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차 촛불…싸우는 노동자, 성소수자 마이크 잡다

‘노조할 권리’ ‘차별받지 않을 권리’ 등 탄핵만큼 중요한 ‘우리’의 문제 외쳐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도 광화문 광장엔 80만 명이 모여 촛불을 들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노조파괴 유시영 유성기업 대표 이사 등이 구속되며 촛불 시민들의 자신감은 한층 높아진 듯 했다.


18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16차 범국민행동 촛불집회엔 연인원 80만 명이 모였다. 지역에선 4만 5천 명이 모였다. 이날 광화문 광장 집회에선 노조 탄압에 맞서 싸우는 노동자들이 마이크를 잡고 끝까지 싸워 세상을 바꾸겠다고 외쳤다. 이들은 재벌을 개혁하고, 비정규직 없는 대한민국을 만들자고 주장했다.

무노조 경영 원칙을 고수하는 삼성에서 4년 전 노조를 만들고 투쟁해온 곽형수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 부지회장은 밝은 표정으로 무대에 올랐다. 곽 부지회장은 “지난 79년간 삼성 총수는 법 위에 군림하며 불구속 신화를 써왔지만, 그 말도 안 되는 신화가 깨졌다”며 “재벌을 개혁해 잘못된 대한민국을 바로 잡자”고 주장했다. 곽 지회장은 노조 탄압으로 목숨을 끊은 최종범, 염호석 두 열사를 언급하며 삼성의 무노조 원칙을 비판했다. 곽 지회장은 “무노조 경영이란 당연하지 않은 일에 ‘신화’라는 말도 안 되는 단어까지 붙여졌다”며 “두 열사가 죽음으로 항거하고 2014년 서초동 본관 앞에서 800여 명이 하늘을 지붕 삼아 노숙 투쟁을 벌인 결과 무노조 신화가 깨지고 임금단체협상권을 쟁취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기타를 만들다 해고돼 10년째 투쟁 중인 콜트콜텍 노동자 김경봉 씨는 광화문 농성장에서 106일째 생활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씨는 명품 기타를 만든다는 자부심에 ‘개돼지’처럼 일했지만, 노조를 만들고 일자리를 잃었다고 했다. 김 씨에 따르면 콜트콜텍 노동자들은 창문 하나 없는 공장에서 유기용제를 다루고, 분진 가루에 천식이 걸리고, 손가락이 잘리는 사고 등을 겪었다. 김 씨는 “인권 없는 공장에서 참다못해 노조를 만들었더니 하루아침에 회사 문을 닫고 노동자를 거리로 내몰았다”며 “콜트콜텍은 전 세계 기타의 30%를 생산하고, 부채 비율도 없는, 매년 80억 원에서 100억 원 이상의 흑자를 내는 회사였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김 씨는 “김기춘, 조윤선, 이재용이 구속되는 것을 보면 ‘세상이 이렇게 바뀌어 가는구나’ 한다”며 “함께 웃으면서 일할 수 있는 나라를 만들 때까지 싸우겠다”고 밝혔다.

사측의 직장폐쇄에 맞서 226일째 농성 중인 금속노조 충남지부 갑을오토텍지회 이재헌 지회장도 무대에 올랐다. 갑을오토텍은 현대자동차에 부품을 제공하는 업체 중 하나로 유성기업과 마찬가지로 극심한 노조 탄압을 겪었다. 이 지회장은 “박효상 갑을오토텍 대표도 구속됐지만, 노조 파괴는 끝나지 않았다”며 “노조 파괴를 끝장내야 하는 싸움이 남아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지회장은 “용역 깡패 동원, 불법 대체 생산, 구사대 등의 일들이 여전히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지회장은 “비정규직, 노조 탄압에 맞서 우리보다 훨씬 먼저 투쟁하고 있는 노동자들이 정부 청사 앞에 천막을 치고 있는데 이 노동자들이 이기는 것이 세상을 바꾸는 일”이라며 “시민들의 끊임없는 관심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한편 야권의 유력 대선주자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성소수자 인권 문제에 대해 연일 후퇴된 입장을 내놓으면서 성소수자들의 비판도 거셌다.

1부 집회에서 공연을 선보인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합창소모임 ‘지보이스’는 “대권 유력 후보가 성적 지향이 다를지라도 차별받지 않아야 한다는 차별금지법을 반대하고, 성소수자 인권 보호를 반대하는 집단에 찾아가 머리를 조아리고 표를 구걸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한 표라도 더 얻겠다고 신념을 팔고 소수자를 외면하는 지도자는 안 나왔으면 좋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김찬영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대표는 “무엇 하나 마음대로 할 수 없고 온갖 위협들로 얼룩진 일상 속에서 절박한 권리를 외치는 성소수자들에게 나중을 얘기했는데 왜 성소수자 인권은 왜 나중이어야만 하나”라며 “이제는 물러설 수 없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새롭게 쓰일 민주주의는 사회적 소수자의 권리에 대해 경청하고 함께 목소리 내는 것을 유예하지 않을 때 비로소 실현될 수 있다”며 즉각적인 차별금지법 제정을 촉구했다.

1부 사회를 맡은 김혜진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상임활동가는 “세월호 참사 때 비정규직이란 이유로 순직을 인정받지 못한 분들이 계신다”며 “살아서도, 죽어서도 차별받는 비정규직 노동자가 더는 눈물을 흘리지 않고 고통받지 않을 수 있도록 모두가 함께 싸워나갔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한편 오후 4시 30분부터 시작된 본 집회는 1부와 2부에 걸쳐 진행됐고, 박근혜 퇴진을 촉구하는 레드카드 퍼포먼스가 이어졌다. 집회 후엔 청와대와 헌법재판소를 포위하기 위한 행진에 나섰다. SK, 삼성 등의 재벌 대기업을 압박하는 행진도 이어졌다.

오는 25일엔 올해 첫 민중총궐기가 열린다. 노동자, 농민, 빈민, 여성, 학생들이 모여 박근혜 정권이 쌓은 적폐의 완전한 청산을 요구할 예정이다. 민중총궐기투쟁본부는 총궐기를 선포하며 ▲2월 중 신속 탄핵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탄핵 및 ‘대통령 놀음, 박근혜표 정책 지속’에 대한 강력한 대응 ▲박근혜 정부 적폐청산 ▲이재용, 정몽구 등 재벌 총수 구속 ▲민중총궐기 13대 요구안 재정점화 등의 요구안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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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동자

    촛불집회에 왜 귀족노조들이 목소리를 높이나.. 쯧쯧
    에라이 쓰레기들아!!!!!
    어따대고 밥 숫가락을 올려!!!!!

  • 노동자M없음

    노동자로 댓글단사람 저격수.
    귀족이랑 노조랑 성격이 맞다고봄?
    넌 뭐여? 귀족병신임?ㅋㅋ

  • 최인호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선동은 /교활하고 세련되고 자본집약적으로/ 천한 양키문화의 지배를 받는 전체지구원숭이들의 정신줄을 무차별로 앗아 가지요 / 지구최고의 양키 미남배우놈인 탐쿠루즈군이 나오는[ 바닐라스카이]라는 /지랄 자유탐욕 영화에도/ 놈의 주둥이질에 성소수자혐오군이 우정출현하였더군요 /발에 때만큼은 미덕이 있는 [아메리카 싸이코패스] 라는/ 너저분한 영화에도 /부자인 백인주인공 원숭이의 /주둥이질과도 우정출현 하시더군요

  • 최인호

    멋지신 양키일류배우 원숭이들이 기부를 하거나 /남한의 복권을 팔아주면 /원숭이 어깨에 천사날개가 처 생기니까 /자유탐욕 일진 원숭이대학인 하버드 원숭이교수놈들에게 /연결지어 예쁘게 처 묘사해 보라고 하면 / 성소수자혐오는 /멋진 천사의 날개짓입니다 라고 지껄일듯....

  • 최인호

    귀족병신이 나는 싫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