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지방선거에 조직적 개입

10년 이상 작성한 직원 업무기록 일부 공개
울산총선공동투쟁본부 “불법 선거 개입 수사” 촉구
현대중 원하청노조 “사측 불법사찰 관련자 처벌하라”

현대중공업이 2010년 지방선거와 2011년 동구청장 재선거에 조직적으로 개입한 정황이 폭로됐다. 민주노총 울산본부와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울산총선공동투쟁본부는 21일 기자회견을 열어 현대중공업 직원이 10년 이상 작성한 업무기록 일부를 공개하고 현대중공업 사측의 불법 선거 개입에 대한 사법당국의 강력한 처벌과 재발 방지를 촉구했다.

  울산총선공동투쟁본부가 입수해 공개한 현대중공업 직원의 업무기록 [출처: 울산총선공동투쟁본부]

울산총선공동투쟁본부가 공개한 2010년 5월 6일 업무기록에는 '부서별 성향 분석 필요', '동구청장 정천석, 시의원 권명호 선택', '기초의원은 다음주 결정'이라고 쓴 내용이 나온다. 이어 방어동 거주자 중에서 활동적인 자 10명을 선발해 화요일 오전까지 성명, 주소, 전화 등 명단을 제출하라는 내용이 기록돼 있다.

5월 20일 기록에도 '정천석 벌금 500만원 당선무효-무혐의 정정보도', '김종훈측 선거법 위반, 정정 대대적 홍보' 등의 내용이 나오고 '방어동 유권자 설득, 회합 등 하도록 한다', '라인 조직으로 면담 활동-면담서 제출', '면담자, 면담한 사람 일자별 명단 제출' 등의 내용이 기록돼 있다.

2011년 동구청장 재선거 시기인 4월 5일 기록에는 '임명숙 안심할 사항 아니다', '기숙사 상주자 중 동구로 되어 있지 않은 자 4/7까지 현주소 작성 제출', '선거계획서 작전 제출' 등이 쓰여 있다. 4월 8일 기록에는 '임명숙 3% 뒤진다-어렵게 되고 있다', '4/14 18:00 대송시장 사복차림 인원 외업도장 11명 선발 이동한다-부서별 10%', '4/20까지 3인1조 동행투표, 4명씩 동별로' 등의 내용이 적혀 있다.

4월 18일 기록에는 '방어동 거주자 주소지 전입 확인', '면담서 작성, 제출-동구 전지역' 등의 내용이 들어 있다. 4월 20일엔 '남목2동 18% 지고 있다', '표밭갈이할 시간이다-전체적으로 범위 확대', '팀별로 역할을 하고 있는지? 챙겨라', '라인조직 가동-사외에도 조직력 가동, 지원' 등의 내용이 있다. 또 '팀/반장 단합대회 행사 성공적이다', '선거활동 본격 가동토록 요구한다', '남은 기간 1주일 내에 승부를 걸어야 된다'는 내용도 쓰여 있다.

4월 22일 기록에는 '토요일 15:30~ 인원 동원(사무실 관리자 전원) 남목1동, 3동, 대송동 취약지구' ,' 현장활동 CHECK', '골프 등 자제(관리감독자)', '개인별 성향분석표 제출', '투표시간: 출근 전 원칙(대외적으로)-부서에서 15:00까지 시간대별 조 편성' 등의 내용이 적혀 있다.

울산총선공동투쟁본부는 "현대중공업 사측은 동구지역 아파트 자영회 선거부터 교육위원 선거까지 개입하지 않은 선거가 없으며, 특히 지방선거에 대한 개입은 매우 노골적이며 위험천만할 정도"라며 "새누리당 인사 중에서 사측의 지지 후보를 결정하고 그 후보의 당선을 위해 여론조사 결과 판세까지 분석하면서 적극적이고 조직적으로 회사 조직을 동원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현행 선거법이 규정한 사전선거운동 금지는 물론 선거운동을 할 수 없도록 규정돼 있는 회사 법인이 조직적으로 선거운동을 벌였다는 점에서 용서받을 수 없는 범죄행위"라며 사법당국의 철저한 수사와 관련자 처벌을 촉구했다.

이어 "단순히 현대중공업 사측의 독자 행위라고 보기엔 석연치 않은 구석이 많다"면서 "만약 현대중공업이 새누리당이나 후보측과 통모했다면 이는 엄청난 범죄행위이므로 엄벌에 처하라"고 요구했다.

22일 현대중공업노조 백형록 위원장과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사내하청지회 하창민 지회장은 현대중공업 사측의 불법사찰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현대중공업은 노동조합의 쟁의행위찬반투표, 전환배치반대집회, 노조간부 선전물 배포 등을 감시하는 불법사찰을 일삼고 있고, 학교운영위원회, 지방자치단체장, 시.구의원선거까지 개입해 동구의 지역사회 전체를 지배하려는 야욕을 드러냈다"면서 "이러한 행위가 세계 1등 조선소 대기업에서 벌어진다는 것이 정상인가?"라고 묻고 불법사찰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관련자 처벌을 촉구했다.
덧붙이는 말

이종호 기자는 울산저널 기자입니다. 이 기사는 울산저널에도 게재됩니다. 참세상은 필자가 직접 쓴 글에 한해 동시게재를 허용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