 떨린다”라며 “광화문 광장에서 야외 개막을 하는 것은 광화문역에서 농성하는 장애인 동지들이 있어 함께한다는 의미로 여는 것”이라고 밝혔다.

  발언하는 420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단 이형숙 공동집행위원장

최 집행위원장은 “이번 영화제 안에는 내포된 의미가 많은데 어떤 의미가 있는지 생각하면서 보고 같이 얘기도 나눴으면 좋겠다”라면서 “‘초심에 흑심을 품다’라는 슬로건으로 이번 영화제를 진행하는데 초심을 조금 잃기도 했지만 더욱 열심히 하겠다”라고 말했다.

420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단(아래 420공투단) 이형숙 공동집행위원장은 “4월 20일은 장애인의 날이 아니라 장애인차별철폐의 날이다. 장애인의 날이라고 알고 오셨던 분들도 오늘부터 새로 아시길 바란다”라며 “올해 서울 영화제 개막을 축하하며, 올해도 어김없이 장애인차별철폐의 날을 맞아 열심히 투쟁하겠다”라고 결의했다.

이번 서울영화제에 연대작 '대한문 투쟁이야기'를 출품한 민주노총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이현준 활동가는 “지난해 이맘때 소수 인원으로 대한문에 천막을 쳤고, 그즈음부터 카메라를 들고 영상을 찍게 됐다”라며 “쌍용자동차 이야기로, 감독이라는 이름으로 이 자리에 선 것은 매우 영광”이라고 밝혔다.

어쿠스틱 밴드 ‘신나는 섬’은 “1월에 장애등급제·부양의무제 폐지 농성장에서 공연했을 때도 많이 추워서 얼른 농성이 끝나기를 바랐는데 아직까지도 농성을 접을 수가 없어 마음이 좋지 않다”라면서 “얼른 장애등급제, 부양의무제가 폐지되기를 바란다”라고 밝혔다.

올해 서울영화제 심사를 맡은 김상희 심사위원은 “심사를 하면서 느낀 것은 내가 심사를 한 게 아니라 많이 배웠고 많이 느꼈고 감동한 것”이라며 “올해 심사 기준은 장애인 당사자들의 주체적인 목소리를 내는 작품과 이번 420공투단의 5대 요구안에 관한 내용을 기준으로 삼았다”라고 설명했다.

김 심사위원은 “심사하면서 제가 처음 장애인운동을 접했을 때가 생각났고 여기 계신 분들도 처음 운동을 하던 그 마음 잊지 않았으면 한다”라면서 “올해는 출품작이 그렇게 많지가 않았는데, 더 좋은 작품, 좋은 영상 많이 찍어 내년에는 출품해달라”라고 밝혔다.


개막식에 이어 올해 서울영화제 개막작으로 김진호 감독의 ‘가위에 눌린’을 상영했다.

영화 ‘가위에 눌린’은 전신마비 장애인 아버지와 고등학생 딸이 철거촌에 살며 겪는 문제들을 다룬 이야기이다. 김 감독은 제목 ‘가위에 눌린’은 가위에 눌린 상태에서 눈을 뜨고 있지만 그것이 꿈인지 아닌지 헷갈리는, 또 그것도 꿈인 그런 가위에 눌리는 기분을 담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이날 개막식에는 장애인 노래패 ‘시선’과 어쿠스틱 밴드 ‘신나는 섬’이 축하공연을 했다.

한편, 11회 서울장애인인권영화제는 4일부터 사흘간 대학로CGV에서 영화를 상영한다. 동성애 커플을 소재로 한 에이즈 인권과 관련된 영화 ‘옥탑방 열기’를 시작으로 폐막작으로 선정된 주명희 감독의 '파인더'까지 총 26편의 영화가 상영된다. (기사제휴=비마이너)

  11회 서울장애인인권영화제 상영 시간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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