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부검 협의 위해 백남기 빈소 방문

유족 "살인범이 빈소 왜 오나"...부검영장 헌법소원 청구

  홍완선 종로경찰서장.

홍완선 종로경찰서장이 13일 오후 2시 영장 집행 협의를 위해 직접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을 찾았다. 백남기 부검 영장을 신청한 종로경찰서가 백남기 농민의 빈소를 직접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백도라지 씨는 종로경찰서장의 빈소 방문 소식에 오후 1시 기자회견을 열어 "살인범이 장례식장에 오는 건 아니"라며 "진정성을 보여준다면 사과하고, 영장 철회하고, 책임자 처벌해야 한다"고 밝혔다.

면담은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상담실에서 진행됐다. 홍완선 종로경찰서장과 유족 변호인단 2명이 자리했다. 유족은 없었다. 유족 변호인단은 홍완선 서장에 부검 전제한 협의는 없다고 전달했다. 홍완선 서장은 변호인단에 부검 영장 집행에 협조해 줄 것을 요청했다. 유족 변호인단과 종로경찰서장의 면담은 10분도 지나지 않아 끝났다.

홍완선 서장은 면담 후 "영장 집행과 관련해 입장 변화를 기대하고 적극적으로 협조할 것을 요청했다"며 "다음 (영장 집행) 협의 일시를 정해줄 것을 촉구하는 공문을 전달했다"고 전했다. 그는 "유족 동의 없이 강제 집행할 수 있냐"는 기자의 질문에 "말씀드리기 그렇다"고 답했다.

홍완선 서장은 향후 방문 계획에 대해 "부검 영장 집행 위해서라면 올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백남기투쟁본부 박석운 공동대표는 면담 후 기자회견을 열어 "거듭되는 (유족 측의) 영장 전문 공개 요구를 무시하고 협의를 요청하는 자체가 꼼수"라며 "한 손에 칼 들고 협의하자는 것은 진정성 있는 태도가 아니"라고 말했다.

유족 변호인단에 따르면 경찰은 개인정보 보호를 이유로 부검 영장 전문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유족 변호인단은 종로경찰서장의 방문에 대해 "(경찰은) 굳이 올 필요 없었다. 유감 표명 없이 서류만 전달하려고 왔다. 영장 집행 조건을 이행하겠다는 명분 쌓기"라고 주장했다.

앞서 유족은 이날 오후 11시 반께 백남기 부검 영장에 대해 헌법소원심판 청구와 가처분 신청을 했다. 유족 변호인단은 "헌법 제10조의 행복추구권,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에서 파생되는 인격권 및 사체에 대한 자기결정권이 침해돼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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