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3자 회동, 노동개악 대응 빠진 반쪽 연대

민주노총, “노동개악 의제 빠진 건 심각한 문제”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제안해 이뤄진 야권 정치지도자 회의에서 국정교과서 문제 공동대응을 합의했지만, 핵심 민생 현안인 노동개악 문제가 빠져 반쪽 연대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 19일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 심상정 정의당 대표, 천정배 무소속 의원은 국회에서 만나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천만 서명 시민불복종 운동’을 함께 진행하기로 하는 등 국정화 관련 세 가지 실천 행동을 합의했다. 하지만 심상정 대표가 애초 국회 본회의 비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제기한 노동개악 문제와 선거제도 개혁 문제는 3자 회동 의제에서 빠졌다. 문재인 대표와 심상정 대표는 두 문제에 대해 추후 별도의 시간을 통해 폭넓게 논의하기로만 했다.

[출처: 새정치연합]

문제는 야권 정치세력들이 한자리에 모여 주요 정치현안에 대한 일상적 정책연대를 이뤄내고, 단일한 정치적 대응을 만들어 낼 거란 기대감이 컸던 만큼 주요 현안인 노동개악이 빠진 데 대한 실망감도 크게 나오고 있다.

실제 민주노총은 지난 18일 야권 정치지도자 회의 개최에 앞서 “정의당의 ‘야권 정치지도자 회의’ 제안을 환영하며, 노동개악에 맞설 범야권 정치적 결단의 산파가 되길 기대한다”며 “노동개악은 노사정위원회 야합안보다 더 탐욕스러운 개악법안을 내놓은 새누리당이 호시탐탐 연내 처리를 노리는 상황이다. 야권의 일치된 투쟁이 필요하다”고 성명을 낸 바 있다. 국회 상임위가 본격적으로 가동되는 이번 주를 노동개악 저지 대국회 투쟁의 결정적 시기로 보고, 야권 정치지도자 회의가 더 넓고 견고한 대여 투쟁의 한 축이 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알맹이가 부족한 결과가 나온 것이다.

이번 결과에 대해 한창민 정의당 대변인은 <참세상>과 통화에서 “천 의원 쪽은 노동개악 의제에 대해 부담을 느끼는지 함께하는 부분에 대해 정치지도자 회의에서는 논의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해 그 부분을 존중한 것”이라며 “이번 회의 조율 단계에서 그 부분을 중점적으로 제안해 어느 정도 의견은 모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는데 안타깝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천정배 의원 쪽이 빠지면서 2012년 한미FTA를 중심으로 이뤄진 야5당 정책연대 같은 높은 수준의 야권연대를 통한 선거연대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심상정 대표는 20일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청년실업이 1100만 시대인데도 재벌들 민원 챙기는 데에만 급급한 정부의 재벌편향 정치를 꺾어야 한다는 문제인식을 (정치지도자 회의에서) 교환했다”고 말해 노동 개악 문제 공동대응을 강조했음을 밝혔다. 이어 “서로 경쟁관계에 있는 야당들이라 하더라도 국민을 괴롭히는 정권을 견제해야 될 책임이 있기 때문에 모인 것이고, 총선은 아직 좀 먼 얘기”라며 “야당이 연대하는 게 자기들 밥그릇 챙기기 위해서가 아니라 국민에게 도움이 된다는 믿음이 있을 때 야권연대도 가능하다”고 일상적 현안 정책연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날 3자 회동이 강력한 정책연대가 되기엔 부족하다는 것을 드러낸 셈이다.

3자 회동 결론은 이렇게 났지만, 2016년 총선 야권연대의 물꼬가 될 것이란 기대감으로 연결되고 있다. 노회찬 정의당 전 대표는 19일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3자 회동이) 총선 야권연대의 단초가 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충분히 단초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어렵게 이런 자리를 마련해 준 박근혜 대통령과 김무성 대표에게 고맙다고 하고 싶다”고 밝혔다.

반면 민주노총은 노동개악 의제가 빠진 데 대해 강한 실망감을 드러냈다. 박성식 민주노총 대변인은 “노동개악 의제가 빠진 것은 심각한 문제”라며 “정부여당이 청년고용을 프레임으로 노동개악을 내년 총선 주요 의제로 끌어갈 것이 분명한데도 야권이 (공동) 대응을 하지 않겠다는 것이나 마찬가지인 태도는 노동자의 미래뿐만 아니라 야권의 총선도 포기하는 무능한 자세”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