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남기 농민 사고 직후 CT 공개...사망진단서 조작 의혹 공개질의

외인사 명백, ‘병사’라는 사망진단서는 어떻게 나왔나?

백남기투쟁본부는 30일 오후 백남기 농민이 쓰러진 직후 찍은 CT 촬영본을 공개했다. CT에는 물대포로 뇌가 한쪽으로 쏠린 모습이 확인됐다. 외인사가 사실상 확실하다며 서울대 병원에 사망진단서 조작 의혹에 대해 공개질의 했다.

  응급 후송 직후 백남기 농민의 CT 촬영본.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김경일 신경외과 전문의는 CT 사진에 대해 “하얀 부분(사진 왼쪽 부분)이 백남기 어르신이 물대포를 맞는 순간에 생긴 것”이라며 “당시 진료 기록을 보면 백남기 농민은 물대포를 맞는 순간 피부가 3cm 찢어졌다. 정수리부터 귀 뒤까지 뼈에 금이 갔다. 금이 가며 뇌에 피가 찼고, 이 핏덩이가 고여 뇌를 세게 누르며 뇌를 지탱하는 경막이 찢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전문의는 “이 순간 대뇌, 숨뇌는 정지했다. 백남기 농민은 응급실에 왔을 때 눈동자가 8mm 열려있었고 호흡은 없었다. 그래서 당시 응급의학과 의사는 수술해도 소생 가능성이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몇 시간 뒤 진료팀에서 신경외과 과장이 와서 수술하자고 했다”고 밝혔다.

김 전문의는 “이런 상황에 30분 안에 수술을 시작하지 않으면 소생 확률이 더 떨어지는데, 몇 시간 지나 과장이 와서 집도의로 수술한 것”이라며 수술 과정에 문제 제기했다.

김 전문의는 소생 가능성이 없는 수술을 한 이유에 대해 “그때 돌아가셨으면 명백히 물대포에 의해 돌아가신 것이다. 이 효과를 줄이기 위해 생명을 연장한 것이라면 수술은 성공”이라며 정치적 고려에 의한 수술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당시 백선하 신경외과 과장은 새벽이 지나 등산복 차림으로 병원에 왔다고 투쟁본부는 확인했다. 투쟁본부는 “백 과장이 누구의 부름을 받고 왔는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응급 후송 직후 백남기 농민의 CT 촬영본.

또한 김 전문의는 후송 당시 수술 과정을 설명했다. 그는 “(사진 속) 경막을 자르면 차 있던 핏덩이(사진 속 하얀 부분)가 솟구친다. 이를 거둬들이면 푹 꺼진 뇌가 부어오른다. 부어올라 뇌를 감싸지 못해 인공 경막으로 꿰맨 수술”이라고 말했다.

김 전문의는 사망진단서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사망진단서에서 작성자의 고뇌가 읽힌다”며 “(사망진단서를 작성한) 레지던트는 진료 부원장과 신경외과 의사가 협의한 대로 썼다고 했다. 확실한 부검 명분을 만들려면 원인 미상의 사망 진단이 필요하다. 또 외인사로 기재되면 지금껏 치료하던 의사 체면이 서지 않는다. 레지던트는 (이를 의식해) 중립으로 가고 양심을 덜자는 판단으로 했던 것 같다. 그래서 중간에 질병(급성신부전) 넣고, 병사로 쓰지 않았을까”라고 설명했다.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서울대병원분회는 “사망진단서를 사전에 협의한 신찬수 부원장의 전공은 내분비내과다. 전혀 관련 없는 의사인 부원장이 백남기 농민 사망 진단에 관여했다는 점에서 의문을 제기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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