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방위비분담금 ‘묻지마 인상’...“이명박근혜 시절보다 굴욕적”

시민사회단체, 국회에 비준 반대 촉구...“평화시대 역행”

시민사회단체가 국회에 한미정부의 방위비분담금협정안 비준 반대를 촉구하는 한편, 군축을 위한 국민운동을 벌이겠다고 선언했다.

민주노총, 한국진보연대, 민중당 등 50여 개 시민사회단체가 소속된 전쟁반대평화실현국민행동(이하 평화행동), SOFA개정국민연대는 11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폭 인상된 한미방위비분담협정 가서명’을 규탄하며 국회에 비준 거부를 촉구했다.


10일 한미 양국 정부는 8.2%인상된 1조389억 원 규모의 방위비분담금협정에 가서명했다. 그러나 비핵화 협상과 한반도 평화체제가 논의되는 상황에서 한미 정부가 사상 최대의 규모의 분담금을 합의해 시민사회단체들의 반발이 크다.

단체들은 보도자료를 통해 “방위비 분담금은 1조 넘게 남아돌고 있어 대폭삭감이 마땅함에도 미국의 묻지마 인상요구가 그대로 관철돼 대한민국의 국익과 주권이 훼손”됐으며 “뿐만 아니라 2월 말 북미정상회담을 통해 더욱 발전할 한반도 평화에도 역행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단체들은 또 “한미 당국 그 누구도 근거를 제시하지 않은 채 인상되는 방위비분담금이 과연 주권과 국익에 부합하는 것인지 국회는 철저하게 따져야 할 의무가 있다”며 “여론조사 결과 다수가 반대하는 국민의 뜻에 따라 국회가 대폭인상의 근거를 새롭게 찾지 못하는 한 10차 방위비분담금협정 비준안을 거부함이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어 “협정유효기간이 1년으로 변한만큼 국회비준 거부운동을 시작으로 방위비분담금 협상에 대응하는 지속적인 활동을 통해 불평등한 한미관계 해소와 주한미군 감축 및 철수에 대한 근본적인 여론을 결집시켜 한반도평화의 시대에 대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한국진보연대 한충목 상임대표는 “한반도에 평화의 봄이 오는데 우리는 아직도 대결의 시대를 살고 있다”며 “미국의 강요에 의해 이뤄진 것이라 하더라고 이는 국민의 의사에 반하는 것”이라며 국회가 비준에 반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시민단체들은 “평화시대와 더불어 군축을 위한 국민운동을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권정호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변호사는 “방위분담금이 최초로 1조원을 넘었는데 남북 관계가 최고로 악화됐던 이명박, 박근혜 정부 때와 비교해도 굴욕적인 결과”라며 “시민단체들은 방위분담 협정에 대해 폐지를 공론화해야 할 때가 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미집행된 방위분담금이나 축적된 이자액도 3천억 원이 넘어 국회가 삭감하기로 했는데도 방위비를 증가하겠다고 한다”며 “한반도 비핵화, 평화체제 진전에 따라 한미연합 훈련과 미군기지 역할의 축소가 불가피한데도 방위비 분담금이 증가한 것은 미군의 방위비 불법 전용과 남용에 면죄부를 주는 꼴과 다름이 없다”고 밝혔다.

권 변호사는 이어 “증가된 비용 대부분이 대북 선제 공격을 위한 비용에 투입된다고 한다”며 “또 앞으로 미국 측과 1년 마다 협상을 해야 하는데 계속 증액을 해줘야 하기 때문에 한국 정부 입장에서는 자충수를 둔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