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방문 앞둔 성주 13번째 사드 철회 촛불집회

새누리당 장례식 퍼포먼스 예정

[출처: 뉴스민]

25일 폭염(저녁 7시 기준 기온 27도, 습도 88%)이 이어지는 가운데, 사드 배치 철회를 요구하는 성주군민의 열기는 식지 않았다. 대구경북 대안 인터넷 언론 뉴스민에 따르면 26일 새누리당 지도부와 정부 관계자 방문을 하루 앞둔 성주 주민들은 자발적으로 “새누리당 장례식을 치르겠다”며 나섰다. 촛불집회에서는 “한반도 사드 배치 찬성하는 새누리당 물러가라”, “성주 사드 배치 밀어붙이는 박근혜를 타도한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b>“전자파 안전하다는 증거 없이 괜찮다고만 하는 정부 이야기가 괴담”</b>

뉴스민 천용길 기자는 26일 새벽 뉴스민 지면을 통해 13일째 촛불 집회 소식을 자세히 알렸다. 뉴스민은 이날 저녁 8시 1천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13번째 사드 배치 철회 촛불집회가 열렸다고 전했다. 이날 집회에는 재구(대구 거주)성주군향우회 회원들도 참석해 힘을 보탰다. 또, 성주군민들은 여당과 정부의 불통 행보를 보다 적극적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뉴스민 보도를 통해 1인 시위를 다녀온 한 군민은 “오늘 우리 성주군에서 5명이 서울에 다녀왔다. 많은 사람이 반가워하고 격려해주었는데, 바로 옆 세월호 유가족들이 많은 도움을 주어서 너무나 감사했다”며 “앞으로도 1인 시위 가시는 분들은 (분향소에) 국화꽃 한 송이라도 놓고 오면 좋겠다. 아픔을 같이하는 사람들과 함께 대한민국의 잘못된 정책을 알릴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사드 엑스밴드 레이더의 전자파 관련 짧은 강연 시간도 마련됐다. 강연자로 나선 성주효병원 노태맹 원장은 “오늘도 국방부 장관이 (레이더가) 인체와 농작물에 아무런 해가 없다고 설명하는 걸 봤다. 도대체 무슨 근거로 말하는지 정부에 좀 가르쳐 줘야겠다”며 “과학은 가정을 세우고, 결과를 종합해서 결론을 얻고, 여러 번 더 해도 같은 결론이 나올 때를 말한다. 그런데 정부는 명확한 증거도 없이 달랑 수치 하나만 가지고 괜찮다고 말한다”고 꼬집었다.

  노태맹 성주효병원 원장

노 원장은 “레이더의 가장 큰 문제는 비열성효과다. 전자파로 인해 타 버리는 게 아니라, 서서히 유전자에 영향을 끼치는 거다. 레이더 기지 주변에 있던 사람들이 어떤 병에 걸릴 확률이 높다는 연구결과는 나와 있다. 불임, 정자 운동성 감소, 자연유산 증가, 뇌암 증가 등…제가 말하는 것은 연구한 논문을 보고 말하는 것”이라며 “정부는 괜찮다고만 할 것이 아니라 우리가 안전하다는 증거를 내놓아야 한다. 안전한 증거는 없다. 저는 전자파가 미치는 효과와 관련한 연구 결과를 보고 말씀드린 거다. 결국, 괴담은 우리가 아니라 전자파가 안전하다는 정부의 말이 괴담이다”고 말했다.

김호윤 재구성주군향우회 회장은 “조용한 선비의 고향인 우리 성주에 이상한 무기가 배치된다고 해서 저희들도 걱정이 태산이다. 성주군에 사드가 배치될 수 없도록 대구에 있는 우리도 힘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통기타 모임 예그린의 공연이 이어졌다. 이날은 캐롤 펠리스 나비다(Feliz Navidad)를 개사한 가수 연영석의 노래를 다시 개사한 <그네는 아니다>를 함께 배워 불렀다. 성주군민들은 후렴구 “그네는 아니다, 사드는 안 된다”를 즐겁게 반복하며 불렀다. 이후 참가자들은 “한반도 사드 배치 찬성하는 새누리당 물러가라”, “성주 사드 배치 밀어붙이는 박근혜를 타도한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1977년 성주방공포대에서 근무했다는 성주읍 용산리 주민 김우동 씨는 “당시 대한민국이 평화통일 돼 성산포대가 성주군민 체육공원이 되기를 간절히 바랬다. 그런데 지금 정부는 성주군민을 우롱하고 사기를 치는데 무엇을 보고 믿겠습니까”라며 “우리나라는 튼튼한 안보 위에 경제도 살아야하는데 현 정부 꼬락서니를 보면 5만 군민은 사람같이 취급 안 하는 잔인한 행동을 하고 있다. 군민들과 동참하는 대한민국 국민들은 사드 배치를 반대해서 본때를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성주군 월항면 주민 함철호 씨는 성주군민들이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촛불집회장에 매일 참석하는 것을 목격했다며 “이미 우리가 이겼다”고 말해 큰 환호를 받았다.

함 씨는 “미국이라는 나라가 군대 주둔하는 지역 여론을 굉장히 중요시한다. 우리 성주 촛불이 살아있는 한 사드는 절대 못 들어온다. 그러면 중국은 경제 제재가 들어올 것이고, 박근혜 정권은 위기가 찾아온다”며 “그러면 곧 대선인데 어느 누가 사드를 배치하겠다고 하겠느냐. 우리는 다음 대선주자들에게 사드 배치에 대해 물으면 된다. 사드 배치하는 놈은 절대 당선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성주읍 성산리에 집터를 마련하고 귀농 준비를 시작한 김수상 시인이 시 <너희는 레이더 앞에서 참외나 깎아라, 우리는 싸울 테니>를 낭송해 참석한 군민들로부터 큰 박수를 받았다.

저녁 10시께 참가자들은 노래 ‘헌법 제1조’를 합창했고, 촛농 흔적까지 긁어내는 등 군청 광장 청소를 다 마친 후 집회를 끝냈다.

한편, 26일 오전 새누리당 지도부와 정부 관계자의 방문에 대해 성주군민들은 자발적으로 ‘새누리당 장례식’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근조’ 화환과 검은색 드레스 코드로 오전 10시 30분 간담회를 위해 성주군청을 방문할 새누리당과 정부에 침묵시위를 펼치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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