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남기 추모대회 열려…"탈상도 못 하고 있다"

경찰 강제부검 막기 위해 '240시간 시민 지킴이단' 구성

백남기 농민이 사망한 지 20일이 지났다. 부검 영장 집행 기간은 10일이 남았다. 검찰과 경찰은 부검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천여 명의 시민은 백남기 농민의 부검 영장을 막기 위해 15일 오후 4시 서울 청계천 영풍문고 앞에서 범국민대회를 가졌다.



이날 범국민대회에서 백남기 농민의 장녀 백도라지 씨는 “아버지가 돌아가신 지 3주가 넘었는데 아직 탈상도 못 하고 있다. 검찰과 경찰은 가족들이 아버지를 편히 보내드릴 수 있도록 부검 영장 철회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종진 민주노총 위원장 직무대행은 “쌀값 폭락 대책을 요구했던 백남기 어르신은 정권에 의해 타살됐다. 우리는 절대 잊지 않고 되돌려줘야 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백남기 어르신을 부검하겠다는 시일이 다가오고 있다. 우리는 결사적으로 막아낼 것이며 240시간 시민 지킴이 국민 행동을 제안한다”고 전했다.

백남기투쟁본부는 ‘240시간 시민 지킴이단(백남기와 함께)’을 구성해 참가자를 모집한다. 시민 지킴이단은 16일 0시부터 부검 영장 유효 기간 종료일인 26일 0시까지 백남기 농민의 시신을 지킨다.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정형준 정책국장은 “백선하 서울대병원 신경외과 과장은 국정감사에서 소신껏 사망진단서를 작성했다고 말했다. 나는 이들의 행동이 백남기 어르신을 물대포로 죽인 것을 왜곡하기 위함이라고 소신껏 말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대한민국 한 명의 의사로서 의사 사회를 바꾸지 못한 것에 사과한다”며 몸을 숙였다.

백남기 투쟁본부는 오는 22일 대규모 추모대회를 다시 개최한다.



[추모시] 백남기여 부활하라

강진농민회 강광석

꽃은 덜컹 떨어지지 않았다
잎사귀부터 마지막 꽃잎까지 한꺼풀 한꺼풀 벗겨졌다
1초 1초 따박따박
4월 진도바다 세월호처럼 백남기의 죽음이 생중계 되었다
낱낱이 명백하다
이건 살인이다

농민도 사람이다
밥쌀수입 반대한다 사선의 구호는 청와대에 닿지 못했다
박정희는 백남기를 가두었고 박근혜는 그를 죽였다
박정희부터 박근혜까지 대통령은 7번 바뀌었다
바뀐 것은 분단과 예속의 정권이름 뿐이다
백남기는 인생을 걸고 싸웠다
317일 최장기 단식투쟁을 마치고 그는 눈을 감았다

국립경찰이 죽이고
국립검찰이 국립경찰을 조사한다
국립병원이 사망원인를 쓰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부검을 한다

단순추락사,
박창익 이철규 김준배
국립 검경, 국가정보원은 그들을 죽여놓고 떨려뜨렸다
국과수는 살인을 포장했다
지난 70년
국립법원은 죽임과 죽음을 단순 처리했다

“죽인자의 손에 죽은자를 다시 손닿게 하고 싶지 않습니다”
“아버지를 지키고 싶습니다”
창백하다
인간의 언어가 땅에 떨어졌다

인기척 없이 척척척 발맞추어 그들은 영안실을 부수고 난도당한 가슴을 다시 헤집고 머리통을 뽀개고,
그들이 진짜 찾고자 하는 것은 그들이 살아갈 증거다
그들이 피고름을 헤치고 욕창자국을 벌려 찾고자 하는 것은 국가폭력 허가증이다

백남기는 서서 싸우고 누워서 싸우고 죽어서도 싸운다
슬퍼하지 말자 백남기를 우리손으로 보낼때까지
순진하게 폭력과 억압에 대항하지 말자
싸우고 깨지자 백남기처럼

조금씩 가자 말자
신중하게 천천히 가자 말자
단숨에 통째로 가자

백남기의 밀밭으로 가자 말자
백남기 상여타고
춤추며 갈 때까지 지금은 무장할 때

백남기가 쓰러진 아스팔트로 가자
핏자국 선명한 자리에서 동여매자
앞서거니 뒤서거니 차벽을 넘자
영차영차 담을 부셔 악취의 심장부를 도려내고 도라지를 심자

민주주의가 꽃피고 백두에서 한라까지 자주가 넘치는 통일세상
누누천년 누구도 탐하지 못할 민중 민족의 청사진을 심자

백남기여 부활하라
만인의 적은 만인에 의해 도려내질 것이니

산자여 함께가자
앞서서 가나니 살기위해 산자여 함께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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