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주에게 CCTV까지 요구...민중총궐기 참가자 잡기 혈안

대전경찰청 마구잡이, 무차별 수사 논란

지난 달 14일 서울에서 열린 민중총궐기 대회에 참석했던 김씨는 최근 황당한 일을 겪었다. 경찰이 명확한 증거 없이 민중총궐기 집회 ‘문의’로 출석요구서를 발부한 것도 모자라 경찰과 출석 날짜를 조율하던 와중에 김씨가 거주하는 건물주에게 전화연락 해 영장 없이 CCTV 확인을 요구했던 것이다.


김씨에 따르면, 대전지방경찰청 수사과 경찰은 자신이 누구인지 밝히지 않은 채 지난 달 26일 제3자인 건물주에게 전화해 건물 CCTV 확인을 요구했다. 이를 전해들은 김씨가 보이스피싱을 의심해 확인하다가 CCTV를 요구한 사람이 김씨 담당 수사 경찰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김씨는 본지와의 취재에서 “CCTV를 요구한 사람과 나에게 출석을 요구한 경찰의 전화번호가 같아 연락했더니 경찰이 처음부터 ‘CCTV 때문에 연락했냐’고 말해 건물 건이 아닌 나의 민중총궐기 참석 건으로 요구한 것을 알게 됐다”면서 “CCTV 요구 목적을 묻자 경찰은 ‘알려줄 수 없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경찰은 출석요구서에 피의자 조사인지, 참고인 조사인지도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김씨는 “경찰은 CCTV 건을 포함해 나에게 어떠한 기본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다”면서 “사찰 당하는 것 같고, 범죄자 취급을 당해 기분이 좋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정의당 대전시당 홍보국장인 홍진원 씨도 경찰 측으로부터 민중총궐기 참석 건 관련 두 차례 출석요구서를 받았는데, 황당하다는 입장이다. 홍씨는 당일 어머니 생신이어서 서울에 가지 않고 대전에서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대전에 사는 박씨는 민중총궐기 당일 집회 도중 나와 서울에서 대전으로 왔지만 ‘불법 집회 참석자’라며 두 차례 출석요구서를 받았다. 박씨가 ‘증거’를 요구하자, 경찰은 실책을 덮기 위해 도리어 박씨에게 또 다른 증거를 요구하기도 했다. 박씨는 “경찰은 출석요구서를 보낸 이후 집회 중간에 나왔다는 것이 확인되자 ‘출석요구서를 무시하라’고 했다가 ‘출석요구서 무효 처리해야 하는 데 증명해 줄 수 있냐’고 또 무언가를 요구했다”면서 “공권력 남용이 증명된 것”이라고 경찰을 비판했다.

“절차 무시하고 예비범죄자로 몰아 겁박”
자유로운 집회시위 기본권 침해...경찰 “내사 중” 말만


이와 관련해 새날법률사무소의 김상은 변호사는 “경찰이 피의자와 참고인을 밝히지 않는 것은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 등 피의자의 방어권 행사를 어렵게 해 정당하지 않은 절차”라고 지적했다. 또, “건물주에게 CCTV 임의 제출을 요구하는 것은 주변 사람들 전부 혐의 선상에 올리겠다는 식으로 수사 범위의 무차별 확대이며, 자유로운 집회시위라는 기본권을 침해할 여지가 크다”고 밝혔다.

홍진원 씨는 “일련의 과정을 보면 민중총궐기 집회 참석자를 잡으라는 명령에 경찰이 실적을 내려고 마구잡이 수사, 무차별 출석요구서를 남발하고 있다”면서 “이는 사람들을 두렵게 만들어 오는 12월 5일 2차 민중총궐기 집회에 참석하지 못하게 하려는 의도”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근거 없이 출석요구서를 남발해 경찰이 국민을 범죄자 취급하는 것은 매우 문제”라며 강경 대응 입장을 전했다. 홍씨는 경찰 측에 ‘대전경찰청에 보내는 글’을 통해 당일 현장에 없었던 것을 밝힌 뒤, 터무니없는 출석요구서를 보내게 된 ‘증거공개’와 ‘출석요구거부’, ‘수사가 필요하면 직접 직장으로 찾아올 것’ 등을 요구했다.

‘마구잡이 수사’ 지적에 대해 대전지방경찰청은 “내사 중이라 확인해 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지능범죄수사팀 대장은 “복잡하게 생각할 것 없이 내사가 결론나면 판명날 일”이라며 사실관계 확인을 거부했으며, CCTV를 요구한 경찰은 김씨와의 전화통화 사실만 인정하며 “말하기 곤란하다”고 밝혔다.

한편, 대전지방경찰청은 1일 같은 이유로 노동, 시민단체 등과 면담도 거부했다. 대전지역 70개 종교 정당 시민 사회단체로 구성된 ‘민주수호 대전운동본부’는 이날 대전지방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찰 측에 “무차별적인 출두요구서 남발을 중단하고 사과해야 하며, 공안탄압을 위한 TF팀을 즉각 해체하라”고 촉구한 바 있다.

[출처: 민주노총 대전본부]
덧붙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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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정우

    구라치고잇네 니가하는말도 증거없어

  • 박해영

    삼성본관정문앞 79일차 집회농성장을 관광명소로 소개합니다!
    12/3 삼성본관정문 앞 노숙농성 79일차!

    삼성전자 교섭위원들은 사죄하라!

    간밤 비바람에 무너진 백혈병유족 비닐농성장 소식!


    삼성백혈병문제 해결을 위해 선임된 삼성전자 교섭대표 백전무 백상무는,
    당사자교섭의 신뢰와 인간적인 예의를 저버린 일방적인 보상위원회 발족에
    대해 정애정간사에게 사과하고 재발방지를 약속하라!


    피해자의 목소리에 귀를 귀울여라!

    삼성직업병가족대책위간사이며 백혈병유족 정애정씨가 삼성본관 정문 앞에서
    79일째 노숙농성을 하게끔 원인을 제공하고 직접적인 책임을 져야 할
    삼성전자 교섭위원인 백수현전무와 백수하상무는 자신들의 무능하고 무책임한
    잘못된 처신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


    12/3 삼성본관정문앞 79일차 집회농성장을 관광명소로 소개합니다!

    오늘 새벽 1시경 삼성일반노조와 백혈병유족의 노숙농성장이 비바람에
    허물어졌습니다

    삼성전자는 돈보따리를 풀어놓고 삼성반도체백혈병 문제를 잘 해결하고 있다고
    생색내며 호들갑 떨고 언론플레이를 하지만, 정작 해결해야 할 삼성본관정문앞
    노숙농성 중인 백혈병유족 정애정간사에 대해서는 79일째 유령인양 모른체 외면하는
    무책임하고 무능한 작태를 규탄합니다!

    삼성본관정문앞에서 노숙농성하는 백혈병유족 정애정간사는 삼성반도체에서
    엔지니어로 일하던 남편을 백혈병으로 잃고 지금은 남편의 명예회복을 위해 자식들과
    생이별을 하고, 노숙농성을 79일째 하고 있습니다.


    비바람과 추위를 그나마 막아주던 한 겹 비닐천막이 오늘 새벽 비바람에
    결국 무너졌습니다.

    12/3 오늘도 한 겨울 노상에서 무너진 비닐천막에서 하루 밤과 한 낮을 보내는
    삼성백혈병유족 79일차 노숙농성장의 비참한 상황은,


    바로! 삼성전자의 기만적인 반사회적이고 일방적인 백혈병문제 해결모습에
    분노한 하늘이 오늘 유족의 아픔을 눈으로 포근히 감싸주고 있습니다.

    삼성전자와의 생생한 삼성백혈병 투쟁의 현장인 삼성본관정문앞 농성장으로
    많은 방문 바랍니다!

    삼성일반노조와 백혈병유족 정애정간사는 무너진 비닐농성장 농성날짜 판 앞에서
    해맑게 웃으며 올바른 삼성백혈병문제 해결을 삼성전자에 촉구하는 노숙농성을
    겨울의 추위와 더불어 즐기며 노숙농성을 힘차게 진행하겠습니다. 투쟁!!!

    이젠 서초경찰서와 서초구청에서 무너진 비닐천막마저 강제철거할 지, 무어라 협박할 지 기대가 됩니다.

    삼성백혈병은 개인질병이 아닌 반도체공장에서 사용하는 수 백 가지 화학물질에 중독되어 발병하고 사망한 직업병이요 산업재해다!

    삼성이재용은, 삼성백혈병을 산업재해로 인정하고 백혈병유족에게 사죄하라!


    <삼성본관정문 노숙농성장 세번 째 문화공연을 알립니다!>


    -문예일꾼들-


    야초 정성진
    풍물패 더늠


    일시: 12/4 금요일 오후 6시
    장소: 삼성본관정문 앞 노숙농성장

    - 많은 관심과 참여로 힘 보태주십시오!!


    12/1 삼성본관 정문 앞 삼성반도체백혈병 올바른 문제해결촉구 노숙농성 77일!

    문제해결의 대책을 내놓으라는 유족의 요구에 대한 대답이 공권력 앞세워 농성장을 털어버린다는 협박질이냐~

    부끄러운 줄 알아라~ 삼성아~!

    당장은 네들이 돈과 권력을 앞세워 이기는 것 같아도 세상이 그렇지는 않다는 것을 나는 안단다!

    삼성은 반도체에서 쓰여지는 화학물질을 공개하지 않고 있습니다.
    때문에 피해자들의 데이타가 중요한 역학조사의 자료가 될수 있습니다.

    삼성은 보상만으로 피해자들을 은폐하지 말고발병자들의 성별. 병명의
    유형과 근무이력등의 기록이 조사되고 연구될수 있도록 공개해야 합니다.

    삼성전자는 지난 9/3 일방적 보상위원회 발족한 이유가 피해자들을 은폐하기 위함이었습니까?

    삼성전자는 삼성백혈병문제 올바로 해결하고 대책을 세워야할 것들이 쌓여 있음에도 서과와 재발방지책 약속은 고사하고 물리적 탄압으로 유족의 농성장만 치우려 하고 있으니 한심하기 그지 없습니다.

    대책을 내놓을 때까지 물러나지 않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