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해 전문가 “세월호 세척, 미수습자 유해 훼손할 것”

“세월호 미수습자 뼈 손상 극심…수습 신중해야”

해양수산부가 세월호 선체를 졸속으로 인양해 미수습자 유해를 심각하게 훼손할 것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해수부는 세월호 선체가 목포신항으로 거치 되면 선체 조사, 미수습자 수습, 세척, 방역 작업을 벌인다. 유해 발굴 전문가인 박선주 교수는 미수습자 유해 상태가 매우 나빠 선체 세척, 방역 시 유해를 심각하게 훼손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선주 충북대 명예교수는 27일 오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세월호 미수습의 원칙과 방안’ 세미나에서 “바다에 빠진 사체는 한 달 만에 연조직이 손상되고, 36개월이 지나면 해양생물 등으로 골반, 허벅지 뼈 정도만 남는다”며 “또 유해가 오랜 기간 물을 머금어 선체 세척을 잘못하면 유해가 쉽게 부서져 나갈 것”이라고 우려했다.


박선주 교수는 “유해 수습 전 선체 현장 상태 파악이 우선”이라며 “유해가 남아있을 거라고 예상되는 지점에 미리 들어가 정밀 조사해야 하고, 유해에 펄이 덮여 있는지, 기름기가 있는지, 뼈 크기가 어느 정도 인지 수습 변수를 정밀하게 따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가 제시한 유해 수습 변수는 뼈대의 결합(이탈), 연골의 유무, 피막 형성 등 11가지 이상이다.

해수부는 미수습자 수습과 관련해 구체적인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4.16연대 등 시민사회 단체는 이날 세미나에서 “해수부의 미수습자 수습 대책은 물론, 유실방지 대책도 부실하다”며 “해수부의 세월호 선체 인양은 미수습자의 온전한 수습이란 본래 목적을 망각한 채 선체를 육상에 거치하는 자체만을 바라보며 졸속으로 인양을 진행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해수부는 인양 공정(반잠수식 선박 거치)에 8~9일이 걸린다고 했지만, 3일 만에 공정을 마쳤다. 시민단체는 이 인양 과정에 선체 무게 중심 확인, 선체 수중 자세 변동 확인 절차가 빠졌다고 주장했다.

또 시민단체는 “해수부는 선체 개구부 263개 중 162개만 유실 방지망이 설치됐고, 나머지 101개 개구부는 20~30cm 크기라서 유실 문제가 없다고 했다”며 “하지만 206개로 구성된 인간의 뼈 중 2cm 미만의 뼈가 많고, 특히 참사 당시 6세였던 권혁규 군의 존재를 감안한다면 해수부의 설명은 충격적”이라고 전했다. 또 “유실 방지 그물의 구멍 크기도 2~5cm로 온전하게 유실을 막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시민단체는 선미램프 절단에 따른 유실 가능성도 지적했다. 시민단체는 “지금 선미램프는 해저 면에 그대로 남아있고, 해수부는 그 상태도, 위치도 확인하지 않았다”며 “선미램프에 대한 조사도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4.16연대에 따르면, 선미램프 외 선체절단물에 승강용 사달, 크레인 붐, 앵커, 선수 트러스터 날개 등도 있다.

한편, 박선주 교수는 오는 28일 해수부와 미수습자 수습을 논의할 예정이다. 해수부는 앞서 지난해 6월에도 박 교수와 유해 수습을 논의했지만, 선체 인양 지연으로 중단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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