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집회 금지 통보 없이 한광호 열사 집회 막아 논란...상주도 연행

집회 막은 경찰과 참가자 충돌로 18명 연행

  분향소로 향하는 집회 참가자에게 경찰이 캡사이신을 쏘고 있다

  집회 참가자들을 밀어내고 하나로마트 앞으로 몰아넣은 경찰

경찰이 양재동 현대기아차그룹 본사 앞에 법적 절차에 따라 신고한 집회를 불법집회라고 막아 충돌이 발생했다. 하지만 집회 주최 측은 관할 경찰서로부터 집회금지 통보를 받지 않아 논란이 예상된다.

  한광호 열사 추모, 현대자동차 규탄 집회 신고 접수증 [출처: 유성범대위]

유성기업 범시민대책위원회(유성범대위)가 현대차 정몽구 회장의 사과를 촉구하며 한광호 열사 투쟁 승리 범국민대회를 열었다. 범국민대회에는 주최 측 추산 3000여 명이 참석했다. 참가자들은 낮 12시 유성기업 서울사무소 앞에서 사전 대회를 열고 오후 2시에 양재역에서 행진을 시작해, 현대기아차그룹 본사 앞에서 범국민대회를 진행할 예정이었다.

  분향소를 지키다 경찰에 들려가는 윤영호 유성아산지회장

현대기아차그룹 본사 앞에서 경찰은 신고되지 않은 불법집회라며 범국민대회 참가자들을 막아섰다. 그러나 유성범대위는 서초경찰서로부터 집회금지통보를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신고된 집회장소에서 한광호 열사 영정에 분향하려는 참가자와 막아서는 경찰 간 충돌이 발생했다. 이 과정에서 유성지회 고 한광호 열사의 형인 국석호 조합원 등 총 18명이 연행됐다. 연행된 조합원들은 송파, 서초, 서대문 경찰서 등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

  집회 신고 장소인 현대차 상징석 앞을 지키던 유성지회 조합원들 (현재는 모두 연행됐다)

범국민대회에서 최종진 민주노총 위원장 직무대행은 “우리는 힘이 없는 것이 아니라 힘을 쓰지 않았을 뿐이다. 우리의 진정한 무기는 총파업이다. 언제나 위기를 노동자들에게 전가하는 것을 더는 참을 수 없다. 정몽구가 나와 당장 유족 앞에 사과하고 노조와 대화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도성대 유성아산부지회장은 “5년 동안 30명이 해고됐고, 경고장을 백번 넘게 받은 조합원도 있다. 한 사람이 고소고발을 91건 받기도 한다. 이게 무혐의 처리되면 모욕 했다고 바꿔서 다시 한다. 그럼 경찰이 친절하게 다시 수사해준다. 우리는 해고되고, 그 해고가 취소되고, 다시 또 해고됐지만 그들은 단 한 명도 처벌받지 않았다”고 비난했다. 이어 “가학적 노무관리와 징계 남발로 한광호 열사가 목숨을 잃었는데 그 뒤에도 해고자가 계속 발생하고 있다. 징계를 남발하고 임금이 삭감되고 있다. 조합원 305명 중에 100만 원도 못 받는 사람이 93명인데, 어떻게 살아갈 수 있느냐”고 호소했다.

  현대기아차그룹 본사 앞에 세워진 경찰 차벽과 채증 경찰들

김상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변호사(새날법률사무소)는 “경찰이 제게 금지통보를 했다는데 저는 금지통보를 받은 적도 없고, 신고자도 주최자도 아니므로 자격도 없다. 게다가 개정된 집시법은 서로 중복되는 집회가 있어도 관할 경찰서장이 시간과 장소를 조정해 합리적 집회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는데, 누구도 하지 않았고 집회 금지통보 또한 하지 않았다. 그 앞에서 분향하려고 할 때 현대차가 집회하지 않았으므로 (집회를 막을) 어떤 근거도 없다”고 설명했다.

  경찰이 해산 작전을 펴기 전, 임시분향소에 참가자들이 분향하고 있다

범국민대회를 마친 유성범대위는 양재동 하나로마트 앞에서 계속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이들은 매일 저녁 7시에 종교기도회, 정당연설회 등 일정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고 한광호 열사는 유성기업 노조파괴로 지난 3월 자결했다. 유족과 노동조합은 책임자 처벌을 촉구하며 66일째 장례를 치르지 못하고 열사투쟁을 전개하고 있다.

  양재역에서 현대기아차그룹 본사로 행진 중인 범국민대회 참가자들

  양재역에서 현대기아차그룹 본사로 행진 중인 범국민대회 참가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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