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중의원 선거, 장기안정 극우정권의 탄생인가?

[일본사회운동의 편지](8) 아베정권 평가3 아베에 맞선 일본 사회운동

일본에서는 이번 주말에 총선이 실시된다. 언론사 여론조사에 의하면, 475석 가운데 집권 여당 자민당이 300석 이상을, 연립여당 공명당은 48석 정도 얻을 것으로 나타난다. 즉 자민/공명 양당이 헌법 개정에 필요한 3분의 2 이상의 의석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야권은 자유주의 보수의 민주당이 60-69석, 좌파 공산당이 25석, 우파의 유신당이 20석 정도를 얻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 예상 의석수는 언론사 마다 약간 다르지만, 기본적으로 큰 차이는 없다.

아마도 선거의 결과는 사전에 예상된 내용과 가까울 것이다. 그러나 최근 예상치가 일본 유권자의 의사를 정확하게 반영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적다. 선거 제도(소선거구제)의 여러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지만, 압도적 다수의 의석을 가진 여당 스스로가 자신이 불리한 선거 개혁을 절대로 원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어떤 선거 제도하더라도 대다수가 현 정부의 정책에 대해 분명히 잘못됐다고 생각하고 있다면, 여당이 3분의 2 이상이라는 결과가 나오지는 않을 것이다.

그런데 11월 18일 2년의 임기를 남기고 있는 중의원을 해산한 아베 총리는 해산의 주요한 이유에 대해 “아베노믹스 여부를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확실히 ‘아베노믹스’라고 불리는 기묘한 경제 정책에는 문제가 많고 찬반이 나뉘는 중요한 쟁점이 있다. 하지만 야당 측은 아베노믹스에 대항할 만한 대안을 제시할 수 없다. “아베 정권의 정책에 찬성하는 것은 아니지만 지지할 만한 야당의 정책도 없다”는 것이 여당의 독주를 허용하는 이유일 것이다.

  특정 비밀보호법이 시행된 10일 일본 시민사회단체가 총리 관저 앞에서 "알 권리와 민주주의를 파괴한다"면서 폐지를 촉구하고 있다. [출처: 레이버넷]

숨겨진 쟁점, “시대착오적 외교안보 정책”...공약집에 몰래넣은 헌법 개정

그러나 이번 선거의 ‘숨겨진 쟁점’, 혹은 아베를 비롯한 일본의 우익 정치인이 ‘숨겨두고 싶은 쟁점’은 아베 총리의 국가주의적 정치 이념에 기초한 일련의 ‘시대착오적’이라고도 할 복고적인 정책, 특히 외교 안보 정책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선거에서 자민당이 발표한 공약집을 읽으면 우선 크게 강조되고 있는 것은 ‘아베노믹스’에 따른 경제 재생, 그리고 지역 활성화, 여성의 새로운 약동, 재정 재건과 같은 다른 정당도 내걸고 있는 공약 등이 이어진다. ‘아베 정권 다운’ 정책은 공약집 맨 뒤 작은 글씨로 쓰인 몇 가지 공약이다

예를 들어 외교 정책에 대해 ‘적극적 평화주의’ 위에서 국제 사회의 평화에 기여한다는 것이다. 올해 아베 정부는 국내외의 강한 비판을 무릅쓰고 ‘집단적 자위권’을 각의 결정했지만 외국 무력 분쟁의 현장에 자위대를 보내고 평화를 해결하려고 했다는 것이다. 공약집에는 다시 ‘미일 동맹 강화’라고도 쓰여 있다. 이달 10일에 시행된 ‘특정 비밀보호법’은 ‘알 권리’를 침해하는 많은 독소 조항을 안고 있는데도 아베 정권은 미군과의 공동 작전에 불가결한 입법이라면서 강행한 법안이었다. 집단적 자위권의 미명 아래 미군과 함께 자위대가 ‘평화’에 공헌하는 일이 실제로는 무엇을 의미하는지 설명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외교에 관해서는 “국제적인 정보 발신 능력을 강화한다”, “알려져 있지 않은 피해에 대해서는 결단 있게 반박한다”, “일본의 명예와 국익을 회복하겠다”고 공약했다. 이는 옛 일본군 위안부 성노예와 난징대학살과 같은 부끄러운 인도 범죄가 “없었다”고 세계를 향해 주장한다는 뜻이다.

한국과의 관계 중 독도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없었지만 “이 나라의 주권과 영토를 확고히 지키는 체제를 정비”, “법과 사실에 기초한 일본 주장”을 적극적으로 국제 사회에 호소한다고 한다. 중국과 영유권 갈등을 벌이고 있는 센카쿠 열도에 관해 공약집에서 구체적으로 ‘센카쿠 제도’라고 언급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한국’, ‘다케시마’의 명칭을 내걸지 않은 점은 한발 물러선 표현이지만 독도는 법과 사실에 의해 일본 땅이라는 주장을 계속할 것이라는 뜻으로도 읽힌다.

자민당은 공약집에서 온갖 분야에 걸쳐 수없이 많은 터무니없는 정책을 내세우는 등 일일이 언급하려면 끝이 없지만 공약집의 맨 끝에 작은 글씨로 적힌 ‘헌법 개정’에 대해서는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자민당의 공약집은 요약본과 완전본 2가지 종류가 있는데, 요약본에는 이 ‘헌법 개정’의 항목은 나오지 않는다. 일본 국내에서는 자민당의 시대착오적 헌법 개정안은 강한 비판이 있어 아베 정권으로서는 가장 실현하고 싶은 정책임에도 가급적 선거 쟁점으로 삼고 싶지 않은 정책이다.

어쨌든 자민당의 헌법 개정안은 전쟁 포기의 항목을 없애고 천부의 인권을 부정해 집회나 언론의 자유는 제한한다. 더구나 국가를 규율할 이 ‘헌법’ 속에는 국민의 의무만이 강조되고 있는 터무니없는 개정안이다. 자민당도 선거에서 이런 개정안을 강조할 수는 없지만 공약 집 마지막에 몰래 섞어 어떻게든 헌법 개정을 실현하려는 것은 정말 괘심한 짓이다.

일본 사회운동, 끈질긴 현장 투쟁 성과에 따라 아베 공세에 맞설 것

그러나 과연 자민당의 헌법 개정안에는 국민적 저항이 강하다. 아베 총리의 목적은 우익들이 “미국에 강요됐다”며 주장하고 있는 전쟁 포기, 군대 보유 금지를 규정하는 현행 헌법 9조의 변경이다. 국민적 비판을 피하기 위해 자민당은 우선 몇 가지를 사전에 정비해 쉽게 헌법 개정 과정을 쉽게 한 뒤 최종적으로 9조를 개정하겠다는 로드맵을 그렸다. 이번 선거에서 여당이 절대 다수를 확보할 수 있다면 그 로드맵의 첫 단계는 매우 까다로운 헌법 개정 절차를 개정하는 것이 될 것이다.

진보적인 유권자들로서는 이번 선거 결과 예상치는 어느 때 보다 가혹한 것이다. 그래도 수는 적지만 공산당이 의석수를 많이 얻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얼마 전 오키나와 지사 선거에서 기지 이전을 추진하는 자민당이 전력을 다했음에도 불구하고 미군기지 반대파가 승리한 것도 일본의 진보적 사회 운동에게 밝은 소식이었다.

물론 선거가 전부는 아니다. 지금 일본에서 원전이 가동하지 않는 것도 오키나와에서의 성과도 진보 진영이 현장에 집결하고 끈질긴 투쟁을 전개한 결과다. 아베 정권의 공세에 맞서 일본의 사회 운동은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 계속 투쟁해 나아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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