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가족대책위원회가 28일 오후 3시 7일째 노숙농성을 하는 청운동 인근 청운동주민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새누리당은 오늘 논평에 대해 잘못을 공개 인정하고 다시는 유가족을 정략적으로 이용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공개 브리핑이나 기자회견 등을 통해 약속해 달라”고 요구했다.

앞서 새누리당 윤영석 원내대변인은 오늘 오전 구두 논평으로 “1차, 2차 새누리당 지도부와 세월호 유가족의 만남 속에서 오해가 풀리고 신뢰 문제가 회복돼 좋은 방향으로 합의가 기대되면서 김영오 씨가 단식을 중단하게 된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영오 씨 단식 농성 해제 배경에 새누리당의 역할이 컸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하지만 가족대책위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새누리당은 착각하지 말아야 한다”며 “사람의 목숨을 경각에 두고도 문제의 원인이 누구에게 있는지 모른다면 유민아빠와 우리 가족의 진심을 아직까지 모른 것”이라고 꼬집었다.


또한 “새누리당의 태도를 보면서 허심탄회한 만남으로 생각했던 것이 정략적 이용에 불과했다는 생각을 버릴 수 없다”며 “우리에게는 정략이 없다. 우리에게는 진실을 향한 온 몸 던진 아픔이 있다. 새누리당이 먼저 알아야 할 것은 그것이다”고 일축했다.

유경근 가족대책위 대변인은 관련해 “새누리당은 논평에 대한 판단이 잘못이었음을 인정하고 공개 브리핑과 기자회견 형식을 통해, 국회 정론관 같은 자리에서, 사과하고 재발방지 해 줄 것으로 요구한다”고 재차 말했다.

그러면서 “만일 가족의 요구가 들어지지 않을 시 그동안 새누리당이 수차례 얘기해왔던 ‘진정성 있는 대화’, ‘가족들 얘기를 허심탄회하게 듣고 반영하겠다’ 등의 말이 모두 거짓이라고 판단하겠다. 또한 더 이상 새누리당과 대화를 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판단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며 “즉각 가족의 요구를 수용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가족들은 기자회견에서 김영오 씨의 단식 중단에 대해 ‘환영’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가족들은 “목숨 걸고 곡기를 끊었던 40여일보다 단식을 풀기까지 뒤척였던 어젯밤 마음이 더 복잡했을 것을 알기에 우리는 아프다”면서 “자식 잃고 몸부림친 그의 마음이 우리 마음이기에 그를 살리고, 그와 함께 단단한 걸음을 또 걸어갈 것이다”고 밝혔다.

세월호 참사 희생자 김수진 양의 아버지 김종기 씨는 “평범한 엄마, 아빠들이 목숨을 걸고 단식하게 된 지경까지 와 참담하다”고 심경을 밝히며 “유민아빠가 단식을 중단해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이제 힘으로 내서 장기적으로, 특별법이 관철될 때까지 가족들은 함께 갈 것이다”고 말했다.

유경근 대변인은 김씨의 단식 중단에 대해 “우리의 요구나 행동을 포기하는 게 아니라는 것은 분명하다”며 “새로운 출발이다. 새로운 모습으로 당당하게 힘차게 나가기 위한 선택이다”고 강조했다.

한편, 가족대책위는 오는 8월 30일 오후 5시 서울 광화문 광장 앞 집회에 모여 달라고 호소했다. 이들은 “청와대 응답을 요구하는 국민의 함성을 들려 달라”며 “국민 마음이 돋움 닫는 발판처럼 함께 솟아올라 철저하게 진상을 규명하고 안전한 나라를 만들자”고 밝혔다.

덧붙이는 말

정재은 기자는 미디어충청 기자입니다. 이 기사는 미디어충청에도 게재됩니다. 참세상은 필자가 직접 쓴 글에 한해 동시게재를 허용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